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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팔달] ‘불가리스 사태’ 남양유업은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SBS Biz 박규준
입력2021.04.21 14:29
수정2021.04.21 18:04

[앵커]

이번 주 유통팔달이 주목한 기업은 남양유업입니다.



최근 한 세미나 자리에서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발표했다가 걷잡을 수 없는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8년 전 대리점에 대한 우유 강매로 붙은 '갑질' 꼬리표를 이젠 좀 떼나 싶더니 또 이런 문제가 터진 모양새입니다.

왜 이렇게 남양유업은 잊을 만하면 소비자들을 화나게 하는 일들이 계속 터지는지,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박규준 라이브데스크가 정리한 이번 주 유통팔달 발제 내용부터 들어보시죠.



[기자]

2013년 '남양유업 갑질 사태' 기억하시나요?

대리점에 우유를 강제로 떠넘겨 논란이 됐고, 결국 대대적인 불매운동으로 이어졌죠.

이 후엔 회사 임직원들이 경쟁사를 비방하는 댓글까지 쓰다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잊을 만하니, 또 터졌습니다.

최근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홍보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또 불매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하죠.

이 기업 어떻게 해야할까요?

문제의  세미나부터 살펴보죠.

여기서 정확히 코로나19와 관련해 어떤 이야기가 나온 거죠?

[기자]

네, 13일 열린 세미나 주제는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발표자로 나선 남양유업의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 박사가 "불가리스 섭취하면 코로나 바이러스를 줄이고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 건데요.

그런데 발표자 이 분은 남양유업의 미등기 임원입니다.

연구 결과에 대해 '셀프 칭찬'을 한 겁니다.

코로나19 억제효과가 있는지 알려면 인체 임상실험 등을 더 해야 하는데, 단순 세포 실험 단계의 결과로 코로나 예방 효과 있다고 섣불리 발표했습니다.

[남양유업 관계자: (세미나) 자리에서 발표자의 일부 발언이나, 참고용 자료집 내용에 신중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보니까 오해로 논란을 야기한 점에 있어서 지금 행정처분 등이 진행되고 있잖아요.]

[앵커]

박 라데, 지금 아시다시피 여론이 상당히 좋지 않잖아요? 

당국의 행정처분, 현재 어디까지 진행이 됐나요? 

영업정지 이야기도 나오잖아요?

[기자]

지금 세종시가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대해 2개월 영업정지를 사전 통보했습니다.

혐의는 식품표시광고법 위반입니다.

식품표시광고법(제8조)에는 질병의 예방,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나 광고를 금지하고 있는데, 이를 위반했다는 겁니다.

이 세종공장은 남양유업 제품의 약 40%가량을 책임지고 있어, 조만간 영업중단이 확정되면 매출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앵커]

저도 좀 궁금한 게, 남양유업은 왜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둔 건가요?

[기자]

영업실적이 안 좋은 상황에서 간만의 호재를 적극 홍보하려다보니 탈이 난 것으로 보입니다.

남양유업 실적은 2013년 대리점 갑질 사태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일로입니다.

2012년만 해도 매출이 1조3650억 원으로, 1조 원을 훌쩍 넘겼는데, 지난해 매출이 1조 원 밑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영업이익도 2012년 600억원대 흑자에서 771억원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업계에서도 "영업실적을 올리기 위해 회사가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나옵니다.

[앵커]

남양유업의 이런 일탈 행위들이 한두 번이 아니잖아요? 

대체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주되게는 오너일가의 경영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일례로 오너경영 2세인 홍원식 현 회장은 홍보 대행사에 돈을 주고 경쟁사를 비방하는 댓글을 조직적으로 쓰게 한 혐의로, 지난해 경찰 조사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이번엔 홍 회장의 첫째 아들인 홍진석 상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현재 홍 상무는 남양유업에서 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데, 직책상 이번 세미나 기획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하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박상인 /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총수 족벌경영, 견제되지 않는 그런 경영이 이런 일탈을 야기할 가능성을 상당히 높인다고 볼 수 있고요. (리스크를) 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 보니 아주 나쁜 가능성들이 남양유업에서 특별히 일어난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결국 회사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오너일가의 도덕적 불감증, 폐쇄경영 등을 뜯어고치지 않는 한, 남양유업의 흑역사는 되풀이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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