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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팔달] 미국 상장 준비하는 마켓컬리 ‘블랙리스트 논란’

SBS Biz 장지현
입력2021.03.31 14:25
수정2021.03.31 18:01

[앵커]

이번 주 유통팔달 시간에는 쿠팡 뉴욕증시 상장에 자극을 받아 미국행을 선택한 마켓컬리 관련 소식입니다.

새벽배송으로 유명한 마켓컬리가 상반기 중에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를 수도권 바깥 지역으로 권역을 넓히겠다고 밝혔는데요.

'혁신'을 모토로 세력 확장에 나서는 가운데, 그 이면에는 블랙리스트를 작성, 노동법 사각지대를 악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먼저, 장지현 라이브데스크가 정리한 이번주 유통팔달 발제 내용부터 들어보시죠.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시작되면서 날개를 단 기업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014년 설립된 마켓컬리입니다. 

프리미엄 상품을 새벽에 배송해준다는 점을 내세워 수도권에서 입소문이 났고 이제는 서비스 지역을 점점 더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이 2배나 커지면서 1조 클럽을 코앞에 두고 있고 올해는 쿠팡에 이어 미국 시장 상장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압축성장의 이면에선 부작용도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마켓컬리는 리스트를 만들어 일용직 노동자들을 관리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근로기준법 제40조, 취업방해의 금지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켓컬리 측의 반론도 만만치 않은데요. 

어떤 일이 생긴 건지 짚어 보겠습니다. 

[앵커]

우선 어떤 의혹들이 나오는 건가요?

[기자]

네, 마켓컬리 물류센터 등에는 일용직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마켓컬리가 이런 일용직 근로자 가운데 500명 여명의 이름과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이 담긴 엑셀파일을 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5개 이상 채용 대행 업체에 해당 근로자를 업무에서 배제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취업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최근 고용노동부에 고발됐습니다. 

마켓컬리를 고발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측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오민규 실장 /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 블랙리스트는 근로기준법 제40조를 위반하는 범죄행위입니다. 블랙리스트 건으로 진정에 들어갔거나 법적인 조치를 취하신 분들이 대부분 1년 넘게 현장에 나간 분들입니다. 당사자들은 억울한 거죠. 잘 일했는데 왜 갑자기 이러지?]

[앵커]

여기에 대해서 마켓컬리 측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김슬아 대표가 지난 3월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김 대표는 "상시 근무자를 주기적으로 평가하듯 일용직에 대해서도 일을 잘하는지 평가하고 내부적으로 인사 관점에서 관리한 것"이라면서 "일용직 근무자들의 안전을 위해서 지켜야 하는 것들을 고지를 하고 그것을 지키지 않을 때 관리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아울러 마켓컬리 측은 협력업체에 리스트 자체를 공유한 건 아니고 예를 들어 협력업체에서 오늘 일할 일용직 노동자 리스트를 보내면 문제가 된 직원 일부를 다시 제외하고 보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법 해석을 두고도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엇갈리죠?

[기자]

근로기준법 제 40조를 자세히 보면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 기호 또는 명부를 작성, 사용하거나 통신을 해서는 아니 된다"고 나와 있습니다. 

고발인 측에서는 꼭 사용자뿐만이 아니라 제 3자라도, 누구든지 문서 자체를 작성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또 고용관계를 끊을 때는 반드시 노동법상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오민규 실장 /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 안전에 문제가 있다든지 고용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문제가 있다든지 이런 점에 대해서는 사전에 충분히 고지하고 취업 규칙으로 공지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규칙에 따라서 고용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통보를 하고, 해당 노동자에게 항변할 기회를 줘야 합니다.]

해당 서류는 '사고이력 관리 대장'정도로 보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마켓컬리에서 문제를 일으킨 직원에 대해 채용을 안 한 것이지, 이들의 외부 취업을 방해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법 위반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앵커]

어쨌든 마켓컬리가 지금 상장을 앞두고 있는데 이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겠어요. 

[기자]

네, 마켓컬리는 최근 글로벌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미국 상장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현재 고용노동부는 이 사건에 대한 고발인 조사를 마쳤고, 앞으로 각종 고소, 고발건들을 병합해서 처리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마켓컬리가 높아진 사회적 책임의 무게를 어떻게 견뎌낼지도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은 폭풍 성장을 보였는데요.

이런 과정에서 마켓컬리 블랙리스트뿐 아니라, 과로사 한 쿠팡맨, 배달 플랫폼 라이더들의 노동권 등 플랫폼 기업의 노동자 문제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법적 제도적 공백 없이,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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