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초대석] 애플은 있고 삼성은 없는…기술력 이기는 ‘팬덤’
SBS Biz 김날해
입력2021.05.06 15:21
수정2021.05.06 19:25
■ 경제현장 오늘 '오후초대석' -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위대한 예술작품은 인간에게 감동을 줍니다. 기업이 생산한 제품이나 서비스도 감동을 준다면 그 기업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성공하겠죠. 이런 경영은 경영예술이나 미학경영이라고 하는데요. 미학경영은 전파하고 있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김효근 학장은 작곡하는 경영학자로도 유명하죠. 세월호 추모곡으로 주목받은 '내 영혼 바람되어’를 작곡한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앵커]
작곡하는 경영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연구하시느라 강의하시느라 바쁘실 텐데, 작곡은 요즘 하고 계세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올해는 11월 달에 대전 예술의 전당에서 아트 팝 창작 오페라 안드로메다라는 작품을 작곡해서 초연을 준비 중에 있어서 굉장히 설레고 신나는 때입니다.
[앵커]
저희들이 오늘 다루려고 하는 것도 미학경영 경영예술인데, 예를 들면 애플 같은 걸 저희가 얘기할 때 애플의 시가총액이 거의 2조 달러를 넘지 않습니까. 국가하고 비교하면 이탈리아 GDP를 넘는데 이런 게 어떤 기존의 과학적 경영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할까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경우에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현대경영학 역사가 100년인데 한마디로 ‘과학적 경영을 해야 좋은 거다’의 역사거든요. 근데 그 과학적 경영이 엄청난 발전을 오늘날까지 가져온 거는 맞아요. 근데 소비자들이 그동안 너무 까다로워지다보니까 이제는 과학적 경영은 기본이고 예술적으로 경영하는 요소가 반드시 함께해야만 성장과 생존이 보장이 된다, 이런 내용이에요
[앵커]
예술적 경영을 반드시 해야만 된다.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근데 예술이라는 게 보통 익숙지 않으니까 예술의 목적은 감상자들이 아름답다고 느끼거나 와우 해서 감동을 느끼도록 하는 게 활동의 목적인데 사업이나 경영의 목적은 이윤을 가능하면 극대화해서 사회적으로 많은 좋은 일들을 하는 거잖아요. 근데 그 두 가지가 다르지 않다. 즉 사업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예술적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잘 만들면 이윤 극대화는 저절로 따라온다.
그런데 이제 우리가 감동을 어떻게 누가 감동 만들고 싶지 않은 사람이 없지 않겠습니까. 근데 감동이 어디서부터 오는지는 사실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던 거죠. 감동이라는 게 크게 보면 도덕적 감동이 있고 미학적 감동이 있는데 인간이 감동할 수 있는 게 그 두 가지 밖에 없거든요.
[앵커]
도덕적 감동과 미학적 감동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떤 뜻입니까?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도덕적 감동은 쉬워요. 우리 부모님들이나 어머님이 한없이 타인을 위해서 희생하고 소중한 거를 내줄 때 상대방이 느끼는 감동은 대부분 다 도덕적 감동이라 이걸 우리가 잘 알고 있어요. 미학적 감동은 진짜 위대한 미술작품, 음악작품, 무용작품, 문학작품, 시 이런 걸 접했을 때 ‘와 어떻게 이런 작품을 했지?’ 정말 마음을 뺏기고 감동을 받는다. 이런 것이 미학적 감동인데 기업이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그런 수준의 감동을 느껴본 적이 한국경제에는 별로 없었어요.
[앵커]
그런 수준의 감동을 느껴야만 되는데 아직은 없다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그렇죠. 왜냐하면 한국경제 지난 50년을 우리 학자들이 뭐라고 그러냐면 모방경제 50년 이렇게 불러요. 추격. 왜냐면 선진국에 좋은 게 있었고 따라하면 됐으니까 조금 더 잘하면 되니까.
그런데 예술계에서는 모방 그러면 금기어예요. 수치스러울 뿐만 아니라 저작권에도 위배가 될 정도로 금기시하는 거라 예술 하는 분들은 자기 작품을 가능하면 감동을 시키기 위한 새로운 요소, 독창적인 요소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잘 표현해서 그걸 딱 접하는 순간 와우 하는 그런 거를 기업에서 더 잘 좀 만들어야만 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앵커]
그러면 방금 말씀하신 그 감동. 예술작품이 주는 것과 같은 감동차원에서 본다면 저희들이 볼 때는 예를 들면 애플이라든지 삼성전자 두 휴대폰 만드는 회사만 놓고 본다면 기술력에 큰 차이가 있을까하는 의문을 갖는데,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없죠. 심지어는 삼성이 더 기술력이 훨씬 더 좋다고 평가할 수 있죠.
[앵커]
그런데 왜 애플과 삼성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은 실력의 차이가 맞냐.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2007년에 세상에 스마트폰이라는 게 없던 시절에 애플이 사람들의 상상과 기대를 깨고 최초의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을 세상에 출시한 거죠. 사람들이 열광했습니다. 와우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할까. 그 당시까지 갖고 있던 대중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제품력으로 했는데 그 제품력이 기능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또 바라보고 있으면 너무 예쁘고 귀엽고 손에 쫙 감기고 하는 관능성에서도 미학적 작품 수준으로 만들어졌단 말이에요. 근데 그걸 넘어서서 예술작품이 사람을 감동시킬 때는 창작자의 어떤 생각이 그 안에 담겨있느냐 그걸 감상자가 알고 공감을 해주면 감동이 확 올라가는데 애플의 스티브잡스가 바로 애플의 제품은 무조건 아름답고 예뻐야 되고 아주 심플하고 간단해야 되고 어린아이들도 매뉴얼 없이도 30분 만에 쓸 수 있도록 쉽고 편해야 된다. 이 메시지를 가지고 우리는 아이폰을 만들었다. 이거에 대중들은 열광을 한 거고요. 무엇보다도 제일 중요한 거는 이 제품이 쓰는 사람들을 자랑스럽고 살맛나게 해줘야 되는데 그게 바로 애플의 팬들의 생각인 거죠.
[앵커]
그게 삼성전자는 애플에 비하면 부족했다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처음에는 없었죠. 열심히 따라하기로 했습니다. 따라하다 보니까 지금은 더 잘하는 측면도 있는데도 원래 그 애플이 만들었던 진품의 아우라를 아직도 걷어내지 못하고 계속 경쟁에 시달려야 되는 그런 상태로 저는 진단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로 좁혀보면 LG전자가 잘 만들어오던 휴대폰을 접기로 결정을 했잖아요. 그러면 이 미학경영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완전히 실패한 건가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실패한 거죠. 아쉬운 게 뭐냐면 저는 LG의 아주 오랜 팬입니다.
[앵커]
LG 스마트폰의 팬이신데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모든 LG가전제품에. 기술력 신뢰 갈 정도로 뛰어납니다. 관능성이라는 측면에서도 많이 애를 썼지만 애플 제품을 매일 쓸 때 느끼는 와우 예쁘다 아름답다가 LG제품에서는 조금 미흡했다는 거죠. 뿐만 아니라 제일 치명적인 거는 바로 정체성에 대한 인식과 공감이 거의 없었다는 거예요. 쉽게 말씀드리면 LG전자가 제품을 만들 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철학과 가치를 중요시해서 제품을 만드느냐 이걸 아무도 모른다는 거예요.
[앵커]
LG전자가 스마트폰으로 소비자들에게 무엇으로 소비자들을 감동시키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치명적인 거죠. 예술의 세계에서는 그 생각이 없으면 아예 예술작품으로 쳐주지도 않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LG전자는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렸군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그렇죠. 지금 저는 삼성도 시간이 많지 않다고 봅니다. 왜냐면 우리 대부분 평균 대중들이 삼성이 왜 저 사업을 하는지 사업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저 사업을 하는지를 애플만큼 모르고 있어요. 이 시간이 계속되다 보면 기능성이나 관능성에서 조금만 떨어지는 순간이 오면 사람들은 삼성을 미련 없이 갈아타게 되는 거죠. 이미 중국에서 나오는 여러 스마트폰으로 전세계의 소비자들이 갈아타기 시작하는 증조가 고급형 시장에서는 나타나고 있거든요.
[앵커]
관능성이라는 게 바로 감동을 주는 그런 요소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요소 중에 중요한 요소죠.
[앵커]
그러면 자동차 쪽으로 관심을 돌려보면 테슬라. 자동차를 만들어본 적 없는 이 회사가 전기차를 만들어서 굉장히 인기를 끌고 있잖아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똑같습니다. 자동차의 애플이라고 불리우는 게 바로 테슬라다. 왜냐면 그 전까지 세상에 없던 전기차를 만드는데 그 전기차 안에 여러 가지 운전경험이나 승차경험이 그동안에 없던 새로운 생각과 경험을 지금 만들어서 초기사용자들을 애플 바를 만들었던 것처럼 테슬라 바를 지금 형성해가지고 엄청난 속도로 성장을 하고 있거든요.
[앵커]
그러면 우리 현대차. 현대차 제네시스 고급브랜드인데 굉장히 인기가 해외에서도 많거든요. 그거는 미학경영에 감동을 주는 그런 쪽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까?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지금 저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요. 아쉬운 게 있어요. 왜냐면 현대차가 가지고 있는 기능성은 이제 세계수준입니다. 독일의 명차 못지않고 세계 유수차에 못지않아요. 직접 경험해봤습니다. 그런데 관능성도 이제는 거의 쫓아왔어요. 근데 치명적인 게 뭐냐면 현대가 제네시스를 만들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뭘 중요하게 생각하지? 소비자인 나하고는 어떤 관계를 설정하고 있지? 이런 부분에 대한 생각이 한 번도 신차 발표회 때라던가 또 대중광고 속에서 느껴질 수가 없어요. 그냥 우리는 빠르다 디자인이 예쁘다 기능이 좋다 자율주행이 된다 소리가 없다. 다 기능적인 측면만 강조하고 있는데 이게 바로 14년 전에 삼성이 애플에 대항해서 만드는 광고하고 비슷한 느낌을 지금 만들고 있어서 저는 너무 안타까워요.
[앵커]
그러면 국내회사 중에서 국내 제품이나 서비스 중에서 이런 미학경영의 진수를 보여주려고 하는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꼽는다면 어디입니까?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첫째로 뽑을 수 있는 데는 ‘마켓컬리’라는 유통 플랫폼. 2016년경부터 지금 놀라운 속도로 잘 발전을 해왔는데 사실은 새벽배송이라는 걸 통하고 신선한 식재료를 여기저기 장을 보지 않아도 한 번에 장을 볼 수가 있다. 가장 좋은 제품을 가족들에게 먹일 수 있는데 바쁜 직장 주부나 1인가구 입장에서 보면 ‘이거 없었으면 어쩔 뻔’하는 심적 감동이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또 다른 회사는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예를 들면 수학을 인공지능으로 문제풀이를 최적화해주는 ‘콴다’라는 교육 플랫폼 서비스. 이게 뭐냐면 수학 우리 다해봐서 알지만 내가 맨날 틀리는 문제를 틀리는데 요걸 사진을 찍어서 인공지능이 ‘이 학습자는 요런 거를 틀리는 성향이 있구나’라는 거를 바로 알아채서 그거를 해결해주니까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요. 지금 ESG 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경영에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어있으니 기업들이 실천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잖아요. 미학경영보다 ESG가 혹시 더 중요한 트렌드가 되는 거 아니에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그게 이제 잘못생각하시면 큰일 나는 부분인데, 사실은 아까 말씀드린 인간을 감동시키는 도덕적 감동 측면이 한국 기업이 그동안 너무 신경을 못 썼어요. 그래서 이거는 기본이야 필요조건이에요. 그래서 이걸 잘한다고 손님이 사주진 않지만 ESG를 못하면 아예 떠나가 버려요. 그래서 늦었지만 ESG를 빨리 정렬을 정비해서 기본 수준까지 하는 거는 이건 머스트로 빨리 해야될 일인데 이것만 해가지고는 성장과 생존이 보장이 안 된다. 바로 LG전자가 좋은 예가 최근에 나타났다.
[앵커]
이건 필요조건 ESG정도는, 진짜 할 것은 인간에게 감동을 주는 미학경영에 전념을 다해야 된다 그런 얘기군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시간이 많지 않다.
[앵커]
심지어 삼성전자도 그렇다 걱정을 해야된다 이런 얘기네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네 맞습니다.
[앵커]
기업들에게 아주 소중한 말씀 잘 들었습니다. 미학경영에 대해서 김효근 이화여대학장과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위대한 예술작품은 인간에게 감동을 줍니다. 기업이 생산한 제품이나 서비스도 감동을 준다면 그 기업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성공하겠죠. 이런 경영은 경영예술이나 미학경영이라고 하는데요. 미학경영은 전파하고 있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김효근 학장은 작곡하는 경영학자로도 유명하죠. 세월호 추모곡으로 주목받은 '내 영혼 바람되어’를 작곡한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앵커]
작곡하는 경영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연구하시느라 강의하시느라 바쁘실 텐데, 작곡은 요즘 하고 계세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올해는 11월 달에 대전 예술의 전당에서 아트 팝 창작 오페라 안드로메다라는 작품을 작곡해서 초연을 준비 중에 있어서 굉장히 설레고 신나는 때입니다.
[앵커]
저희들이 오늘 다루려고 하는 것도 미학경영 경영예술인데, 예를 들면 애플 같은 걸 저희가 얘기할 때 애플의 시가총액이 거의 2조 달러를 넘지 않습니까. 국가하고 비교하면 이탈리아 GDP를 넘는데 이런 게 어떤 기존의 과학적 경영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할까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경우에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현대경영학 역사가 100년인데 한마디로 ‘과학적 경영을 해야 좋은 거다’의 역사거든요. 근데 그 과학적 경영이 엄청난 발전을 오늘날까지 가져온 거는 맞아요. 근데 소비자들이 그동안 너무 까다로워지다보니까 이제는 과학적 경영은 기본이고 예술적으로 경영하는 요소가 반드시 함께해야만 성장과 생존이 보장이 된다, 이런 내용이에요
[앵커]
예술적 경영을 반드시 해야만 된다.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근데 예술이라는 게 보통 익숙지 않으니까 예술의 목적은 감상자들이 아름답다고 느끼거나 와우 해서 감동을 느끼도록 하는 게 활동의 목적인데 사업이나 경영의 목적은 이윤을 가능하면 극대화해서 사회적으로 많은 좋은 일들을 하는 거잖아요. 근데 그 두 가지가 다르지 않다. 즉 사업에서 제품이나 서비스를 예술적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잘 만들면 이윤 극대화는 저절로 따라온다.
그런데 이제 우리가 감동을 어떻게 누가 감동 만들고 싶지 않은 사람이 없지 않겠습니까. 근데 감동이 어디서부터 오는지는 사실 우리가 잘 모르고 있었던 거죠. 감동이라는 게 크게 보면 도덕적 감동이 있고 미학적 감동이 있는데 인간이 감동할 수 있는 게 그 두 가지 밖에 없거든요.
[앵커]
도덕적 감동과 미학적 감동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떤 뜻입니까?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도덕적 감동은 쉬워요. 우리 부모님들이나 어머님이 한없이 타인을 위해서 희생하고 소중한 거를 내줄 때 상대방이 느끼는 감동은 대부분 다 도덕적 감동이라 이걸 우리가 잘 알고 있어요. 미학적 감동은 진짜 위대한 미술작품, 음악작품, 무용작품, 문학작품, 시 이런 걸 접했을 때 ‘와 어떻게 이런 작품을 했지?’ 정말 마음을 뺏기고 감동을 받는다. 이런 것이 미학적 감동인데 기업이 만드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그런 수준의 감동을 느껴본 적이 한국경제에는 별로 없었어요.
[앵커]
그런 수준의 감동을 느껴야만 되는데 아직은 없다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그렇죠. 왜냐하면 한국경제 지난 50년을 우리 학자들이 뭐라고 그러냐면 모방경제 50년 이렇게 불러요. 추격. 왜냐면 선진국에 좋은 게 있었고 따라하면 됐으니까 조금 더 잘하면 되니까.
그런데 예술계에서는 모방 그러면 금기어예요. 수치스러울 뿐만 아니라 저작권에도 위배가 될 정도로 금기시하는 거라 예술 하는 분들은 자기 작품을 가능하면 감동을 시키기 위한 새로운 요소, 독창적인 요소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잘 표현해서 그걸 딱 접하는 순간 와우 하는 그런 거를 기업에서 더 잘 좀 만들어야만 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앵커]
그러면 방금 말씀하신 그 감동. 예술작품이 주는 것과 같은 감동차원에서 본다면 저희들이 볼 때는 예를 들면 애플이라든지 삼성전자 두 휴대폰 만드는 회사만 놓고 본다면 기술력에 큰 차이가 있을까하는 의문을 갖는데,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없죠. 심지어는 삼성이 더 기술력이 훨씬 더 좋다고 평가할 수 있죠.
[앵커]
그런데 왜 애플과 삼성을 바라보는 소비자들은 실력의 차이가 맞냐.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2007년에 세상에 스마트폰이라는 게 없던 시절에 애플이 사람들의 상상과 기대를 깨고 최초의 아이폰이라는 스마트폰을 세상에 출시한 거죠. 사람들이 열광했습니다. 와우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할까. 그 당시까지 갖고 있던 대중의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제품력으로 했는데 그 제품력이 기능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또 바라보고 있으면 너무 예쁘고 귀엽고 손에 쫙 감기고 하는 관능성에서도 미학적 작품 수준으로 만들어졌단 말이에요. 근데 그걸 넘어서서 예술작품이 사람을 감동시킬 때는 창작자의 어떤 생각이 그 안에 담겨있느냐 그걸 감상자가 알고 공감을 해주면 감동이 확 올라가는데 애플의 스티브잡스가 바로 애플의 제품은 무조건 아름답고 예뻐야 되고 아주 심플하고 간단해야 되고 어린아이들도 매뉴얼 없이도 30분 만에 쓸 수 있도록 쉽고 편해야 된다. 이 메시지를 가지고 우리는 아이폰을 만들었다. 이거에 대중들은 열광을 한 거고요. 무엇보다도 제일 중요한 거는 이 제품이 쓰는 사람들을 자랑스럽고 살맛나게 해줘야 되는데 그게 바로 애플의 팬들의 생각인 거죠.
[앵커]
그게 삼성전자는 애플에 비하면 부족했다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처음에는 없었죠. 열심히 따라하기로 했습니다. 따라하다 보니까 지금은 더 잘하는 측면도 있는데도 원래 그 애플이 만들었던 진품의 아우라를 아직도 걷어내지 못하고 계속 경쟁에 시달려야 되는 그런 상태로 저는 진단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로 좁혀보면 LG전자가 잘 만들어오던 휴대폰을 접기로 결정을 했잖아요. 그러면 이 미학경영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완전히 실패한 건가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실패한 거죠. 아쉬운 게 뭐냐면 저는 LG의 아주 오랜 팬입니다.
[앵커]
LG 스마트폰의 팬이신데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모든 LG가전제품에. 기술력 신뢰 갈 정도로 뛰어납니다. 관능성이라는 측면에서도 많이 애를 썼지만 애플 제품을 매일 쓸 때 느끼는 와우 예쁘다 아름답다가 LG제품에서는 조금 미흡했다는 거죠. 뿐만 아니라 제일 치명적인 거는 바로 정체성에 대한 인식과 공감이 거의 없었다는 거예요. 쉽게 말씀드리면 LG전자가 제품을 만들 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철학과 가치를 중요시해서 제품을 만드느냐 이걸 아무도 모른다는 거예요.
[앵커]
LG전자가 스마트폰으로 소비자들에게 무엇으로 소비자들을 감동시키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치명적인 거죠. 예술의 세계에서는 그 생각이 없으면 아예 예술작품으로 쳐주지도 않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LG전자는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렸군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그렇죠. 지금 저는 삼성도 시간이 많지 않다고 봅니다. 왜냐면 우리 대부분 평균 대중들이 삼성이 왜 저 사업을 하는지 사업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저 사업을 하는지를 애플만큼 모르고 있어요. 이 시간이 계속되다 보면 기능성이나 관능성에서 조금만 떨어지는 순간이 오면 사람들은 삼성을 미련 없이 갈아타게 되는 거죠. 이미 중국에서 나오는 여러 스마트폰으로 전세계의 소비자들이 갈아타기 시작하는 증조가 고급형 시장에서는 나타나고 있거든요.
[앵커]
관능성이라는 게 바로 감동을 주는 그런 요소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요소 중에 중요한 요소죠.
[앵커]
그러면 자동차 쪽으로 관심을 돌려보면 테슬라. 자동차를 만들어본 적 없는 이 회사가 전기차를 만들어서 굉장히 인기를 끌고 있잖아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똑같습니다. 자동차의 애플이라고 불리우는 게 바로 테슬라다. 왜냐면 그 전까지 세상에 없던 전기차를 만드는데 그 전기차 안에 여러 가지 운전경험이나 승차경험이 그동안에 없던 새로운 생각과 경험을 지금 만들어서 초기사용자들을 애플 바를 만들었던 것처럼 테슬라 바를 지금 형성해가지고 엄청난 속도로 성장을 하고 있거든요.
[앵커]
그러면 우리 현대차. 현대차 제네시스 고급브랜드인데 굉장히 인기가 해외에서도 많거든요. 그거는 미학경영에 감동을 주는 그런 쪽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까?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지금 저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데요. 아쉬운 게 있어요. 왜냐면 현대차가 가지고 있는 기능성은 이제 세계수준입니다. 독일의 명차 못지않고 세계 유수차에 못지않아요. 직접 경험해봤습니다. 그런데 관능성도 이제는 거의 쫓아왔어요. 근데 치명적인 게 뭐냐면 현대가 제네시스를 만들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 뭘 중요하게 생각하지? 소비자인 나하고는 어떤 관계를 설정하고 있지? 이런 부분에 대한 생각이 한 번도 신차 발표회 때라던가 또 대중광고 속에서 느껴질 수가 없어요. 그냥 우리는 빠르다 디자인이 예쁘다 기능이 좋다 자율주행이 된다 소리가 없다. 다 기능적인 측면만 강조하고 있는데 이게 바로 14년 전에 삼성이 애플에 대항해서 만드는 광고하고 비슷한 느낌을 지금 만들고 있어서 저는 너무 안타까워요.
[앵커]
그러면 국내회사 중에서 국내 제품이나 서비스 중에서 이런 미학경영의 진수를 보여주려고 하는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꼽는다면 어디입니까?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첫째로 뽑을 수 있는 데는 ‘마켓컬리’라는 유통 플랫폼. 2016년경부터 지금 놀라운 속도로 잘 발전을 해왔는데 사실은 새벽배송이라는 걸 통하고 신선한 식재료를 여기저기 장을 보지 않아도 한 번에 장을 볼 수가 있다. 가장 좋은 제품을 가족들에게 먹일 수 있는데 바쁜 직장 주부나 1인가구 입장에서 보면 ‘이거 없었으면 어쩔 뻔’하는 심적 감동이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또 다른 회사는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예를 들면 수학을 인공지능으로 문제풀이를 최적화해주는 ‘콴다’라는 교육 플랫폼 서비스. 이게 뭐냐면 수학 우리 다해봐서 알지만 내가 맨날 틀리는 문제를 틀리는데 요걸 사진을 찍어서 인공지능이 ‘이 학습자는 요런 거를 틀리는 성향이 있구나’라는 거를 바로 알아채서 그거를 해결해주니까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요. 지금 ESG 환경 사회 지배구조가 경영에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어있으니 기업들이 실천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잖아요. 미학경영보다 ESG가 혹시 더 중요한 트렌드가 되는 거 아니에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그게 이제 잘못생각하시면 큰일 나는 부분인데, 사실은 아까 말씀드린 인간을 감동시키는 도덕적 감동 측면이 한국 기업이 그동안 너무 신경을 못 썼어요. 그래서 이거는 기본이야 필요조건이에요. 그래서 이걸 잘한다고 손님이 사주진 않지만 ESG를 못하면 아예 떠나가 버려요. 그래서 늦었지만 ESG를 빨리 정렬을 정비해서 기본 수준까지 하는 거는 이건 머스트로 빨리 해야될 일인데 이것만 해가지고는 성장과 생존이 보장이 안 된다. 바로 LG전자가 좋은 예가 최근에 나타났다.
[앵커]
이건 필요조건 ESG정도는, 진짜 할 것은 인간에게 감동을 주는 미학경영에 전념을 다해야 된다 그런 얘기군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시간이 많지 않다.
[앵커]
심지어 삼성전자도 그렇다 걱정을 해야된다 이런 얘기네요.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대학장]
네 맞습니다.
[앵커]
기업들에게 아주 소중한 말씀 잘 들었습니다. 미학경영에 대해서 김효근 이화여대학장과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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