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까’페] 63조 청약 증거금에도 증권사 이벤트 시큰둥, 왜?
SBS Biz 김성훈
입력2021.03.11 15:09
수정2021.03.11 15:35
"청약 증거금으로 주식 투자하시면 10만원 드립니다"
"펀드 투자하시면 백화점 상품권이랑 경품으로 태블릿도 줍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어로 꼽히는 기업의 일반 공모 청약 광풍이 한 차례 휩쓸고 가면, 이처럼 청약을 주선한 증권사들은 각종 이벤트를 벌이거나 특별판매 금융상품을 쏟아냅니다.
새로 주식 계좌를 튼 신규 고객의 발길을 잡고, 청약을 위해 돈을 더 맡긴 기존 고객의 투자금도 묶어 두기 위함인데요.
하지만 각종 신기록을 세운 이번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주 청약을 두고서는 분위기가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왜 그런 걸까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주 청약 모습.(자료=NH투자증권)]
청약 환불금도 역대 최대지만…증권사 6곳 중 2곳만 이벤트 계획
지난 9일과 10일 진행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청약에는 청약 증거금으로 단 이틀 새 63조6000억원에 뭉칫돈이 몰렸습니다.
역대 가장 뜨거운 청약 열기 속에 증거금 규모 역시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회사가 일반청약자를 통해 끌어 모으려고 계획한 공모 금액이 3794억원인 점을 고려할 때, 증권사들이 돌려줄 청약 환불금 규모도 63조원이 넘습니다.
증권사들의 구미를 당길 엄청난 유동자금인데요.
하지만 당장 환불일(12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증권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이번 청약을 주선한 6곳의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 2곳만이 증권 계좌에서 환불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재투자 이벤트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SK증권의 경우 오는 15일부터~19일까지 다음주 5일간 이번 청약을 위해 신규 계좌를 만든 고객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환불금으로 공모주 펀드나 채권에 가입할 경우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합니다.
다만 투자금액 1000만원당 1만원권의 상품권이 주어지고, 또 지점을 방문해 계좌를 만든 고객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계좌를 개설한 경우는 제외됩니다.
한국투자증권 측도 "한정된 고객을 대상으로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금을 지급하거나 게임기나 태블릿 등 각종 경품을 주며 증권사들이 경쟁을 벌이던 예전 모습과는 차이가 있는 상황입니다.
균등 배정·중복 청약에 '깡통계좌'만…"남의 고객 좋은 일해서 뭐해"
증권사들은 대체로 올해 도입된 '균등 배정' 방식과 중복 청약이 가능한 점 때문에 이벤트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는 반응입니다.
균등 배정 방식에선 전체 공모 물량의 절반은 최소 청약 신청 금액만 맞추게 되면, 청약건수가 배정된 주식수를 초과하지 않는 한 청약 참여자들에게 적어도 1주씩 공모주가 돌아갑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공모가 6만5000원을 기준으로 최소 단위 공모주 수는 10주였는데, 공모가의 50%인 증거금, 그러니까 32만5000원만 내면 됐습니다.
또 중복 신청이 가능하다 보니, 6곳의 증권사에 각각 계좌를 만들고 청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많게는 수 천 만원을 증거금으로 걸어야 했던 비례 배정 방식보다 진입장벽은 낮았고, 또 여러 계좌를 만드는데 따른 부담도 적었습니다.
여기에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서도 간편 본인인증만으로 계좌를 만들 수 있다보니, 가족 명의까지 동원해 청약에 나선 이들도 많았습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청약을 위해 깡통계좌를 만드는 게 유행같았다"면서 "이벤트라는 게 고객 유치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선지불하는 건데, 경쟁 증권사 고객이 잠깐 들렸다 가는 건데, 혜택을 줘서 뭐하냐"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빅히트나 카카오게임즈 청약 당시 진행했던 이벤트가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일종의 학습효과도 작용했습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이벤트가 효과적이었다는 얘기가 없었다"면서, "혜택만 빼먹고 나가는 고객이 많다 보니, 이번에는 이벤트를 준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맘 때 쯤이면, 은행권에서도 환불금으로 이자 수익이라도 노리려는 고객층을 겨냥해 잠시만 돈을 넣어도 높은 이자를 주는 수시입출식예금(MMDA), 일명 '파킹통장'을 내놓은 경우가 많은데, 마찬가지로 조용합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대형 청약을 몇 차례 겪으면서 은행들도 돈이 어차피 나갔다 금방 들어온다고 깨달으면서 굳이 이자를 많이 줄 필요가 있냐는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펀드 투자하시면 백화점 상품권이랑 경품으로 태블릿도 줍니다"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어로 꼽히는 기업의 일반 공모 청약 광풍이 한 차례 휩쓸고 가면, 이처럼 청약을 주선한 증권사들은 각종 이벤트를 벌이거나 특별판매 금융상품을 쏟아냅니다.
새로 주식 계좌를 튼 신규 고객의 발길을 잡고, 청약을 위해 돈을 더 맡긴 기존 고객의 투자금도 묶어 두기 위함인데요.
하지만 각종 신기록을 세운 이번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주 청약을 두고서는 분위기가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왜 그런 걸까요?
청약 환불금도 역대 최대지만…증권사 6곳 중 2곳만 이벤트 계획
지난 9일과 10일 진행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청약에는 청약 증거금으로 단 이틀 새 63조6000억원에 뭉칫돈이 몰렸습니다.
역대 가장 뜨거운 청약 열기 속에 증거금 규모 역시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회사가 일반청약자를 통해 끌어 모으려고 계획한 공모 금액이 3794억원인 점을 고려할 때, 증권사들이 돌려줄 청약 환불금 규모도 63조원이 넘습니다.
증권사들의 구미를 당길 엄청난 유동자금인데요.
하지만 당장 환불일(12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증권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이번 청약을 주선한 6곳의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 2곳만이 증권 계좌에서 환불금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재투자 이벤트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SK증권의 경우 오는 15일부터~19일까지 다음주 5일간 이번 청약을 위해 신규 계좌를 만든 고객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환불금으로 공모주 펀드나 채권에 가입할 경우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합니다.
다만 투자금액 1000만원당 1만원권의 상품권이 주어지고, 또 지점을 방문해 계좌를 만든 고객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 계좌를 개설한 경우는 제외됩니다.
한국투자증권 측도 "한정된 고객을 대상으로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금을 지급하거나 게임기나 태블릿 등 각종 경품을 주며 증권사들이 경쟁을 벌이던 예전 모습과는 차이가 있는 상황입니다.
균등 배정·중복 청약에 '깡통계좌'만…"남의 고객 좋은 일해서 뭐해"
증권사들은 대체로 올해 도입된 '균등 배정' 방식과 중복 청약이 가능한 점 때문에 이벤트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는 반응입니다.
균등 배정 방식에선 전체 공모 물량의 절반은 최소 청약 신청 금액만 맞추게 되면, 청약건수가 배정된 주식수를 초과하지 않는 한 청약 참여자들에게 적어도 1주씩 공모주가 돌아갑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경우 공모가 6만5000원을 기준으로 최소 단위 공모주 수는 10주였는데, 공모가의 50%인 증거금, 그러니까 32만5000원만 내면 됐습니다.
또 중복 신청이 가능하다 보니, 6곳의 증권사에 각각 계좌를 만들고 청약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많게는 수 천 만원을 증거금으로 걸어야 했던 비례 배정 방식보다 진입장벽은 낮았고, 또 여러 계좌를 만드는데 따른 부담도 적었습니다.
여기에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해서도 간편 본인인증만으로 계좌를 만들 수 있다보니, 가족 명의까지 동원해 청약에 나선 이들도 많았습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청약을 위해 깡통계좌를 만드는 게 유행같았다"면서 "이벤트라는 게 고객 유치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선지불하는 건데, 경쟁 증권사 고객이 잠깐 들렸다 가는 건데, 혜택을 줘서 뭐하냐"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빅히트나 카카오게임즈 청약 당시 진행했던 이벤트가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일종의 학습효과도 작용했습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이벤트가 효과적이었다는 얘기가 없었다"면서, "혜택만 빼먹고 나가는 고객이 많다 보니, 이번에는 이벤트를 준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맘 때 쯤이면, 은행권에서도 환불금으로 이자 수익이라도 노리려는 고객층을 겨냥해 잠시만 돈을 넣어도 높은 이자를 주는 수시입출식예금(MMDA), 일명 '파킹통장'을 내놓은 경우가 많은데, 마찬가지로 조용합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대형 청약을 몇 차례 겪으면서 은행들도 돈이 어차피 나갔다 금방 들어온다고 깨달으면서 굳이 이자를 많이 줄 필요가 있냐는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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