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끌올뉴스] ‘덕질’하니 수익률 1000%? MZ세대가 돈 버는 법

SBS Biz
입력2021.03.26 15:29
수정2021.04.03 09:38



■ 수익과 정서적 만족 주는 '덕질 재테크' MZ세대 사이서 인기
■ 소액으로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투자 방법 눈길
■ 각 기업 주요 타깃로 전용 공간, 서비스도 등장


대중문화가 꽃피웠던 1990년대. '신인류의 사랑'과 함께 태어난 MZ세대는 재테크 분야에서도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음악 저작권과 미술품을 비롯해 장난감, 스니커즈 등 관심 있는 대상에 투자하는 일명 '덕질 재테크'에 몰두하고 있는데요. 적은 금액으로 부담 없이 시작해 수익 창출은 물론 정서적 만족감까지 주는 이색 투자법. 어떤 유형이 있는지 정리해봤습니다.

수천만 원 대 그림이 나의 것! '미술 공동구매'의 시대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미술품 거래 시장에 MZ세대도 뛰어들었습니다. MZ세대가 돈이 어디서 나서 미술품을 사지?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방법이 있었습니다. 바로 미술품의 소유권을 잘게 쪼개서 공동구매하는 방식인데요. 작품을 함께 구매해 소유권을 나눈 다음 가치가 상승하면 그만큼의 수익을 얻는 방법으로 최근 청년 투자자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키워드는 '소액'입니다. 신한은행 애플리케이션 '쏠'에서 서비스 중인 공동구매 플랫폼 '소투'는 최소 투자금액이 1천 원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요. 지난 16일에는 이왈종 작가의 '제주 생활의 중도'가 총 9만 조각으로 나눠져 공동구매 시장에 나왔습니다. 목표 금액인 9천만 원은 약 2분 만에 채워졌고, 각 투자자에게 소유권이 돌아갔습니다.

[출처= 서울옥션]

위에 보시는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 시리즈 중 세 작품도 공동 구매를 진행했는데요. 각 1천500조각으로 나눠진 작품들이 몇십 초 만에 완판 돼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천경자 작가의 '여인의 시', '꽃을 든 여인'을 비롯해 백남준 작가의 작품 등도 소투를 통해 공동 구매가 진행됐습니다.



그럼 수익률은 어땠을까요? 김창열 작가의 '물방울' 시리즈 아홉 작품은 지난 17일 열린 경매에서 모두 판매됐습니다. 낙찰 총액은 14억6천200만 원으로 공동 구매에 참여한 한 투자자에게 149.2%의 수익을 안겼습니다. 가장 수익률이 높았던 작품은 천경자 작가의 '여인의 시'로 211.5%를 기록했습니다. 이 외 작품들도 다른 컬렉터에게 판매되며 평균 30% 이상의 수익을 남겼습니다.

좋아하는 가수 응원하고 '저작권료'까지 나눠 받는 방법


음악 저작권 투자시장도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저작권 지분을 구매해 정기적으로 저작권료를 받거나 주식처럼 자유롭게 거래하는 플랫폼이 생겼기 때문인데요. 그중 음악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는 현재 약 30만 명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고, 2030 고객이 70%를 차지할 만큼 MZ세대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키워드는 '역주행'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을 들 수 있는데요. 2017년 3월 발표된 이 곡의 저작권은 지난해 12월부터 평균 낙찰가 2만3천900원 에 판매됐지만 최근 한 유튜브 영상이 화제를 모으면서 주요 음원차트 1위, 음악방송 1위로 올라섰고 저작권 거래 가격과 음원 배당 수익도 치솟았습니다. 이달 12일에는 거래 가격이 31만 원까지 올랐고 이후에도 20만 원 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라붐의 '두바둡'도 역주행 열풍에 올라섰습니다. 이 곡 또한 4년 전인 2017년 7월 발표됐지만 최근 유튜브와 커뮤니티 등에서 이목을 끌며 고공행진 중에 있는데요. 저작권 역시 평균 3만 원 선에서 거래되다가 이달 19일에는 15만6천 원까지 올랐습니다.

이에 투자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음원을 응원차 구입하는 것은 물론 역주행의 가능성이 보이는 곡, 또는 저평가된 명곡을 찾아내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또한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1990년대 노래에 집중 투자하는 움직임도 생겨났습니다.

수익률 1만%의 기적...'리셀'과 '래플'이 대세
[출처= 벤앤제리스]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입해 웃돈을 받고 되파는 '리셀'도 MZ세대의 대표 투자 방법 중 하나입니다. 블록 장난감을 이용한 '레테크'부터 스니커즈를 거래하는 '슈테크' 등 리셀 테크가 등장한 지는 오래이지만 최근 20~30대 청년들이 재테크에 관심을 가지면서 다시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키워드는 '가치'입니다. 소량만 판매해 희소성이 높거나 유명인이 직접 사용, 또는 기존 상품과 다른 점이 많아 가치가 상승한 경우 가격도 월등히 오르기 때문입니다. 10~15만 원 선의 스니커즈가 몇 백만 원의 가치를 갖는 것은 흔한 사례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수량이 한정된 제품에 대한 구매 자격을 무작위 추첨을 통해 부여하는 '래플'도 새로운 소비 방식으로 떠올랐습니다.

기업 주요 타깃 된 MZ세대, 전용 공간 투자도 화끈하게
[출처= 현대백화점]

이러한 움직임에 기업도 응답했습니다.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거나 전용 공간을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데요.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 오픈한 더 현대 서울에 MZ세대를 위한 스니커즈 리셀 숍 'BGZT(번개장터) 랩'을 선보였습니다.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으로 나와 리셀 테크를 할 수 있는 장이 생긴셈인데요. 이곳에는 300족 이상의 한정판 스니커즈가 전시돼 있어 물건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거나 즉석에서 거래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롯데쇼핑도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를 인수해 리셀 시장에 진출할 것을 알렸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백화점 및 마트에 오프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이 세워지거나 리셀 전문 쇼핑몰이 들어설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습니다.

피카프로젝트는 현재 서비스 중인 미술 공동구매 서비스와 더불어 토큰화된 작품을 판매하는 '디파인 아트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미술품을 토큰 마켓에서 거래할 수도 있고 아티스트가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도 가치를 부여할 예정입니다.

좋아하는 만큼 알고 아는 만큼 행동하는 MZ세대의 움직임에 투자 시장, 더 나아가 유통과 IT업계에서도 계속해서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보입니다. 

구성: 황인솔 콘텐츠 에디터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