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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인사이드] 학폭 논란에 실적까지 부진한 흥국생명…결국 대표도 교체

SBS Biz 이광호
입력2021.03.24 14:23
수정2021.03.24 19:00

[앵커]

코로나19는 어떤 기업에게는 큰 위기가, 또 어떤 기업에게는 반대로 기회가 됐습니다. 

이러한 모습이 극단적으로 드러난 곳 중 하나가 보험업계인데요. 

어떤 보험사는 적자를 줄이고 보험 상품 판매 증대에 성공한 반면, 반대로 실적이 곤두박질치며 크게 휘청인 보험사도 있다고 합니다.

위기에 빠진 대표적인 보험사, 바로 흥국생명이라고 하는데요. 

흥국생명 상황이 어떤지, 이광호 라이브데스크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코로나19 상황에서 생명보험사가 이익을 봤던 건 저축성 보험 판매가 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의 저축성 보험 누적 신계약은 19조 1,000억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18조원을 뛰어넘었습니다.

특히 설계사를 통한 영업 등 전통적인 사업망이 코로나19로 부진해진 상황에서 은행 창구를 통한 보험 판매, 소위 방카슈랑스가 활성화됐습니다.

하지만 모든 보험사가 이런 수혜를 받은 건 아니었습니다. 

대표적인 두 곳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2019년 1조원에 못 미치던 순이익을 지난해 1조2천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야기할 흥국생명은 900억원대에서 400억원대로 순이익이 절반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흥국생명은 저축성 보험의 판매가 장기적으로 보험사 건전성에 좋지 않아 보장성 보험 위주로 체질 개선을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이외에도 흥국생명이 해결해야 할 악재가  한두 개가 아닙니다. 

[앵커]

일단 흥국생명을 둘러싼 여러 악재들 짚어보기 전에  이 얘기를 안 꺼낼 수 없습니다.

최근 큰 화제가 된 이슈였었죠. 

일반인도 많이 알고 있는 흥국생명 배구단에서 시작된 스포츠계 학폭 문제인데요. 

지금은 스포츠계를 넘어 사회 문제가 됐지만, 이 문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을 꼽자면 역시나 흥국생명일 겁니다. 

이광호 라이브데스크와 이 내용부터 짚어보겠습니다.

학폭 이야기를 꺼낸 김에 아예 이쪽부터 짚어보죠.

학폭 이미지를 털어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들었는데, 흥국생명 상황이 정확히 어떻습니까?

[기자]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서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습니다. 

자사 암보험의 새 광고를 내면서 모델을 교체하는 등 분위기 전환을 일단 시도했고요. 

그리고 이달 들어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진행하는 '어린이 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에 대표이사 내정자가 참석했고, 금융사들이 대거 진행하고 있는 '금융소비자 보호 실천 결의대회'도 열었습니다.

[앵커]

물론 이번 학폭 사건이 보험사 이미지에 타격이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당 보험사가 이 부분을 꼭 잘못한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와는 별개의 논란이 또 있다고요?  

[기자]

그렇죠. 

그런데 흥국생명 본사도 논란이 있습니다. 

보험금 부지급, 그러니까 보험금을 주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흥국생명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건수는 228건, 전체 청구된 1만3천여 건의 1.63%였습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얼마 안 되는 것 같지만, 업계 평균이 0.9%입니다. 

같은 기간 청구 건수가 21만 건을 넘어 압도적으로 많았던 라이나생명은 오히려 부지급률이 0.5%에 그쳤습니다.

흥국생명은 회사가 작아 청구 건수 자체가 적어서  조금만 부지급이 생겨도 비율이 크게 뛴다고 해명했는데요. 

하지만 청구 건수가 비슷하게 1만 건대 초반이었던 미래에셋생명이나 AIA생명도 모두 0%대 부지급률을 기록해  흥국생명이 눈에 띄게 좋았습니다. 

[앵커]

흥국생명을 두고 논란이 많은 것 같은데요. 

이런 상황에서 일종의 국면 전환용일까요?

이르면 다음 주 회사 대표이사가 바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흥국생명은 오는 29일 주주총회에서 박춘원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할 계획입니다. 

삼성화재 출신으로 삼성화재손해사정서비스 대표이사를 거쳐 2016년 흥국화재로 합류한 인물인데요. 

요즘 보험업계에서 전임 대표들이 연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흥국생명은 대표 교체를 결정한 겁니다. 

아무래도 최근 경영 실적 문제와 함께 앞서 말씀드린 다양한 논란 때문에 이미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정이 내려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흥국생명이 가라앉은 회사 분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지 봐야겠습니다. 

이광호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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