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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수’ 위기의 인텔, CEO 교체…팻 겔싱어 귀환

SBS Biz 류정훈
입력2021.01.14 06:24
수정2021.01.14 07:31

위기에 직면한 반도체기업 인텔이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발표했습니다. 주요 고객사들의 '탈 인텔' 움직임 속에 삼성전자와 AMD 등 경쟁사들에 밀리면서 1년 만에 새로운 수장을 영입했습니다. 류정훈 기자, 인텔이 승부수를 띄웠군요?
네, 위기에 몰린 인텔이 결국 밥 스완 CEO를 전격 교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새 수장에는 클라우드컴퓨팅 기업 VM웨어의 팻 겔싱어 CEO가 선정됐는데요.

인텔은 "현 CEO인 밥 스완이 2월 15일 자로 물러나고, 겔싱어가 자리를 채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겔싱어 CEO는 18살 때부터 30여 년간 인텔에서 근무하며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까지 올랐던 인물인데요.

지난 2009년, VM웨어로 이적한 후 10여 년 만에 화려하게 친정으로 복귀하게 됐습니다.

겔싱어는 CTO 출신으로 인텔의 CEO 자리에 오르는 첫 인물이 됐습니다.


이번 결정을 두고 경질성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죠?
네, 밥 스완 CEO는 지난해 1월 인텔 수장에 오른 지 단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는데요. 

2019년 탁월한 리스크 관리로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스완 CEO는 막상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뒤에는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고객들이 대거 이탈하는 '탈 인텔' 시기와 그의 임기가 겹쳤습니다.

사실 인텔 동맹에 금이 가기 시작한 건 그보다 이전인 2018년, 아마존이 암(ARM)의 칩 제조사를 인수한 후 자체 개발한 CPU 그래비톤을 내놨을 때부터입니다.



이후 2019년 애플이 인텔과 퀄컴에서 기술독립을 선언했고, 지난해 12월 마이크로소프트까지 CPU를 자체 개발하겠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절반이 인텔을 떠난 겁니다.


최근엔 주력인 반도체 사업을 재편하라는 요구까지 받았잖아요?
그렇습니다.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가 지난해 말, 인텔에 대대적인 개혁을 촉구했는데요.

반도체 생산을 멈추고 경쟁력을 강화하라는 요구를 받으면서 인텔은 자존심을 구겼습니다.

실제로 인텔은 반도체 경쟁에서 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에 밀리고 있어서 고민이 깊은 상황입니다.

인텔은 이번 CEO 교체가 기업 실적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은 겔싱어의 선임을 환영하는 모습입니다.

인텔 주가는 장중 13%까지 오른 뒤, 결국 6.97% 상승으로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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