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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초대석] MZ세대, 코인에 영끌…“지적은 사양할게”

SBS Biz 김날해
입력2021.04.27 15:12
수정2021.04.27 17:22

■ 경제현장 오늘 '오후초대석' -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MZ세대란 말 들어보셨습니까? 가치와 신념을 중시하는 2030세대를 뜻하는데요. 디지털 원주민이라고도 불리죠. 이들이 소비와 재테크, 그리고 기업문화, 정치 판도까지 바꿔가고 있다고 합니다. MZ세대,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밀레니얼과 함께 일하는 법’이라는 책을 쓴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나오셨습니다. 

[앵커]

요즘 도처에서 MZ세대, 그러니까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해서 이야기하는데, 2030같긴 한데 종합해서 말한다면 뭐라고 얘기할 수 있나요?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아까 말씀해주신 대로 디지털원주민이라고 하는 것이 가장 이 세대를 특정 짓는 중요한 단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디지털화, 4차 산업혁명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디지털원주민인 2030, 즉 MZ세대가 디지털화가 가속화될수록 그들의 어떤 힘이 더 생기고, 결정권도 더 생기고. 그런 가운데에 우리 사회나 조직에서는 아직 결정 권한을 다 위에 선배 세대가 가지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여기에서 충돌이 생기고 있고요. 그리고 디지털이주민인 선배세대가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계속 권력을 쥐고 있으려고 하면 마찰비용은 계속 생겨날 수밖에 없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러니까 디지털에 아주 능숙한 세대. 짧게 말해서 MZ세대라고 하는데 이 디지털 이주민, 디지털을 아는 듯 하지만 디지털을 잘 모르는 사람과 많은 충돌이 생길 수 있다. 그런 거잖아요?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네. 그러니까 지금까지 늘 신세대는 있어왔지만, 이렇게 디지털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디지털로 무장한, 완전히 자유로운 원주민같은 세대가 젊은 세대이고, 그 위에 결정권을 쥐고 있는 선배 세대는 사실은 디지털 이주민이고. 이 가운데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봐야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면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하지만 MZ세대가 성향도 좀 다양하고 기성세대와 많이 다르고. 행태도 좀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다양한 변화가 있을텐데 우선 특징을 하나씩 짚어보고 싶어요. 가장 뚜렷한 특징을 든다면 뭘로 들 수 있습니까?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개인화죠. 개인화. 미퍼스트. 그러니까 미미미제너레이션이라고도 이야기하거든요. 타임즈에서. 그니까 이 세상은 나와, 세상이 있는 겁니다. 그리고 디지털 기구를 통해서 나와 세상은 연결되는 거죠. 그래서 우리 개념이 별로 없고요. 내가 있는 거죠.

[앵커]

내가 있다? 우리 개념은 거의 없다?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네, 그래서 굉장히 나의 기준이 중요하고, 나의 취향이 중요하고, 내 취향이나 내 개별적 존재가 존중받기를 원하는 거죠. 그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디지털이주민이라 하는 기성세대도 자기를 중시하지만 자기보다는 우리.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국가, 공동체, 회사에 대한 충성심.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했고. 또 선배세대는 그렇게 해서 공동체를 성공시켰잖아요. 산업화도 성공했고 민주화도 성공했고. 뭔가 집단으로 큰 시대가치를 이뤄냈기 때문에 그 공동체 의식이 지금도 계속 있는 거죠. 반면 이 세대는 내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선배 세대의 ‘우리’라고 이렇게 편을 먹자 하는 것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 거죠

[앵커]

그럼 ‘우리’라고 하는 선배세대는 뭔가 이뤘는데. 산업화도 이뤘고 민주화를 이뤘는데 MZ세대는 그런 또 다른 뭔가 성과와 업적을 내야 하는데 ‘앞이 좀 답답하다’ 이렇게 느끼나요? 어떻게 느끼고 있습니까?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일단은 지금 경제적인 부분에서 MZ를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MZ의 부모 세대는 보통 1차 2차 베이비부머들이라고 해서 한 58년에서 70년대 초반까지라고 볼 수 있거든요. 이 부모 세대는 자수성가했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게 없지만 본인들이 자수성가를 했는데요. 자수성가 한 거에는 본인들의 노력도 굉장히 컸지만, 팽창하는 경제도 굉장히 큰 역할을 했죠.

[앵커]

그렇죠. 거기에 올라탄 측면도 있죠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그렇게 해서 이 부모세대가 자녀를 키울 때는 굉장히 풍족하게 키웁니다. 하고 싶은 거 다하게 해주고 해외 유학 가고 싶다고 하면 최대한 힘 닿는대로 해서 보내고. 그래서 해외연수다 해외유학이다 여행이다 이런 것도 굉장히 많이 하고 풍족하게 자랐거든요. 그리고 태어난 세대가, 태어난 시대가 부모 세대는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가 채 안 되는 시대에 태어났다면 지금 이 세대는 거의 만불. 그러니까 이 차이가 굉장히 큰 거죠. 그러니까 이 친구들은 풍족한 나라에 기본적으로 태어났고, 그리고 부모가 풍족하게 지원했고. 근데 문제는 뭐냐면 경제가 쇠퇴하는 시기에 본인들이 경제활동을 하게 된 거죠. 한마디로 수축통을 본인들이 직접 경험을 할 수밖에 없는 시대에 부딪히게 된거죠.

[앵커]

기존 기성세대는 성장하는 데 올라탔는데 지금은 수축사회에서 (경제활동을 하게 됐죠.)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그렇죠. 그래서 부모세대보다 못 살게 된 첫 번째 세대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거고요. 그러니까 이 세대는 풍족하게 자랐기 때문에 돈은 쓰는 거예요. 저축하는 게 아니고 쓰는 거. 하고 싶은 건 해야 해요. 그리고 각자의 취향도 다 있어요. 그런데 돈은 없는 거죠. 그래서 여기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 같아요

[앵커]

돈은 다 써야하는데 돈은 없다. 그래서 뭐 요즘 저희 앞에 프로그램, 저희 경제현장 오늘 앞의 프로그램에서 얘기했지만 코인투자를 한다든지, 주식에도 막 한다든지 ‘영끌’해서. 이런 것들이 다 그런 성향에서 나오는 겁니까?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그럼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선배세대가 이 친구들한테 자꾸 가르치려고 들거나, ‘너네 너무 위험한데 가면 안돼’ 이렇게 접근하시는 거는 저는 조금 잘못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일단 공부를 많이 해요. 부모세대는 주식투자를 할 때 정말 제대로 공부하고 투자했냐? 별로 안 그랬거든요. 이 세대는 일단 공부를 굉장히 열심히 합니다. 열심히 하고 그리고 코인에 대해서도 뭐 물어보면 상당히 나름대로의 관도 있고.

[앵커]

이해도도 높고?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이해도가 높고. 그런 거죠. 그런데 이제 왜 그런 이렇게 위험한 투자를 하느냐? 정상적으로 돈을 벌어서 집을 마련하고,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할 수 있다고 생각되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좀 약간 내몰린 측면이 있는데 그런 구조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어른들이 “야 위험하니까 거기 가지마” 이렇게 말하면 굉장히 화가 나는 거죠.

[앵커]

그래서 꼰대로 보고 말을 듣지도 않고 그렇군요?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네.

[앵커]

기왕에 경제 관련된 얘기를 했으니까 요즘 그런 사고를 가진 MZ세대들이 기업 문화를 바꾼다. 오늘 보니까 현대자동차에서도 사무직 노조를 새로 만들겠다. 굉장히 기성 노조들에게는 충격적인 건데, 그런 건 다 그런 관점에서 나오는 겁니까?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네 그렇죠. 기본적으로 공정하다는 개념이 우리 MZ들에게 굉장히 민감하달까, 섬세하달까. 굉장히 잘 분노하고. 이런 좀 화약고같은 단어죠. 공정하다는 이 개념이. 그런데 우리 한국의 밀레니얼들은 글로벌 밀레니얼에 비해서 제가 연구한 결과입니다만, 굉장히 개인화된 공정성 개념을 가지고 있어요. 내가 손해 보는 것. 내가 나에게 손해를 끼치는 불공정에 대해서 많이 민감하게 보고 분노하고 이렇게 하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 것들이 뭐냐면 입시, 취업, 군, 상사의 갑질, 혹은 내가 겪은 일이 아니어도 내가 겪은 일만큼 화가 나고. 그런 식으로 분노를 표출하게 되는 거고요. 또한 보상과 관련해서도 예전..

[앵커]

그걸로 말이 많더라고요. 성과급 보상에 대해서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임원의 성과급은 우리가 알 필요도 없고 그냥 그거는 그분이 알아서 가져가고 이런 개념이 아니고 왜? 왜 그런지 알아야겠다. 도대체 그 임원의 성과급은 기준이 어떻게 되는 거냐?

[앵커]

저만해도 젊을 때는 젊은 직장생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임원은 뭐 많이 받겠지 이 정도였는데 지금 젊은 친구 MZ세대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네, 우리가 회사에 기여한 거하고 임원이 회사에 기여한 거하고. 이게 반드시 옳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건. 이렇게 이해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러니까 우리 사원들이 회사에 기여한 바 하고 임원이 기여한 바를 계산해 봤을 때 과연 이렇게 몇 십 배를 받을 만큼 더 기여했냐? 이걸 우리한테 한번 알려줘 봐라. 이렇게 묻거든요.

[앵커]

설명해서 우리가 공감하면 되는데, 그렇지 않으면..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이해가 되면 네, 이해가 되면 뭐 오케이. 그런데 과연 설명할 수 없고, 이해가 우리가 안 되면 그건 뭔가 고쳐야 되는 거 아니냐 라고 얘기하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MZ세대들이 기업 오너든지 CEO들에게 직접 대화를 하자!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바로 전 임직원 대상으로 메일을 보내잖아요. 이게 아까 디지털원주민이라는 것하고도 통하는데요. 디지털 세계에서는 개인이 권력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리고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이 그냥 대세입니다. 거기에서 무슨 위계 따지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거에 굉장히 익숙한 친구들이 회사 조직에 들어와서도 똑같이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최근의 사회 변화가 좀 이해가 되는데 이 개인화된 ‘미 퍼스트’(Me First), 자기 위주로 하고 자기의 어떤 불공정이라 생각하는 부분을 참지 못한다는데 일부에서는 또 그러니까 멘탈이 너무 유리같다, 이렇게 비판을 하는데 실제로 그런 측면이 있습니까?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제가 생각할 때는 ‘유리멘탈’이라는 용어는 적절하진 않은 것 같고요. 제가 볼 때는 어떤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이렇게 표현을 하셨는데요. 선배세대는, 그 위의 산업화세대는 정말 먹고사는 문제가 너무 중요했고, 그 다음에는 뭔가 독제정권에 맞서서 싸우는, 자기 삶을 걸고 그렇게 했던. 그러니까 다들 걸었던 게 굉장히 크고 상황이 되게 엄혹했다고 할까요? 그랬던 상황이라 마음의 저울이, 선배 세대의 마음의 저울은 굵어요. 묵직하고 거칠고 좀 둔한 거죠. 그래서 항상 선배 세대가 이 친구들한테 이야기하는데 아니, 그까짓 일가지고 왜 상처를 받고 스트레스를 받니? 라고 묻겠지만 이 세대는 먹고사는 문제, 민주화 운동 이런 게 다 해결된 상태에서 태어났고. 그리고 아주 마음의 저울이 민감한 거죠. 민감하고 섬세하고. 그러니까 아버지가 툭하면 아이들에게 학원비를 다 대주는데 왜 공부를 안 하니? 라고 이야기하는 건 아빠는 학원비를 못 받는 상태에서 공부를 해야 했기 때문에 그때 그게 너무 중요했지만 지금 이 세대는 돈이 그렇게 부모가 다 대주는데 문제가 별로. .그러니까 그 외에 훨씬 더 먹고사는 문제 이상의 굉장히 섬세하고 민감한. 그래서 뭐 민감도. 그게 뭐 젠더 감수성이든 어쩐 측면이 되었든 굉장히 민감하다. 마음의 저울이 섬세하다. 그렇게 보시는 게 맞죠.

[앵커]

그럼 그런 세대, MZ세대를 우리 사회가 조직이라든지 정부라든지 이런 데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어떻게 이 사람들을 대해야만 제대로 할 수 있나요?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일단 제가 생각할 때는 지금 디지털화가 이렇게 급속도로 가게 되면 개인 개인의 어떤 영향력이나 이런 게 인정이 되어야 할 것 같고요. 그게 나이가 어리니까 철이 없을 것이다, 틀렸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는 것부터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귀를 기울여야 하고요. 그리고 그 세대가 가진 고통이나 아픔이나 의견이나 제안들을 아주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이걸 어떻게 반영할 것이냐에 대해서 진지하게 논의하지 않으면 세대갈등이 굉장히 회복할 수 없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럼 우리 사회는 굉장히 안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회가 발전하고 모든 조직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 세대 차이가 갈등이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성장에너지가 되도록. 그러려면 먼저 선배 세대가 조금 더 귀를 열고 마음을 여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MZ세대를 받아들여서 뭔가 함께 이뤄내려면 기성세대, 디지털이주민들이 조금 더 정신 좀 차려야 되겠네요.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

마음을 열라고 했지 정신을 차리라고 하지는 않았고요.

[앵커]

아 그렇습니까. 마음을 열고. 잘 알겠습니다. MZ세대의 변화, 그리고 특징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이은형 국민대 경영대학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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