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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메이퇀 CEO, 체제 비판 한시에 곤욕…‘제2 마윈’ 되나 [장가희 기자의 뉴스픽]

SBS Biz 장가희
입력2021.05.12 06:14
수정2021.06.29 11:55

[앵커]

기자가 콕 짚어 전하는 뉴스, 뉴스픽입니다. 

중국판 '배달의 민족'으로 알려진 메이퇀뎬핑의 왕싱 CEO가 연일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SNS에 중국 당국을 비판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한시를 올려 파장이 일고 있기 때문인데요. 

알리바바에 이어 반독점 조사를 받고 있는데, '제2의 마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장가희 기자, 왕싱 CEO가 올린 한시가 어떤 내용이길래 이슈가 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왕싱 CEO는 지난 6일, 중국 소셜미디어 판퍼우에 당나라 시인 장갈의 '분서갱' 시를 올렸습니다.

이 시는 진시황 말기 사상 서적을 태우고 유학자들을 생매장한 일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아무리 통제를 해도 유방과 항우가 일으킨 혁명을 막을 수는 없다고 한 내용인데요. 

일당 독재 체제로 정부 비판이 철저하게 통제되는 중국에서 분서갱유는 매우 민감한 단어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최근 중국 정부의 반독점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왕싱 CEO가 이 같은 글로 자신의 불만을 드러냈다고 보면 될까요?

[기자]

네, 메이퇀은 현재 중국 정부의 반독점 조사를 받고 있는데요. 

'어러머' 같은 경쟁사 앱을 배제하기 위해 소상공인들을 상대로 양자택일을 강요했다는 이유입니다.

메이퇀은 이 조사로 최대 7,800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런 상황에서 왕싱의 행동이 정부에 명백한 '잽'을 날린 것으로 여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그렇긴 하지만, 여파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왕싱은 게시했던 시를 삭제하고, 당국을 비판한 게 아닌 경쟁업체와의 대결 구도를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이틀에 걸쳐 시가총액은 약 30조 원이 감소했고, 지난 2월과 비교해 주가는 반 토막 났습니다. 

[앵커]

앞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도 중국 정부를 비판했다가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데,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도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윈 창업자가 지난해 금융당국을 비판한 후 세계 최대 규모 IPO가 좌초됐고, 알리바바는 당국의 강력한 규제 시범 케이스가 됐죠. 

과거 경험으로 비춰볼 때, 왕싱이 제2의 마윈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데요. 

이미 지난 10일, 중국 상하이 소비자보호위원회는 메이퇀 경영진을 소환해 소비자 권익을 준수하라고 질책했습니다. 

이 같은 중국 당국의 압박은 앞으로도 여러 차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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