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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레라] ‘옵티머스’ 발목 잡힌 정영채·‘계륵’ LG폰 접은 구광모·총수 지정 피한 김범석·‘룸살롱 막말’ 사퇴 장경훈

SBS Biz 조슬기
입력2021.04.07 14:30
수정2021.04.07 18:07

■ 비즈포커스 - 'C레벨 라운지' 

◇ 옵티머스 원망스러운 정영채

한 주간 눈에 띄는 경제계 인물들 알아보는 'C-레벨 라운지' 시작합니다. 

첫 번째 인물은 바로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입니다.

'기업금융(IB)의 대부'로 불리며 승승장구하던 정 사장이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단단히 발목 잡혔습니다. 

2018년 취임 후 회사 매출과 순이익을 두 자릿수 이상 올려놓으며 연임에 성공했지만 사기행각이 드러난 옵티머스 펀드를 가장 많이 판 증권사의 CEO라는 낙인이 찍히며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는데요.

부실 펀드를 걸러내지 못한 대가는 컸습니다.

회사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으며 직원들의 영업 활동이 어려워졌고 신사업 진출도 막히면서 타격을 입었고요.

여기에 옵티머스 투자 원금 전액을 피해자들에게 반환하라는 통보까지 받으면서 수천억 원을 물어줘야 할 판입니다. 

노조에서도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라며 사퇴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가 따로 없는데요. 

불행 중 다행으로 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 대신 문책경고를 받았지만 땅에 떨어진 명성을 되찾기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 LG폰 '읍참마속' 결단 구광모 

두 번째 인물은 구광모 LG 회장입니다.

'선택과 집중', 우리가 흔히 해야 할 일과 하지 않을 일을 구분할 때 쓰는 표현이죠. 

구 회장은 이 말에 딱 들어맞는 인물입니다.

2018년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선택과 집중을 줄곧 강조해왔기 때문입니다.

연료전지, 액정표시장치(LCD), 전자결제 등 '돈 안 되는' 사업들은 빠르게 정리하고 자동차 전장, AI·로봇 같은 '돈 될 만한' 신사업에 대대적으로 투자한 게 단적인 예입니다. 

휴대폰 사업에서 이번에 과감히 손을 떼기로 한 것도 선택과 집중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초콜릿폰'으로 대변되는 과거 피처폰 시절 영광은 뒤로 하고 5조 원 넘는 적자 사업부 꼬리표를 끊어냄으로써 오로지 그룹이 나아가야 할 미래에만 더 집중하겠다는 뜻입니다.

26년간 이어 온 휴대폰 사업을 버리고 자동차 전장 등 미래 신사업에 힘을 쏟는 40대 총수의 당찬 경영 행보가 어떤 결과를 낼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 미국 국적 김범석 특혜 논란

세 번째 인물은 쿠팡의 김범석 대표입니다. 

소위 '한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쿠팡의 실질적인 오너는 누가 뭐래도 김범석 의장입니다. 

그런데, 공정위의 판단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뉴욕증시 상장으로 대박을 친 쿠팡을 재벌로 불리는 대기업 집단에 지정했지만 정작 회사 오너인 김범석 대표는 동일인 지정에서 제외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에서인데요.

결국 쿠팡은 포스코나 KT처럼 오너가 아닌 법인이 동일인을 맡게 될 전망입니다. 

뜻하지 않게 총수 지정을 피하면서 대기업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를 비껴가게 됐는데요.

그러나 네이버나 카카오의 경우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와 김범수 의장이 동일인 지정을 못 피했다는 점에서 국내기업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부당 거래 행위가 적발되면 얼마든지 규제 범위에 포함된다는 입장이지만 총수 없는 대기업 지정이라는 재계의 볼멘소리는 한동안 지속될 것 같습니다.

◇ 여성 비하·폭언 장경훈 사퇴

마지막 인물은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입니다. 

회의 도중 신용카드를 룸살롱 여자에 비유해 파문을 일으킨 장 사장이 전격적으로 자진 사퇴했습니다. 

앞서 그는 카드를 고르는 일을 즐겁게 놀 룸살롱 여자가 아닌 같이 살 와이프를 고르는 일이라고 말해 뭇매를 맞았고, 회의 참석자들을 향해 욕설을 쏟아내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2019년부터 회사를 이끌며 최근 연임을 확정했지만, 낮은 성 인지 감수성과 막말 논란에 결국 불명예 퇴진했습니다. 

이번 주 C-레벨 라운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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