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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결자산 10억 달러 받기로”…이란이 선수 친 이유는?

SBS Biz 윤지혜
입력2021.02.24 06:13
수정2021.02.24 07:38

[앵커]

이란 정부가 미국의 제재로 우리나라에 동결된 원유 수출 대금 70억 달러 중 약 10억 달러를 우선 돌려받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미국과 협의할 사안으로,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는 입장인데요

이 상황,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건지 윤지혜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이란과 우리 정부 발표가 다소 엇갈리는 것 같은데, 어떤 상황인지 먼저 전해주시죠.

[기자]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정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한국이 미국의 제재로 한국의 은행에서 출금이 동결된 이란 자산을 풀어주는 데 동의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첫 번째 조치로 이란 중앙은행의 자산 10억 달러를 돌려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우리나라에 동결된 이란 자금이 70억 달러 정도인 거죠?

[기자]

네, 전날 이란 측이 우리 측 주이란대사를 만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까지 협의가 됐다"라는 의미로 브리핑을 한 것으로 보이고요.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기본적인 의견 접근은 있었지만 이란 대변인이 언급한 10억 달러라는 금액에 대해서도 정해진 게 없고, 미국과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걸 이란이 모를 리가 없는데, 속내가 뭘까요?

[기자]

이란이 '이란 핵협정'(JCPOA) 복귀를 둘러싸고 미국과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데요. 

이 과정 속에서 동결자금 문제를 부각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또 이란 내부 강경파를 달래기 위한 발표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곧바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한국 등과의 자산 동결 해제 합의를 언급하며, 경제 전쟁 승리의 조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미국과 이란의 기 싸움 사이에서 우리가 계속 이렇게 끌려다닐 수는 없지 않습니까.

이 문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결국,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 복원 여부가 동결자금 문제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데요. 

미국은 핵 합의 강화와 연장을 위해 현재 이란과 기 싸움을 하는 상황인데, 이란으로부터 원하는 반응을 얻지 않는 한 동결자금을 비롯한 제재 문제에서 미국이 먼저 유연한 입장을 보이기 쉽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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