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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다 개발팀, 수집한 연인 카톡내용 사내 메신저에 무단 공유"

SBS Biz 류선우
입력2021.01.12 16:16
수정2021.01.12 16:28

혐오발언과 개인정보 유출 논란으로 서비스가 중단된 인공지능 챗봇 '이루다' 개발을 위한 업체의 카카오톡 대화 수집 과정이 부적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루다 개발업체 스캐터랩 전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오늘(12일) SBS Biz와 인터뷰에서 "이루다 개발팀이 연인 간 성적 대화 등을 캡처해 사내 메신저에 공유하고 웃어넘겼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회사 분위기가 상당히 가벼웠고, 직원들 간의 성적 농담도 어렵지 않았다"며 "당시 전 직원 약 60명이 있는 메신저에서 카톡 대화 캡처를 공유했다"고 회상했습니다.

A씨는 이어 "개발자가 마음만 먹는다면 특정한 사람의 테스트 기록을 확인 가능한 것처럼 보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화 내용 유출에 대해 사내에서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였다"면서 회사 측의 제재나 조치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A씨의 주장대로라면 해당 회사는 도청과 다름없는 행위를 한 것"이라며 "사생활의 비밀을 보장하는 헌법 17조를 어긴 것은 물론, 개인정보 보호법과 통신비밀보호법까지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A씨의 주장에 대해 스캐터랩은 입장문을 내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특정인의 카톡 기록을 확인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부인했습니다.

앞서 스캐터랩은 지난 2016년 '연애의 과학' 앱을 출시했습니다.

여기서 이용자가 제공하는 카카오톡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심리를 분석해 주는 유료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그런데 해당 서비스 이용자가 제공한 카카오톡 데이터가 AI 챗봇 이루다 개발에 사용된다는 점을 사전에 명확히 고지하지 않아 최근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용자들은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고, 정부는 스캐터랩의 위법 여부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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