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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의 승리?....공매도 5월 재개] 미국 개미의 반란...우리는?

SBS Biz 최나리
입력2021.02.05 17:14
수정2021.02.06 10:15

■ 취재파일

미국에서는 이 공매도 시장에서 헤지펀드 등 기관과 개인이 그야말로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공매도 전쟁이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이 부분 짚어 보겠습니다. 

미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까? 

▷[김창섭 / 기자]
게임스톱이라는 회사 주식에 대한 공매도를 놓고 개인과 헤지펀드 등 기관 세력이 맞붙고 있습니다. 

▶[송태희 / 앵커]
게임스톱은 어떤 회사입니까?

▷[김창섭 / 기자]
쇠퇴의 길을 걷던 미국의 비디오게임 소매업체입니다.

그런데 지난달 임원진을 교체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폭등했습니다. 

이때 헤지펀드 등 기관들은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고 판단하고 하락 배팅, 즉 공매도에 나섭니다. 

그러자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송태희 / 앵커]
어떤 현상이죠?

▷[김창섭 / 기자]
미국의 개인투자자들, 이른바 '로빈후드'가 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뭉친 겁니다. 

이들은 하락 베팅한 헤지펀드 등에 맞서 게임스톱 주식을 마구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송태희 / 앵커]
결과는 어떻게 됐나요?

▷[김창섭 / 기자]
초기에는 주가가 급등했다가 최근에는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미국 개미들의 집단 매입이 있었던 지난달 27일에는 주가가 하루에만 134%가 뛰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하루에 40%, 60% 하락하고 또 반등하는 현상이 반복됐습니다.

그러니까 게임스톱 공매도를 둘러싼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송태희 / 앵커]
하락에 배팅했던 기관들은 큰 손해를 봤겠군요? 

▷[김창섭 / 기자]
그렇습니다.

한 헤지펀드는 운용자산이 1월 한 달간 반 토막이 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CNBC는 게임스톱 공매도 세력이 지난달에만 약 22조 원을 손해 본 것으로 보도했습니다.

일부 공매도 세력은 앞으로 공매도를 안 하겠다며 백기 투항했습니다.

하지만 버티기에 들어간 펀드들도 있어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합니다.

그럼에도 미국에서는 이번 사건이 개인들이 헤지펀드 등 공매도 세력에 대항한 일종의 혁명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송태희 / 앵커]
혁명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배경은 뭐죠?  

▷[김창섭 / 기자]
우리나라처럼 미국에서도 ‘공매도’는 개인들에게 불리하고 헤지펀드 등 기관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는데요.

미국 개미, 즉 로빈후드 등이 집단적으로 맞서서 일부 헤지펀드의 백기 투항을 끌어내는 성과를 냈습니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50년에 걸친 시장 민주화의 정점’이라고 표현했는데요.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이경민 /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 한국도 그렇듯이, 글로벌 전반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졌다. 공매도 세력에 대한 반감, 그리고 그 사항에서의 개인투자자들의 결집력, 이런 부분들은 또 의미가 있다.]

▶[송태희 / 앵커]
게임스톱 사태가 우리 투자자들에게도 영향 주고 있다고요? 

▷[김창섭 / 기자]
네. 국내 투자자들, 일명 서학개미들이 게임스톱 주식을 대량 매수했는데요.

지난달 29일 결제금액이 약 1억 4천만 달러로, 테슬라 결제액을 넘겼습니다.

서학개미도 게임스톱 사태에 참전한 겁니다. 하지만 이후 게임스톱 주식이 하락하면서 일부 서학개미가 큰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태희 / 앵커]
명분이야 어찌 됐든 미국에서 기관과 개인이 일종의 머니게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군요. 

최나리 기자, 우리도 공매도가 재개되면 미국의 게임스톱처럼 공매도 전쟁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최나리 / 기자]
네, ‘한국판 게임스톱’, 충분히 가능합니다. 벌써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는데요. 최근 거리에서 ‘공매도 폐지’ 문구를 단 노란 버스 본 적 있으신가요?

▶[송태희/ 앵커]
사진으로 봤습니다.

▷[최나리 / 기자]
개미 투자자의 연합 단체를 표방하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이른바 한투연이 마련한 것입니다.

한투연은 정부의 5월 재개 방침에 대해 한편으로는 공매도 폐지 운동을 하면서, 실제 재개될 경우 공매도 세력과 대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의정 / 한국 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 (5월 공매도 재개로) 집중적으로 피해를 보는 종목이 나타난다면 즉시 대응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주식시장에서 과거와 달리 커진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을 보여줍니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개인투자자들의 자금력, 굉장히 높은 수준으로 올라왔고요. SNS 등을 통해 조직적인 행동을 만들어 내는 것도 예전에는 관찰할 수 없는 수준의, 변화의 모습들이 이미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송태희 / 앵커]
공매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반발, 뿌리가 깊어 보이는군요. 

김창섭 기자가 그런 개인투자자를 직접 만나봤다고요? 

▷[김창섭 / 기자]
네, 공매도에 대한 분노가 매우 컸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10여 년간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있었던 주요 원인으로 공매도를 지목했는데요.

얘기 들어보시죠.

[개인투자자 A씨 : 나스닥은 우리나라가 280% 올라갔을 때 적어도 한 8.5배 정도 올라갔습니다. 공매도가 100조 원의 수익을 올리면, 100조 원의 손실은 개인투자자들에게서 나가는 돈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정말 피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개인투자자들에 대한 공매도의 불신, 나아가 대항하겠다는 움직임은 이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공매도 잔고가 가장 많은 셀트리온의 주가가 오르기도 한 겁니다.

▶[송태희 / 앵커]
국내에서 5월 공매도가 재개되고, 기관과 개인 간 공매도 전쟁 벌어진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최나리 / 기자]
미국의 게임스톱 같은 공매도 전쟁, 발생하더라도 미국에 비해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 상승 속도나 폭, 모두 미국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거든요.

미국과 달리 한국은 상하한가 제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단기간에 못 버티는 쪽 즉 백기 투항하는 쪽이 나오기 힘든 구조입니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 하루에 오를 수 있는 폭이 30%란 말이에요. 미국은 상한가 제도가 없기 때문에 하루에 200% 이렇게도 주가 폭등이 관찰됐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너무 상한가 행진이 계속해서 오랫동안 이어지면 보통은 시장 안정화 조치들이 나오는 경우들이 오히려 일반적이거든요.]

다만 미래 가치가 있는 종목이라면 개인 투자자들의 일시적인 승리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김득의 / 금융정의연대 대표 : 만약 한국이 셀트리온 하나 좌표 찍고 들어가면 게임스톱처럼 될 거예요. 리고 이길 가능성도 있어요. 왜냐면 개인 자금이 풍부해졌지 않습니까? 셀트리온 같은 경우는 종목도 호재성이 있지 않습니까? 충분히 주가는 갈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보고 있고.]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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