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뒤늦고, 의욕도 없는 신사업 진출…롯데카드 속내는?
SBS Biz 이한승
입력2021.01.27 14:35
수정2021.01.27 15:01
[앵커]
기업에 있어서 신사업이란, 위기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입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먼저 시장에 뛰어드는 과감함도 필요한데요.
그런데 롯데카드의 최근 행보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집니다.
경쟁업체들보다 한참 늦게 새로운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데요.
왜 그런 건지 금융부 이한승 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롯데카드가 올해 들어 준비 중인 신사업만 해도 크게 세 가지입니다.
기계나 설비 등을 대여하는 리스업.
흩어진 각종 금융정보를 모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있고요.
고객의 증권계좌를 담보로 주식매입자금을 대출해주는 스탁론도 있습니다.
리스업은 이미 지난 8일 금융감독원에 신규 사업 등록을 마쳤고요.
이르면 올해 상반기, 기계나 설비와 같은 내구재 리스를 시작하고, 향후 자동차 등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스탁론도 다음 달에 상품을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합니다.
마이데이터도 다음 달 예정된 2차 예비허가 심사에 참여할 계획인데요.
그런데 이게, 다른 경쟁업체들은 이미 다 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리스업은 다른 카드사들이 8년 전인 지난 2013년부터 이미 시작한 사업입니다.
7개 전업 카드사 중에서 롯데카드만 유일하게 하지 않다가 이번에 뒤늦게 뛰어든 겁니다.
마이데이터도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가 1차 예비허가를 진행했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이제서야 참여키로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버스 떠난 뒤 손 흔든다'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앵커]
신사업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시장 선점이잖아요?
다들 남들보다 먼저 뛰어들려고 안달인데, 롯데카드는 왜 이렇게 뒤늦게 사업에 뛰어드는 거예요?
[기자]
업황이 안 좋아서 어쩔 수 없다는 게 롯데카드가 든 이유입니다.
올해 카드업계는 3년 만에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논의와 하반기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카드는 겨우 지켜오던 점유율 5위 자리를 우리카드에 내어주고 6위로 내려앉았고요.
소비자 민원도 많습니다.
7개 카드사 중 상위 3개사만 정리해봐도 회원 10만 명당 민원건수가 최상위권이라는 오명을 얻으면서 상품과 서비스 모두에서 경쟁력을 잃은 상태입니다.
어려운 상황인 만큼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자 신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는 것이 롯데카드 측의 설명했습니다.
[앵커]
뒤늦게 뭔가를 하려면 롯데카드 만의 무기가 있어야 될 것 아녜요?
롯데카드가 내세우는 강점은 뭔가요?
[기자]
"우리만의 롯데카드를 만들겠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신년사에서 한 얘기입니다.
뭔가를 차별화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롯데카드 측에 물어봤더니 의외의 대답이 나왔습니다.
들어보시죠.
[롯데카드 관계자 : 카드사는 회원 기반의 영업을 하는 곳이잖아요. 기존에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사업자들과 엄청난 경쟁을 해서 시장을 뺏어온다는 개념은 아닌 것 같아요.]
[앵커]
들어보니까 후발주자로서 경쟁 의지가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겁니까?
[기자]
일각에서는 롯데카드가 신사업에 진출함으로써 '몸값 높이기'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롯데카드에 '롯데'라는 이름이 붙어있어서 롯데그룹 계열사 같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2년여 전만 해도 롯데그룹의 계열사였습니다.
롯데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매각하기로 했고요.
지난 2019년 5월 MBK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와 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매각되면서 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바뀌었습니다.
재매각하려면 인수했을 때보다 몸값을 키워야겠죠.
결국 최근 롯데카드 행보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마이데이터는 조금 늦긴 했어도 뛰어들만 하지 않나요?
[기자]
마이데이터는 금융권의 차세대 먹거리죠.
그만큼 많은 금융사가 하고 싶어 하지만, 다음 달 5일부터는 허가제로 바뀝니다.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으면 희소성이 생기고, 기업가치가 올라간다는 얘기가 됩니다.
재매각을 염두에 둔다면 마이데이터도 롯데카드에는 꼭 필요한 카드라는 의미입니다.
[서지용 /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못 받은 카드사도 있을 수 있잖아요. 사업을) 하고 싶은데 (허가를) 못 받았으니 거기에 (롯데카드를) 팔 가능성이 있는 거죠.]
종합해 보면 롯데카드가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신사업의 문을 두드리는 게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물음표가 붙는 것이 사실입니다.
[앵커]
이한승 기자, 잘 들었습니다.
기업에 있어서 신사업이란, 위기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기 위한 고민의 결과물입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먼저 시장에 뛰어드는 과감함도 필요한데요.
그런데 롯데카드의 최근 행보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집니다.
경쟁업체들보다 한참 늦게 새로운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데요.
왜 그런 건지 금융부 이한승 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롯데카드가 올해 들어 준비 중인 신사업만 해도 크게 세 가지입니다.
기계나 설비 등을 대여하는 리스업.
흩어진 각종 금융정보를 모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있고요.
고객의 증권계좌를 담보로 주식매입자금을 대출해주는 스탁론도 있습니다.
리스업은 이미 지난 8일 금융감독원에 신규 사업 등록을 마쳤고요.
이르면 올해 상반기, 기계나 설비와 같은 내구재 리스를 시작하고, 향후 자동차 등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스탁론도 다음 달에 상품을 선보이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합니다.
마이데이터도 다음 달 예정된 2차 예비허가 심사에 참여할 계획인데요.
그런데 이게, 다른 경쟁업체들은 이미 다 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리스업은 다른 카드사들이 8년 전인 지난 2013년부터 이미 시작한 사업입니다.
7개 전업 카드사 중에서 롯데카드만 유일하게 하지 않다가 이번에 뒤늦게 뛰어든 겁니다.
마이데이터도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가 1차 예비허가를 진행했을 때는 가만히 있다가 이제서야 참여키로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버스 떠난 뒤 손 흔든다'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앵커]
신사업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시장 선점이잖아요?
다들 남들보다 먼저 뛰어들려고 안달인데, 롯데카드는 왜 이렇게 뒤늦게 사업에 뛰어드는 거예요?
[기자]
업황이 안 좋아서 어쩔 수 없다는 게 롯데카드가 든 이유입니다.
올해 카드업계는 3년 만에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논의와 하반기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카드는 겨우 지켜오던 점유율 5위 자리를 우리카드에 내어주고 6위로 내려앉았고요.
소비자 민원도 많습니다.
7개 카드사 중 상위 3개사만 정리해봐도 회원 10만 명당 민원건수가 최상위권이라는 오명을 얻으면서 상품과 서비스 모두에서 경쟁력을 잃은 상태입니다.
어려운 상황인 만큼 수익원을 다각화하고,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자 신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는 것이 롯데카드 측의 설명했습니다.
[앵커]
뒤늦게 뭔가를 하려면 롯데카드 만의 무기가 있어야 될 것 아녜요?
롯데카드가 내세우는 강점은 뭔가요?
[기자]
"우리만의 롯데카드를 만들겠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신년사에서 한 얘기입니다.
뭔가를 차별화하겠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롯데카드 측에 물어봤더니 의외의 대답이 나왔습니다.
들어보시죠.
[롯데카드 관계자 : 카드사는 회원 기반의 영업을 하는 곳이잖아요. 기존에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사업자들과 엄청난 경쟁을 해서 시장을 뺏어온다는 개념은 아닌 것 같아요.]
[앵커]
들어보니까 후발주자로서 경쟁 의지가 보이지 않는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겁니까?
[기자]
일각에서는 롯데카드가 신사업에 진출함으로써 '몸값 높이기'를 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롯데카드에 '롯데'라는 이름이 붙어있어서 롯데그룹 계열사 같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2년여 전만 해도 롯데그룹의 계열사였습니다.
롯데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매각하기로 했고요.
지난 2019년 5월 MBK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와 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매각되면서 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바뀌었습니다.
재매각하려면 인수했을 때보다 몸값을 키워야겠죠.
결국 최근 롯데카드 행보는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마이데이터는 조금 늦긴 했어도 뛰어들만 하지 않나요?
[기자]
마이데이터는 금융권의 차세대 먹거리죠.
그만큼 많은 금융사가 하고 싶어 하지만, 다음 달 5일부터는 허가제로 바뀝니다.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으면 희소성이 생기고, 기업가치가 올라간다는 얘기가 됩니다.
재매각을 염두에 둔다면 마이데이터도 롯데카드에는 꼭 필요한 카드라는 의미입니다.
[서지용 /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못 받은 카드사도 있을 수 있잖아요. 사업을) 하고 싶은데 (허가를) 못 받았으니 거기에 (롯데카드를) 팔 가능성이 있는 거죠.]
종합해 보면 롯데카드가 최근 동시다발적으로 신사업의 문을 두드리는 게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물음표가 붙는 것이 사실입니다.
[앵커]
이한승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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