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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에 中 반도체 사재기…“기술 자립 10년 더 걸려” [장가희 기자의 뉴스픽]

SBS Biz 장가희
입력2021.02.04 06:24
수정2021.02.04 07:21

[앵커]

기자가 콕 짚어 전하는 뉴스, 뉴스픽입니다.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반도체와 생산 장비가 1년 전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미국이 중국 기술 기업을 강하게 옥죄면서 비축분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4일)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을 장가희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중국의 반도체 수입량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늘었나요?

[기자]

대만, 일본, 우리나라 등 많은 국가에서 사들였는데요. 

지난해 반도체 수입은 1년 전보다 14% 늘었고, 생산 장비는 20% 급증했습니다. 

특히 반도체 수입량은 3,800억 달러로 우리 돈 약 423조에 달하는데요. 

이는 지난해 중국의 전체 수입액 중 18%를 차지하는 수준입니다. 

[앵커]

중국이 반도체를 대량 수입한 건 미국 제재 영향이 크죠?

[기자]

네, 제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 화웨이인데요.

화웨이는 지난 2019년 5월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올랐죠. 

화웨이 장비가 미국에서 스파이 행위에 이용된다는 게 이유였는데요. 

지난해 미국의 수출규제가 본격화되면서 화웨이는 미국 기술이 포함된 반도체와 기술 장비 조달이 어려워졌습니다.
 
미국은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 SMIC도 블랙리스트에 올려 첨단 장비 공급을 차단했습니다.

[앵커]

중국 입장에서는 기술 자립이 급선무일 텐데, 현재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중국 정부는 2014년부터 최근까지 약 170조 원을 투입해 반도체 자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직접 투자는 물론 세제 혜택으로 반도체 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 중인데요.

빠른 성장을 위해 연봉의 3배가량을 제시하면서 국내외 반도체 인력을 영입하려는 시도도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곧 기술이다 보니 인력 이탈 과정에서 반도체 기술 유출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현재 중국의 기술력은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아직 중국의 반도체 산업 수준은 미국이나 우리나라, 대만과는 격차가 큽니다. 

파운드리 업계에서 세계 1, 2위인 TSMC나 삼성전자는 이미 5㎚ 미세공정 반도체를 양산하고 있지만, 중국은 올해 12㎚ 양산을 추진하는 단계입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또, 미국의 핵심장비를 사지 못하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그런데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정부도 대중국 강경노선을 이어가고 있다는 거잖아요?

[기자]

네, 대중국 정책이 유화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적은데요.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최근 화웨이 장비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면서 동맹을 통해 중국을 배제하는 전략을 펼칠 것을 예고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래 경제 패권을 둘러싼 미·중 기술 냉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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