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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까’페] PLCC가 효자…카드사, 커피부터 호텔까지 손잡기 '활발'

SBS Biz 오정인
입력2021.04.02 14:07
수정2021.04.02 19:33

[(자료: 각 카드사 홈페이지)]

스타벅스 현대카드, 대한항공 현대카드, 메리어트 신한카드, 커피빈 국민카드까지.

신용카드사 이름 앞에 특정 기업의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카드 플레이트(이미지)도 독특합니다. 스타벅스와 커피빈을 상징하는 이미지와 색상이 눈에 띕니다. 

바로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입니다. 

최근 카드업계에서는 PLCC가 '효자'로 떠오르면서, 대형 카드사들이 잇따라 상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어? 이 카드 제휴카드 아니야?"
비용 분담하고 수익 나누는 PLCC

개념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흔히 특정 기업(브랜드)의 혜택을 주는 카드는 '제휴카드'로 알고 있습니다.

통신요금을 자동이체할 경우 청구할인 혜택을 주는 이동통신사 제휴카드가 대표적입니다.

특정 기업(브랜드)에서 일정 금액 이상 사용할 경우 건당 할인 혜택을 주는 카드도 있습니다.

카드사 포인트 적립 등 각 카드사의 기본 혜택도 제공됩니다. 

카드사 혜택에 통신요금 할인 등이 더해진 상품입니다. 제휴카드는 바로 이런 카드들입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된 PLCC카드는 좀 다릅니다.

우선 카드사와 해당 기업이 협약을 맺고 카드 설계부터 함께 논의합니다. 

카드 플레이트에는 카드사 이름과 해당 기업의 이름(이미지나 로고)이 있어야 합니다.

혜택은 제휴카드보다 더 특화돼 있습니다. 카드사의 기본 혜택은 제공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해당 기업의 혜택으로 '몰아서' 받을 수 있습니다.

PLCC 마케팅 등 모든 비용은 카드사와 해당 기업이 분담합니다. 수익이 나도, 손실이 나도 모두 공유하는 것이 PLCC의 특징입니다.

여기에 카드사와 해당 기업이 고객들의 소비 성향 등을 분석해 추가 혜택이나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도 가능합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제휴카드와 달리 PLCC는 더욱 특화된 혜택을 원하는 고객들이 선호한다"며 "해당 기업이나 브랜드의 마니아에게 어떤 혜택이 더 좋을지 기업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카드사 기본 혜택도 없는데 누가 써?"
대형사 모두 PLCC 출시…"하나의 트렌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카드사 포인트가 적립되거나, 결제일에 청구할인이 되는 것은 '기본 혜택'입니다.

하지만 PLCC는 기본 혜택이 전혀 없습니다.

스타벅스 현대카드와 커피빈 국민카드는 각각 월 30만 원, 50만 원을 사용해야 스타벅스, 커피빈 혜택이 제공됩니다. 

하지만 전월 실적을 쌓아도 현대M포인트, KB포인트리는 적립되지 않습니다. 

이쯤되면 '기본 혜택도 주지 않는 PLCC를 누가 쓸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 PLCC를 두고 "장차 효자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를 만들어 놓고 쓰지 않는 고객들이 많은데, PLCC는 이런 휴면카드가 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해당 기업(브랜드)에 대한 고객충성도가 높은 분들이 카드사로 대거 유입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PLCC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업계도 소비자들도 호응이 크진 않았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여러 제휴카드 중 하나쯤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물론 지금 PLCC 시장이 보편화된 건 아니지만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는 분위기"라며 "대형사들이 하나둘 나서는 만큼 다른 카드사들도 검토하거나 관심가질 만한 부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카드도 오는 5월 카카오페이와 함께 첫 PLCC를 출시할 예정이며, 현대카드도 하반기 중 네이버페이 PLCC를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PLCC 효과'로 업계 순위 바뀔까
'4등' 현대, 삼성·KB와 격차 좁혀



PLCC는 정말 카드사에게 '효자 노릇'을 할 수 있을까요. 

최근 3년간 7개 전업 카드사의 신용판매(일시불·할부)를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봤습니다.



신한카드가 여전히 압도적입니다. 

시장 점유율은 2018년 23.1%에서 지난해 22.4%로 낮아졌지만, 유일하게 20%가 넘습니다.

삼성카드는 꾸준히 2등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국민카드 역시 2018년부터 현재까지 '대형 3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2등과 3등, 삼성과 국민카드의 시장 점유율은 소폭 오르고 있습니다. 

그 뒤에 있는 현대카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속도'가 좀 더 빠릅니다. 

삼성과 국민카드가 1년 사이 각각 0.2%p, 0.3%p 오를 때 현대카드는 1%p 올랐습니다. 

지난해 현대카드가 당기순이익 2445억 원을 기록했는데, 주 요인으로 PLCC가 지목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모든 고객' 잡기는 역부족 
전문가들 "더 다양한 상품군 나올 듯"

카드업계 '효자'가 소비자에게도 '혜자카드'(낮은 연회비에 비해 혜택·서비스가 좋은 카드)인 것은 아닙니다. 

전체 고객을 기준으로 하면 아직까지는 PLCC를 선호하는 비중이 적다는 것입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마니아 고객들이지만 카드사 전체 고객으로 보면 소수"라며 "카드를 사용한 만큼 언제 어디에서나 혜택을 받고 싶어하는 분들이 더 많다"고 말했습니다. 

PLCC 특성상 '모든 고객'을 유입하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연회비 뿐만 아니라 전월실적 기준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해당 기업(브랜드) 이용이 적은 고객이라면 오히려 '마이너스'입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해당 기업이나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에게는 좋은 PLCC 상품이겠지만 반대의 경우도 많을 것"이라며 "때문에 카드사들도 다양한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여러 PLCC 상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PLCC 특성상 카드사와 해당 기업이 비용부터 수익, 손실까지 분담하는 만큼 장기적으론 소비자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김 교수는 "상황에 따라 카드사와 해당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이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 소비자 가격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며 "카드사와 기업이 PLCC 상품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또 어떤 혜택을 줄지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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