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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까’페] 소문 의지하던 개인투자자 아니다…주식 서적·유튜브 인기

SBS Biz 이광호
입력2021.01.22 14:41
수정2021.01.23 10:41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최재선 씨는 아침을 경제 유튜브와 함께 시작합니다. 

출근길에서 방송을 보고, 퇴근한 후에도 따로 주식 강좌를 찾아 듣습니다. 

주식투자를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만기가 돌아온 적금도 모두 투자금으로 돌려 투자액을 늘렸습니다. 

최재선 씨는 "지인들과 함께 유료 강좌도 따로 수강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마인드를 갖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지금이 쉽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이라는 걸 알고 있다"며 "투자가 도박이 되지 않도록, 어려운 시점이 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배우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주변에서 종목을 추천해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던 증권사 직원들의 분위기도 변했습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오히려 증시가 횡보하던 시기에 종목을 찍어 달라던 요청이 많았다"며, "체감상 오히려 부탁받는 횟수가 줄었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코스피 상승세로 개인투자자가 수익을 올리기 쉬워진 영향도 있지만, 직접 공부하고 투자 종목을 선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과거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 믿고 투자를 벌이거나, 유망한 업종이라면 무작정 몰려들던 때와는 개인투자자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겁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 서적 판매량은 2019년에 비해 32.6% 늘었습니다. 하지만 재테크와 금융 관련 서적으로 범위를 좁히면 103.2%로 2배 넘게 판매량이 늘었고, 그 중에서도 주식 관련 서적으로 또 범위를 좁히면 판매량 증가세는 187.2%까지 늘어납니다.


주식을 둘러싼 강의와 콘텐츠를 생산하는 경제 유튜브도 활기가 돌고 있습니다. 

유튜브 빅데이터 플랫폼 '소셜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경제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는 모두 1130만 명에 달해, 지난 2019년 대비 72.7%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유튜브의 전체 구독자 수가 54.5%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던 경제 채널의 약진이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특히, 경제 유튜브의 4분기 구독자 지표를 따로 보면, 9월과 10월까지는 정체되는 듯했던 구독자 성장세가 11월 이후 가속화돼, 코스피 상승과 함께 구독자 수도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양효욱 소셜러스 대표는 "보통 유튜브 사용자들은 영상을 충분히 본 후 구독 버튼을 누르는 경향이 있어 조회수 증가율이 높은 편"이라면서 "다만 경제 채널은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우선 구독을 먼저 하는 반대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자본시장업계는 이같은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자산배분 본부장은 "투자를 도박처럼 인식했던 시각을 벗어나고 있다"며 "간접 투자 위주의 투자에서 벗어나 금융 지식을 기르고 직접 투자를 하겠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예전에는 주식 투자를 투기처럼 인식했다면, 최근에는 자산 증식의 긴 호흡으로 투자를 대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진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과제도 남았습니다. 상대적으로 품질이 낮은 정보를 걸러내고,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투자자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겁니다. 

아직도 유튜브에는 믿을 만한 이유 없이 종목만 추천하고, 심지어 사실상 운에 맡겨야 하는 초단타 투자를 추천하는 콘텐츠가 적지 않습니다. 

곽병찬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사무국장은 "특정 종목에 단정적인 표현을 하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피하고 정보를 취사선택해야 한다"며 "비상업적인 채널의 콘텐츠를 통해 기본적인 판단력을 키우고 다른 정보를 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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