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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SBS Biz 김종윤
입력2021.04.26 10:54
수정2021.04.26 11:27


[출처 : 영화 미나리]

영화 데뷔 50년을 맞은 74세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습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유니언 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미국 독립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 '맹크'의 어맨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수상자 호명은 '미나리'의 제작사인 A24를 설립한 배우 브래드 피트가 직접 나섰습니다.

브래드 피트의 호명에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드디어 브래드 피트를 만났다.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 어디 있었냐?"는 농담으로 시작했습니다.

윤여정은 "유럽 분들은 제 이름을 여여라고 하거나 그냥 정이라고 부르는데, 제 이름은 윤여정이다. 오늘만은 여러분 모두 용서해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카데미 관계자와 '미나리'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한 윤여정은 특히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다"며 "우리의 선장이자 나의 감독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함께 후보에 오른 배우 모두에게 찬사를 보낸 윤여정은 특히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스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느냐"며 동갑내기 배우에게 예우를 표했습니다.

윤여정은 "그저 내가 운이 좀 더 좋았거나, 미국인들이 한국 배우를 특별히 환대해 주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또 "자꾸 일하러 나가라고 하는 두 아들"과 영화 데뷔작 '화녀'의 김기영 감독에게도 특별한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삭 정(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고 연출한 영화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로 윤여정은 딸 모니카(한예리)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간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습니다.

윤여정은 아카데미에서 연기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이자, '사요나라'(1957)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4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아시아 여성 배우가 됐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한국 영화 100주년이던 2019년 '기생충'으로 첫 황금종려상(칸영화제)을 품에 안고 이듬해 아카데미 4관왕을 거머쥐며 새로 쓰기 시작한 한국 영화 두 번째 100년 역사에서 새로운 획을 그었습니다.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은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휩쓸며 할리우드와 세계 영화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기생충'이 이루지 못한 유일한 성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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