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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폰 추억속으로…구광모 호는 어디로?] LG폰 철수 속도전…왜?

SBS Biz 권세욱
입력2021.04.09 19:52
수정2021.04.10 15:38

▶[송태희 / 앵커]
LG전자가 결국 모바일사업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그 배경 짚어 봅니다. 

권세욱 기자, 언제부터 종료하나요? 

▷[권세욱 / 기자]
오는 7월 31일부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했습니다. 

LG전자는 지난 5일 이사회를 열어 MC사업본부가 맡은 모바일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이어 MC사업본부의 생산과 판매를 종료한다고 영업정지 공시를 했습니다.

또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직원들에게 이해를 구한다는 이 메일을 보냈습니다. 

▶[송태희 / 앵커]
매각, 철수 가능성 이미 언급됐었죠?

▷[권세욱 / 기자]
지난 1월 20일이었습니다.

LG전자는 모바일 사업의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송태희 / 앵커]
그리고 나서 두 달 만에 전격적으로 사업종료 결정을 한 것이군요?

▷[권세욱 /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의사결정이 과감하고 신속하게 진행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송태희 / 앵커]
철수 배경 하나하나 짚어 볼까요.

박연신 기자, LG가 휴대폰 사업 철수를 전격 결정한 이유는 뭔가요? 

▷[박연신 / 기자]
적자가 쌓인 데다 전망도 어둡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사업 경쟁력이 한계에 달했다고 판단한 겁니다. 

만년 적자 휴대폰에 발목이 잡혀 자칫 다른 부문의 경쟁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LG그룹 내 우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송태희 / 앵커]
LG 전자 휴대폰 부문, 누적 적자가 얼마나 됩니까?

▷[박연신 / 기자]
LG전자는 지난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니까 6년 동안 적자를 못 벗어난 건데요.

누적 적자 규모는 5조 원에 이릅니다.

LG전자는 공식 설명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이 부진해 영업을 정지하게 됐다"고 밝혔는데요. 

대신 LG는 휴대폰 부문을 접는 대신 다른 쪽의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김지선 / LG전자 홍보팀 선임 :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부자원을 효율화하고, 휴대폰 사업의 자산과 노하우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송태희 / 앵커]
주식 시장의 반응은 어땠나요? 

▷[박연신 / 기자]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한다고 발표한 이후 주가는 껑충 뛰었는데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 발표 다음 날인 지난 6일, LG전자 주가는 30거래일 만에 16만 원대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각 증권사들도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대부분 20만 원대를 제시했습니다. 

▶[송태희 / 앵커]
LG 전자 당초 매각을 비롯한 모든 가능성 열어 놓겠다고 했는데 매각이 되지 않았네요? 

▷[권세욱 /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에서는 해외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북미 시장 등에서 아직 LG전자의 휴대폰이 경쟁력이 있고, 그동안 쌓인 생산 노하우와 시설을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봤습니다. 

▶[송태희 / 앵커]
실제로 일부 해외 기업과 매각을 위한 직·간접 접촉도 있었죠?

어떤 기업이었나요? 

▷[권세욱 / 기자]
LG전자는 매각을 위해 베트남 빈그룹, 독일 폭스바겐 등과 접촉했지만 논의에 큰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태희 / 앵커]
매각이 성사되지 않은 이유, 뭘로 분석되나요? 

▷[권세욱 / 기자]
특허권과 매각 가격 등을 놓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LG전자는 생산시설 위주로 팔고 특허권은 최대한 지키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협상자들은 그 반대 입장이라서 매각이 불발됐다는 것인데요.

전문가 설명 들어보시죠.

[김종기 / 산업연구원 신산업실장 : 인수자는 핵심 무형자산에 더 관심이 있었을 텐데요. LG 입장에서는 핵심 부분은 보유를 하고 생산라인을 중심으로 매각 협상을 하면서 결국은 매각까지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송태희 / 앵커]
LG가 매각이 불발되더라도 특허권을 지키려고 했던 이유는 뭘까요?

▷[권세욱 / 기자]
특허 기술 중 상당수가 자율주행, AI, 빅데이터 등 다른 미래 산업에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 집니다.

그러니까 LG 입장에서는 적자 부문인 휴대폰 부분을 팔지만 미래 사업에 관련된 부문은 지키겠다, 이런 전략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LG전자는 지난 1월 말, 컨퍼런스콜을 통해 이런 뜻을 밝히기도 했었는데요.

들어 보시죠.

[서동명 / LG전자 MC경영관리담당 (지난 1월 컨퍼런스콜) : 핵심 모바일 기술은 단말(기)뿐만 아니라 스마트 가전, 자동차 전장사업의 중요한 자산이며 IoT (사물인터넷), V2X (차량사물통신) 등 글로벌 기술 트렌드에 적기에 대응하기 위하여 MC사업본부 및 CTO (최고기술책임자) 내 표준 연구소에서 계속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미래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내재화 방안을 검토 중….]

▶[송태희 / 앵커]
LG 한때는 세계 휴대폰 3위였죠? 

▷[권세욱 / 기자]
피처폰 시절인 2000년대 중반까지 LG전자는 미국 코드분할다중접속, CDMA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2010년 3분기에는 판매량이 2천800만대에 육박하면서 세계 휴대전화 시장 3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초콜릿폰과 샤인폰, 프라다폰 등이 연이어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송태희 / 앵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위기를 맞았죠? 

▷[권세욱 / 기자]

네, 지난 2007년 애플의 아이폰 등장을 계기로 세계 휴대폰 시장은 대전환기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LG전자는 피처폰 중심의 사업 구조를 고수했습니다.

뒤늦게 스마트폰에 적응했는데요.

경쟁사들이 대표 스마트폰을 출시한 지 몇 년이 지난 2014년에야 시장에서 인정받은 스마트폰을 내놓았습니다.

바로 LG의 스마트폰 G3인데요.

G3가 전 세계적으로 1천만 대 이상 팔리면서 LG는 재기의 희망을 키웠습니다. 

하지만 이후 선보였던 폰 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적자의 늪에 빠졌습니다.

▶[송태희 / 앵커]
스마트폰 혁명 LG는 왜 적응을 못 했나요? 

▷[권세욱 / 기자]
성공의 원인이 결국 실패의 원인이 됐는데요.

LG전자는 피처폰의 연이은 성공에 기술 개발보다는 마케팅에 무게를 뒀습니다.

이를 주도한 건 지난 2007년 LG전자 대표이사로 취임했던 남용 부회장이었는데요.

남 부회장은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의 컨설팅 후 4년 가까이 '마케팅 드리븐 컴퍼니'를 추진했습니다.

아이폰 등장에 긴장한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를 내놓고 변화에 적응한 것과 대비된다는 평가인데요.

전문가 설명 들어보시죠.

[정도진 /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시기가 ‘아직은 아니다’는 의사결정(외부 컨설팅)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내부 의사결정에서 과연 그 당시에 피처폰 사업 부서에서는 어떤 행동을 취했을까. 현재 자기들이 충분한 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에 전환을 두려워하는 목소리도 분명히 있었을 것입니다.]

▶[송태희 / 앵커]
결국 LG는 노키아와 삼성 중 노키아의 길을 걷게 된 셈이네요? 

▷[박연신 / 기자]
그렇습니다.

노키아는 휴대폰 제조사 가운데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몰락한 대표 기업입니다. 

노키아는 핀란드의 대표기업으로 1998년부터 13년간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대로의 전환에 실패해 결국 지난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에 휴대폰 사업부를 매각했습니다.

현재는 통신장비 회사로 탈바꿈했습니다. 

LG전자도 결국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업을 접으면서 노키아, 모토로라, 블랙베리의 뒤를 따르게 됐습니다. 

▷[권세욱 / 기자]
노키아 사례에서 하나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노키아가 휴대폰 사업을 접으면서도 특허는 팔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노키아는 통신 관련 특허와 같은 무형 자산을 기반으로 통신 장비회사로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현재 세계 통신장비 시장에서 화웨이, 에릭슨과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LG가 휴대폰 부문 매각 불발을 감수하면서도 왜 특허를 지키려 했는지 짐작케 하는 부분인데요.

설명 들어 보시죠.

[권용주 /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겸임교수 : 노키아가 비록 휴대폰은 철수했지만 통신장비 업체로 많이 컸잖아요. 그런 것처럼 통신에 대한 특허 기술은 그대로 유지하고 그걸 전장에 적용해서 이동수단에 활용을 시키면 앞으로 가능성은 상당히 커지는 것….]

▶[송태희 / 앵커]
화면이 돌돌 말리는 LG의 롤러블 폰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요? 

▷[박연신 / 기자]
이번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철수가 확정되면서 롤러블폰 개발도 중단 수순을 밟게 됐습니다. 

올해 1월 CES2021 행사 영상에서 롤러블의 실제 모습이 공개되면서 출시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컸지만 결국 휴대폰으로는 태어나지 못하게 됐습니다.

다만 LG전자는 현재까지 축적된 롤러블폰 기술을 가전 등 다른 제품에 활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지선 / LG전자 홍보팀 선임 :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더라도 소프트웨어, 카메라, 5G 등 LG전자가 보유한 모바일 분야, 차세대 TV, 가전, 퍼스널 디바이스, Connected Car(커넥티드 카), 로봇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입니다. LG전자의 미래 준비에 필요한 기술과 역량들은 CTO(최고기술책임자) 부문과 각 사업 본부가 협업해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킬 예정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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