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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인사이드] 연임 안한다는 약속 깬 DGB 김태오…각종 논란에 리더십 ‘흔들’?

SBS Biz 이한승
입력2021.03.31 14:22
수정2021.03.31 17:55

[앵커]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연임 과정에서 노조 반발 등이 불거지면서 김태오 2기 체제 시작부터 리더십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잡음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왜 이런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지 이한승 라이브데스크에게 들어보겠습니다.

김태호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단 건, 지난해 DGB금융지주 실적이 괜찮았단 얘긴가요?

[기자]

지난해 DGB금융지주는 3300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기록해 3대 지방금융지주 중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래도 1년 전보다는 8% 가량 늘어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인데요.

대구은행 실적이 부진했지만, 순이익이 30% 넘게 오른 일부 비은행 계열사 덕으로 풀이됩니다.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40%를 넘어섰습니다.

그럼에도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부진은 숙제로 남게 됐습니다.

[앵커]

코로나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실적도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노조는 왜 반발하고 있는 건가요?

[기자]

그 이유는 대구은행 노조위원장에게 직접 들어보시죠.

[전형락 / 대구은행 2노조 위원장 : 직원들 대다수 의견이 (김태오 회장에 대한) 소통의 부재, 경영 리스크, 책임경영 완수 능력에 대한 의심을 갖고있고….]

비은행 강화도 좋지만, 결국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실적회복이 절실하다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또 최근 논란이 된 캄보디아 부동산 매입 실패도 노조가 문제 삼고 있는 부분입니다.

지난해 대구은행 캄보디아 현지 법인이 캄보디아 정부가 소유한 건물 매입을 추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총 계약금 1900만 달러 가운데 1200만 달러를 선금으로 지급했는데요.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중국계 기업에 팔리면서 돌려받지 못할 상황에 놓였습니다.

통상적인 시점보다 일찍 선금을 지급한 게 문제가 됐습니다.

노조는 노사공동위원회를 꾸려 함께 조사하고 경영진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김태오 회장이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았다는 논란도 있던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것이 지난 2018년 5월입니다.

이듬해 1월에는 대구은행장까지 겸직하게 되면서 지난해 10월 임성훈 행장이 취임할 때까지 1년 10개월여를 회장과 행장을 겸직해 왔습니다.

당초 회장과 행장을 분리하기로 했지만, 이를 번복하고 겸직하게 되면서 노조와 갈등이 빚어졌고요.

회장에 취임할 때는 지역 언론 등을 통해 연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이번에 연임을 하게 되면서 또 다시 은행 노조의 반발을 샀습니다.

[앵커]

결국 안 하겠다고 했다가 번복하면서 신뢰에 금이 갔다는 건가요?

[기자]

그것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12월 회장 최종 후보군이 3명으로 좁혀졌을 때 김태오 회장의 경쟁자들이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당시에는 셀프연임을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나왔고요.

김태오 회장에게는 마지막 회장 도전 기회였다는 점도 '무늬만 3파전'이라는 데 힘을 실어줬습니다.

DGB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는 만 67세가 넘으면 회장을 못하게 돼있는데요.

김 회장은 1954년 11월27일 생이어서 올해로 만 66세이니까, 이번이 회장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던 거죠.

셀프연임에 연령제한까지, 모든 게 김 회장의 연임을 위한 장치였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DGB금융지주 측은 뭐라고 하던가요?

[기자]

지주 측은 캄보디아의 건물 매입 절차가 복잡하고 표준화돼있지 않다며, 현지 거래 관행 등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시인했고요.

현재는 본사에서 파견한 직원을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등 법적 조치에 나선 상태입니다.

그리고 연임과 관련해서는 언론인터뷰에서 비슷한 얘기를 하긴 했지만 기사화하는 과정에서 확대해석이 된 것일 뿐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한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캄보디아 부동산 사기 논란에, 연임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갈등 해소까지 김태오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데요.

여기에 김 회장은 지속성장을 위한 ESG 경영 비전을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따뜻한 금융, 모두가 꿈꾸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김 회장의 다짐이 말뿐이 아니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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