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삼성생명, 당국-총수 사이 ‘줄타기 배당’
SBS Biz 이광호
입력2021.02.10 14:24
수정2021.02.10 16:57
[앵커]
최근 금융권에서는 배당이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입니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 불러다 놓고 '돈 많이 벌었다고 배당 많이 해주지 마라' 이렇게 대놓고 배당 자제령을 내렸죠.
보험사들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얼마 전 보험사 임원들을 불러 역시 배당을 자제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정부 영향력이 강한 금융업 특성 상 금융사 배당이 이후 줄줄이 쪼그라들었는데, 삼성생명의 행보가 다소 독특합니다.
금융당국과 그룹 총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배당 행보를 보여서인데요.
먼저, 이광호 라이브데스크가 삼성생명이 보인 배당 행보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삼성생명은 지난해 주당 2,500원의 현금 결산 배당을 결정했습니다.
2019년 배당성향을 48.7%까지 끌어올렸던 삼성생명이지만, 1년 만에 35.5%로 떨어졌습니다.
삼성생명은 2019년 반기 실적 발표 당시 배당성향을 점진적으로 50%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1년 반 만에 되레 배당을 낮춘 겁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에게 3년 평균 배당 성향 수준을 유지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보시는 것처럼 실제 삼성생명의 배당이 이와 거의 비슷합니다.
그런데, 배당성향이 10%포인트 넘게 떨어진 것과 달리 배당금 자체는 그렇게 많이 줄지 않았습니다.
주당 2,650원에서 2,500원, 150원 줄어드는 데 그쳤고요.
배당총액도 4천억원대 중반으로 1년 전보다 5.7% 정도 줄었습니다.
[앵커]
국내 1위 생명보험사 삼성생명에서 배당금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 바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입니다.
삼성생명 지분 20.7%를 갖고 있어 1000억 원 넘는 배당금을 받는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유가족들이 정부에 최대주주변경을 미뤄달라고 요청해 놔서 지분이 어디로 향할지 아직 안 정해졌습니다.
관련 내용,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삼성생명 배당이 왜 줄지 않은 건지 이 부분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네, 실적 덕분입니다.
배당성향은 회사의 당기순이익에 대비해 얼마나 배당을 많이 주느냐, 그 비율을 뜻하는 것이거든요.
순이익 1조원을 올린 회사가 100%를 배당으로 지급하는 것과 5조원을 올린 회사가 20%를 지급하는 게 배당액으로는 같다는 뜻이죠.
그런데 삼성생명의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은 1조 3,705억원으로 2019년에 비해 30.3%나 급증했습니다.
결국 순이익으로 봤을 때 배당금 지급 비율을 많이 떨어뜨렸어도 배당금 규모는 비슷하게 나온 겁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삼성생명이 그냥 금융당국의 주문에 충실히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지 않나요?
왜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인 고 이건희 회장이 관심이 쏠리는 겁니까?
[기자]
네, 삼성전자의 움직임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특별배당으로만 주당 1,578원을 결정해 기존 결산 배당금 354원과 합쳐 주당 1,932원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당장 이 배당만으로도 총수일가가 6천억원 넘는 배당금을 받게 되지만, 삼성전자 지분 8.51% 보유한 2대 주주 삼성생명도 배당금 9,800억원 가량을 받게 됩니다.
이건 올 1분기 당기순이익에 반영되는데, 앞서 삼성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이 1조2천억원 가량이라고 말씀드렸죠.
상당한 비중인 셈입니다.
결국 삼성생명은 내년에도 비슷한 배당 성향을 유지하면서도 더 많은 배당을 줄 수 있게 된 겁니다.
[앵커]
바로 이 배당금이 상속 재원으로 쓰일 수 있다는 건데,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을 높인 게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8년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매각으로 반영된 이익이 7,500억원에 달해 2년에 나눠서 배당금을 줬거든요.
배당금은 2018년과 2019년 나눠서 지급됐고, 2019년 당시 배당금에서 이 매각 이익을 제외하면 주당 배당금은 1,990원이었습니다.
오히려 최근 결정된 주당 2,500원은 2019년에 비해 더 오른 셈이죠.
[앵커]
그리고, 앞서 이 라데가 말한 것처럼 올 연말 상황도 이미 대비를 한 거겠죠?
[기자]
네, 금융당국이 배당을 막는 이유는 IFRS17이라는 새 회계 제도가 2년 뒤부터 보험사에 도입되는데 여기에 대비하려면 회사가 돈을 더 많이 쌓아 놔야 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생명 입장에선 올해도 실적이 좋을 거란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1분기부터 삼성전자의 막대한 배당금으로 실적을 쌓아 놓을 수 있게 된 겁니다.
물론, 금융당국이 삼성전자 배당을 놓고 지적할 수 없다는 점도 이같은 일련의 결정에 한몫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고 이건희 회장의 주식 상속세가 11조원이 넘는다고 했을 때는 저걸 어떻게 마련하나 했는데, 배당이 중요한 고리로 떠오르는 모습입니다.
삼성생명의 이런 행보, 결국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배당이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입니다.
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 불러다 놓고 '돈 많이 벌었다고 배당 많이 해주지 마라' 이렇게 대놓고 배당 자제령을 내렸죠.
보험사들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얼마 전 보험사 임원들을 불러 역시 배당을 자제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정부 영향력이 강한 금융업 특성 상 금융사 배당이 이후 줄줄이 쪼그라들었는데, 삼성생명의 행보가 다소 독특합니다.
금융당국과 그룹 총수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배당 행보를 보여서인데요.
먼저, 이광호 라이브데스크가 삼성생명이 보인 배당 행보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삼성생명은 지난해 주당 2,500원의 현금 결산 배당을 결정했습니다.
2019년 배당성향을 48.7%까지 끌어올렸던 삼성생명이지만, 1년 만에 35.5%로 떨어졌습니다.
삼성생명은 2019년 반기 실적 발표 당시 배당성향을 점진적으로 50%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1년 반 만에 되레 배당을 낮춘 겁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에게 3년 평균 배당 성향 수준을 유지하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보시는 것처럼 실제 삼성생명의 배당이 이와 거의 비슷합니다.
그런데, 배당성향이 10%포인트 넘게 떨어진 것과 달리 배당금 자체는 그렇게 많이 줄지 않았습니다.
주당 2,650원에서 2,500원, 150원 줄어드는 데 그쳤고요.
배당총액도 4천억원대 중반으로 1년 전보다 5.7% 정도 줄었습니다.
[앵커]
국내 1위 생명보험사 삼성생명에서 배당금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 바로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입니다.
삼성생명 지분 20.7%를 갖고 있어 1000억 원 넘는 배당금을 받는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유가족들이 정부에 최대주주변경을 미뤄달라고 요청해 놔서 지분이 어디로 향할지 아직 안 정해졌습니다.
관련 내용, 조금 더 깊게 들어가 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삼성생명 배당이 왜 줄지 않은 건지 이 부분부터 짚어주시죠.
[기자]
네, 실적 덕분입니다.
배당성향은 회사의 당기순이익에 대비해 얼마나 배당을 많이 주느냐, 그 비율을 뜻하는 것이거든요.
순이익 1조원을 올린 회사가 100%를 배당으로 지급하는 것과 5조원을 올린 회사가 20%를 지급하는 게 배당액으로는 같다는 뜻이죠.
그런데 삼성생명의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은 1조 3,705억원으로 2019년에 비해 30.3%나 급증했습니다.
결국 순이익으로 봤을 때 배당금 지급 비율을 많이 떨어뜨렸어도 배당금 규모는 비슷하게 나온 겁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삼성생명이 그냥 금융당국의 주문에 충실히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지 않나요?
왜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인 고 이건희 회장이 관심이 쏠리는 겁니까?
[기자]
네, 삼성전자의 움직임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특별배당으로만 주당 1,578원을 결정해 기존 결산 배당금 354원과 합쳐 주당 1,932원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당장 이 배당만으로도 총수일가가 6천억원 넘는 배당금을 받게 되지만, 삼성전자 지분 8.51% 보유한 2대 주주 삼성생명도 배당금 9,800억원 가량을 받게 됩니다.
이건 올 1분기 당기순이익에 반영되는데, 앞서 삼성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이 1조2천억원 가량이라고 말씀드렸죠.
상당한 비중인 셈입니다.
결국 삼성생명은 내년에도 비슷한 배당 성향을 유지하면서도 더 많은 배당을 줄 수 있게 된 겁니다.
[앵커]
바로 이 배당금이 상속 재원으로 쓰일 수 있다는 건데,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을 높인 게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8년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매각으로 반영된 이익이 7,500억원에 달해 2년에 나눠서 배당금을 줬거든요.
배당금은 2018년과 2019년 나눠서 지급됐고, 2019년 당시 배당금에서 이 매각 이익을 제외하면 주당 배당금은 1,990원이었습니다.
오히려 최근 결정된 주당 2,500원은 2019년에 비해 더 오른 셈이죠.
[앵커]
그리고, 앞서 이 라데가 말한 것처럼 올 연말 상황도 이미 대비를 한 거겠죠?
[기자]
네, 금융당국이 배당을 막는 이유는 IFRS17이라는 새 회계 제도가 2년 뒤부터 보험사에 도입되는데 여기에 대비하려면 회사가 돈을 더 많이 쌓아 놔야 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생명 입장에선 올해도 실적이 좋을 거란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1분기부터 삼성전자의 막대한 배당금으로 실적을 쌓아 놓을 수 있게 된 겁니다.
물론, 금융당국이 삼성전자 배당을 놓고 지적할 수 없다는 점도 이같은 일련의 결정에 한몫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고 이건희 회장의 주식 상속세가 11조원이 넘는다고 했을 때는 저걸 어떻게 마련하나 했는데, 배당이 중요한 고리로 떠오르는 모습입니다.
삼성생명의 이런 행보, 결국 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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