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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이어 저축은행도 '오픈뱅킹'…업계에선 '후발주자 한계' 우려도

SBS Biz 오정인
입력2021.04.28 14:51
수정2021.04.28 14:59



시중은행에 이어 저축은행이 내일(29일)부터 오픈뱅킹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저축은행 이용자들도 다른 은행이나 증권사 등 자신의 계좌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자금을 이체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오픈뱅킹 서비스 '후발주자'로 한계가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금융위원회는 내일(29일)부터 저축은행 앱이나 홈페이지에서도 '오픈뱅킹 서비스'가 제공된다고 오늘(28일) 밝혔습니다.

73개 저축은행이 저축은행중앙회 통합 앱 'SB톡톡+' 또는 자체 앱을 통해 서비스를 우선 실시합니다.

이어 나머지 6개 저축은행도 전산 개발이 완료되는대로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입니다.

이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자료: 금융위원회)]

자신이 이용하는 저축은행 앱에서 새로 생긴 '오픈뱅킹 메뉴'로 접속한 뒤 '어카운트인포 서비스'를 통해 다른 금융사의 계좌를 조회합니다.

계좌번호를 직접 입력하지 않아도 모든 금융사에 가입된 자신의 계좌를 자동으로 조회할 수 있습니다.

저축은행 앱에서 이용하고자 하는 계좌를 등록하면 조회나 이체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시중은행에 이어 저축은행까지 오픈뱅킹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수신계좌를 제공하는 모든 금융업권에서 오픈뱅킹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졌습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양한 금융사에 자금을 예치하고 하나의 앱으로 쉽게 관리할 수 있다"며 "이용경험과 편익이 제고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특히 저축은행을 비롯해 오픈뱅킹 서비스에 참여하는 금융업권 간 차별화된 앱 개발과 고객 서비스 경쟁으로 신규 고객 유치와 디지털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금융위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에 이어 카드사 등 다른 금융업권들도 오픈뱅킹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다음달 말부터 카드사도 순차적으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오픈뱅킹 서비스에 대한 당국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업계 안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이미 시중은행이 선점한 오픈뱅킹 서비스를 후발주자인 저축은행이나 카드사가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위기입니다.

시중은행 앱을 통해 시중은행 계좌 뿐만 아니라 증권사, 저축은행 계좌를 등록할 수 있기 떄문입니다. 

당국은 오픈뱅킹 서비스를 통해 저축은행의 신규 고객 유치가 기대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이야기는 다릅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앱에서 시중은행 계좌를 조회·이체할 수 있지만 반대로 시중은행 앱에서도 가능해지는 것"이라며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계좌를 모두 갖고 있는 고객이라면 시중은행 앱을 이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습니다. 

저축은행 앱으로 직접 접속하는 이른바 '직접 유입'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입니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 서비스로 인한 시너지 효과는 저축은행마다 어떤 전략을 세우는지에 달렸다"며 "기존에 자사 앱을 이용하던 고객들을 잡기 위해서라도 혜택이나 프로모션 등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음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하는 카드업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카드사는 자사 앱을 통해 실시간 이용내역 조회나 청구서 확인,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안내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가 오픈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금융업권 앱에서도 가능해질 경우 오히려 고객 이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서비스 제공 초기에는 카드사마다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존 고객 뿐만 아니라 신규 고객 유입을 위해 앱 자체도 차별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습니다.

오픈뱅킹 서비스 제공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는 각 금융업권 별로 앱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이를 통한 디지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시점부터 차이가 나는 데다 이용 고객 수도 달라 모든 업권이 긍정적인 효과를 보긴 어렵다는 관측입니다.

특히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앱 고도화 등 디지털 경쟁력을 갖추는 데 비용을 투입할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이용자들의 편익은 높아지겠지만 업권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에 대한 당국 차원의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저축은행은 중장년층 고객이 상대적으로 많은 데다 금리 경쟁력으로 시중은행과 차별화해 왔다"며 "하지만 오픈뱅킹과 같은 디지털 서비스에서는 차별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만들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오픈뱅킹 서비스 제공뿐만 아니라 기존 고객에 대한 데이터 분석 등으로 고객들에게 맞춤형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인다면 자사 앱을 통한 고객 유입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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