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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뱅킹 앞둔 저축은행 “고객 잡아라”…위기일까 기회일까

SBS Biz 오정인
입력2021.02.01 15:23
수정2021.02.01 16:45



이르면 다음달부터 저축은행들도 오픈뱅킹 서비스를 도입합니다.

'오픈뱅킹'이란 하나의 은행 애플리케이션에서 여러 금융 계좌를 연결·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오픈뱅킹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카드사와 증권사 등 2금융권도 도입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저축은행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고객 몰이'에 나서는 분위기입니다.


'저축은행' 하면 '고금리'…예·적금 상품 경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비교적 높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을 운영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과거 5%가 넘는 높은 금리를 제공하던 상품들도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심지어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3년 만기 상품이 1년 만기 상품보다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이른바 '금리 역전' 현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일부 저축은행들은 2% 안팎의 예·적금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자료=하나저축은행)]


지난달 28일 하나저축은행은 최대 연 3% 금리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시작했습니다.

이달 28일까지 한 달간 하나원큐 저축은행 앱을 통해 정기적금을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기본 금리 2%에 우대금리 1%를 추가로 제공합니다.

[(자료=상상인저축은행)]

또 오늘(1일)부터 상상인저축은행은 앱 전용 상품 '뱅뱅뱅 파킹통장 369 정기예금'을 출시했습니다.

기본 금리는 1.6%이며 예치 기간에 따라 ▲3개월 이상 1.7% ▲6개월 이상 1.8% ▲9개월 이상 1.9% 약정 이율이 적용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은 높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이라며 "예전만큼 높은 금리를 제공하긴 어렵지만 금리 2%대 상품 또는 다양한 형태의 파킹통장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더 편하고 쉬운 앱 만들자…자체 앱 '업그레이드'

이처럼 차별화된 상품을 출시하는 곳이 있는 반면 앱 개발에 집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 '사이다뱅크 2.0'을 선보였습니다. 

자체 앱을 출범한 뒤 1년 4개월여 만에 고객 편의 서비스를 늘린 것입니다.

[(자료=SBI저축은행)]

생활비나 데이트 비용을 공동으로 관리할 수 있는 '커플통장서비스'를 비롯해  하나의 입출금 통장으로 생활비, 여행비 등 목적에 맞춰 분리해 보관하는 '통장쪼개기서비스' 등이 탑재됐습니다. 

웰컴저축은행도 올 1분기 안에 '웰뱅 3.0'을 새롭게 선보일 계획입니다. 

기존의 웰뱅 2.0을 개편한 것으로 앱을 보다 더욱 편리하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담길 것으로 보입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에 들어갔습니다.

LG CNS-뱅크웨어글로벌 컨소시엄과 ▲종합여신 시스템 운영 ▲디지털 상담기능 강화한 통합컨택센터 구축 ▲비대면 대출 프로세스 확대 등을 추진합니다.

기존 영업 시스템을 디지털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도 상품이지만 오픈뱅킹은 결국 시중은행을 비롯한 모든 금융사들과의 경쟁"이라며 "자체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개발할지, 이를 통해 얼마나 많은 고객분들이 앱을 이용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고객 유입 효과?…"이탈 현상 적지 않을 듯"

이처럼 저축은행 업계는 상품부터 앱 서비스까지 차별화 방안을 찾는 데 몰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이미 시중은행이 자리잡은 오픈뱅킹 시장에 '후발주자'로 들어서기 때문입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작 시기가 다르다보니 사실상 타이밍을 놓친 상황"이라며 "기회가 될지 위기가 될지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더구나 지금까지 저축은행 고객들은 저축은행중앙회 또는 은행 자체 앱으로 접속했지만, 앞으로는 시중은행 앱을 통해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도 업계가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A저축은행 고객이 B시중은행을 이용 중이라면, 아무래도 더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로 접근이 가능한 B시중은행 앱을 선호할 것"이라며 "어떻게든 저축은행 앱으로 접속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입자는 늘어날 수 있지만, 자체 앱을 통한 직접적인 고객 유입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의미입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저축은행은 1금융권보다 대출 문턱이 낮고, 예·적금 상품도 경쟁력이 있다"면서 "시중은행 앱을 통해 저축은행을 이용하더라도, 반드시 저축은행 앱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요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편리함이 배가 되지만 저축은행 업계의 고심은 점점 깊어지는 분위기입니다. 

다음달 저축은행들의 오픈뱅킹 서비스 도입이 기회가 될지 위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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