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거긴 이렇게 허술해?”…LH 땅투기에 금융권 ‘부글’
SBS Biz 안지혜
입력2021.03.12 17:51
수정2021.03.12 18:43
"LH로남불(내가 하면 노후준비, 남이 하면 불법)"
"'한국토지주택공사(LH)'라더니 '한국토지주인공사'였나"
연일 기상천외한 수법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는 LH 임직원의 땅투기 의혹이 숱한 풍자를 낳고 있습니다. 전국민의 분노와 상대적 박탈감을 꾹꾹 눌러담은 표현입니다.
덩달아 금융권 종사자들의 허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왜 우리는 불법투자 못하냐, 나도 부당이익 벌고 싶다'는 아쉬움이 아니라 '부동산 공공기관이 이렇게나 허술했다고?'란 놀라움에서 나오는 분노입니다.
부동산이냐 금융상품이냐의 차이만 있을 뿐, 돈될 만한 정보나 정책 등을 풍문으로라도 미리 알 수 있는 자리인건 매한가지입니다만, 이 세계에선 미공개 정보 이용은 물론이고 투자 자체에 대한 룰이 엄격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정부기관인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과 공무원 행동강령의 적용을 받습니다. 최대 3천만 원까지만 주식투자를 할 수 있고, 거래 내역은 분기별로 의무 신고해야합니다. 4급 이상 간부는 원천적으로 주식 매수 자체가 금지됩니다.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자본시장 파수꾼' 역할을 맡은 금융감독원 역시도 신고한 1개의 증권계좌를 통해 전년 연봉의 50% 이하 금액만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분기당 10번까지만 매매할 수 있어서 '단타 투자'는 언감생심이어서, 의도치 않은 장기투자자들이 많습니다. 지난해 증시 'V자 반등' 축제 속 남몰래 속쓰린 직원이 많았던 이유입니다.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한국거래소는 어떨까요? 매매 횟수가 월별 20회 이내로 더 많긴 하지만 분기별 매매거래 내역 신고의무는 똑같습니다. 특히 코스피·코스닥 시장 관련 부서 직원들은 시장과 연관된 금융투자상품 매매 자체가 불가합니다.
사기업은 좀 다를까 싶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증권사 등 금융회사 역시 거래 금액과 건수에 제한이 있는 건 물론이고 주식 거래시 사내 준법감시인에 거래내역을 주기적으로 보고 해야합니다. 더불어 선행매매 등 불법행위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시도 갈수록 강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종합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창의적 방법을 찾는 임직원이 있을지는 몰라도, 대다수는 높은 장벽 아래 투자를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비교해보면 LH 직원들의 이번 땅투기는 주인 없는 산에 깃발을 꽂는 것 만큼 쉬웠습니다. 희귀수종인 용버들 심기나 '쪼개기', '대토보상' 신공처럼 업무 과정에서 알게된, 일반인은 알기 어려운 감정 평가나 보상 규정을 실전투자에 대놓고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해야 할 상식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오히려 금융권의 상식적인 규제가 오히려 '칭찬할 일'이 된, 이번 LH 사태의 '웃픈' 뒷면입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실적 충격에 30% 폭락한 한미반도체…오너는 자사주 담았다
- 2.삼성전자 노사 극적타결…'12% 성과급' 10년 보장 합의
- 3.스벅 이어 무신사…李 대통령 "사람 탈 쓰고 이럴 수가"
- 4.[단독] 요소수 수급 우려 재점화…1위 롯데정밀도 "분할납부 요청"
- 5."SK하닉 시총이 삼전 추월하는 순간 던져라"…하나證의 경고
- 6."삼전·하닉 얘기하면 가만 안 둘 것"…부장의 살벌한 경고
- 7."7급인데 월급 260만 원"…삼전 성과급에 공무원 박탈감
- 8.파업중지 긴급조정권, 발동 되면 어떻게 되나
- 9."국민연금 월 100만원은 男 얘기"…여성은 '고작'
- 10.李대통령 스타벅스에 일침…"저질 장사치의 막장행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