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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머니] 코로나도 못 막는 보복소비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위원]

SBS Biz 최서우
입력2021.05.04 17:54
수정2021.11.22 10:45



더 이상은 못 참아!
보복소비 확산으로 백화점 '활짝'

■ 2020년 가계 흑자율 30% 이상 기록
■ 억눌렸던 소비심리 회복으로 백화점 매출↑
■ 약세 보였던 의류 상품도 판매량 급증

 


Q. 최근 소비 동향, 간략하게 설명해 주신다면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제외한 돈의 비중을 가계 흑자율이라고 부르는데요. 이 통계를 2003년부터 집계하기 시작했는데, 30%가 넘어간 게 지금까지 딱 5번 있었어요. 그중 4번이 지난해 1~4분기 때 기록을 했습니다. 즉 번 것보다 소비를 안 했다는 거죠.

그런데 올해 들어 보복소비가 꿈틀꿈틀하고 있어서 백화점 업종 위주로 흐름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소비자 심리지수도 기준선 100 이상을 기록했는데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올라왔다고 보시면 되고요. 신용카드 승인액 추이도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6.4%가량 증가했습니다.



Q. 갑자기 소비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예상보다 코로나19 시기가 길어지다 보니까 누적된 피로감도 있을 거고요. 해외여행을 많이 못 가시다 보니까 백화점 쪽으로 소비가 이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집에 오래 계시다 보니까 가구나 가전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품목들 위주로 교체 수요도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고요. 재밌는 건 중고거래도 많이 늘었습니다. 필요 없는 것들이 눈에 띄고, 갖다 팔아야 새로운 걸 넣으니까요. 그런 것들이 작용을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Q. 백화점 소비가 늘었다고 하셨는데, 주로 어떤 품목이었나요?

백화점은 명품이나 가전이 주요 품목이었는데 고무적으로 의류 판매량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의류는 마진이 가장 좋은 상품이기 때문에 백화점 업체 실적에 도움을 주는 품목인데요. 온라인 쇼핑몰이나 SPA 브랜드의 등장으로 백화점이 의류 쪽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난 2월 중순부터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특수한 상황인 거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2020년 내내 가계 흑자율이 30%를 넘었다는 건 굉장히 특이한 상황이잖아요. 그래서 눌려있었던 소비 욕구가 폭발하면서 큰 반등을 보이는 것 같고요. 이 현상이 지속될 건지는 좀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핫플' 더현대서울에 아울렛까지
현대백화점 전성기

■ 코로나19 영향에도 더현대서울 호기
■ 체험형 복합쇼핑몰 강세
■ 중장기적 수익 모델은 고민 필요




Q. 현대백화점의 새 점포, 더현대서울은 어떤 상황인가요?

더현대서울은 현재 한 달에 1000억 원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상적인 영업이 될지 걱정했고, 목표 매출도 좀 낮게 잡아놨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우려들이 무색할 정도로 매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더현대서울은 임차 점포이기에 초기에 적자가 날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200억 원에서 300억 원 정도 영업손실이 날 거라고 봤었는데 매출이 워낙 좋아서 이 수치도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코로나19 상황인데도 오프라인 매장의 성공도 이례적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백화점에서 평효율이라는 단어를 많이 썼거든요. 백화점 면적을 1만 평이라고 봤을 때 1평 당 나오는 매출액을 계산해 얼마나 효율이 나는지 비교하곤 했는데, 이제는 그런 의미가 없어졌어요. 왜냐면 굳이 오프라인에서 물건 사는 분들이 많지 않다 보니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거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스타필드를 오픈할 때 우리의 경쟁자는 같은 백화점 업체가 아니라 놀이동산이고 야구장이라고 밝혔을 때부터 내부 보고서에 평효율이라는 단어를 삭제했다고 들었거든요.

실제로 더현대서울이나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가보면 실내 정원, 회전목마, 도서관같은 오프라인의 강점을 갖고 있는 체험활동이나 취식 같은 경험 기능을 강조하고 있고요. 다만 문제는 이게 마진에 도움이 안 되는 상품군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집객을 유지하는 덴 문제가 없겠으나 수익성은 큰 도움을 안 주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면세점 이야기도 짚어봐야 할 것 같은데

면세점은 관광객 감소로 바닥을 찍은 모습이에요. 그런데 현대백화점이 지난해 동대문점, 공항점을 오픈하면서 바잉파워가 좀 확보가 됐고요. 매출의 85%가 화장품인데다 전체 매출의 95%가 보따리상 매출이라서. 되팔려고 가져가는 분들이 대부분인지라 더 나빠질 건 없을 것 같습니다.

Q. 그럼 현대백화점 주식, 사도 괜찮을까요?

저는 현대백화점 지속적으로 좋게 보고 있고요. 또 더현대서울이 적자를 내더라도 지난해 오픈한 대전아울렛, 남양주아울렛이 월별 10억에서 15억 사이 영업이익을 내고 있으니까요. 지속적으로 탑픽 종목으로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진행: 정석문 아나운서
구성: 황인솔 콘텐츠에디터
제작: SBS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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