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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머니] 주가 올라도 고민되는 ‘HMM’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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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1.01.09 09:30
수정2021.11.22 10:58


 

코로나19에 컨테이너선 운임 급등…모처럼 웃는 해운업
HMM의 옛 이름은 현대상선입니다.

현정은 회장 계열 현대그룹 산하에 있었다가 이제는 KDB산업은행 아래로 들어갔죠

[정석문 / 아나운서 : 3분기 보고서를 보면서 '애들은 가라, 저 같은 얼라들은 건드릴 수 있는 회사가 아니다' 올해 거의 6배 넘게 올랐지만, 이런 주식을 사면 거의 로또를 하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HMM은 올 3분기 4조4천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요.

컨테이너선 운임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실적 개선에 효과를 봤습니다.

[양자민 / 회계사 : 코로나19 때 물동량이 확 줄었다가, 갑자기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리고 컨테이너선의 가격지수(SCFI)가 엄청 오른 거에요. 그러다 보니까, 실적이 좋아진 거죠.]

[정석문 / 아나운서 :서울에서 부산 가는 KTX 표가 오늘은 1만 원, 내일은 10만 원 했다가, 모레는 4만 원, 이런 거 아니에요.]

△ 잠깐! 배경지식
배를 띄워 물건을 나르는 해운업계의 실적은 운임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상하이해운거래소(SSE)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SCFI는 2783.03로 전주(12월 25일, 2641.87) 대비 141.16포인트 올랐다. 관련 지수의 집계가 시작된 2009년 이례 최고치다. SCFI는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지수다. HMM은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 선사이기 때문에 관련 운임(SCFI) 등락에 의해 실적이 좌우된다.

주가가 올라도 고민이라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으로 4138억 원을 낸 반면에 12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정석문 / 아나운서 : (영업이익)4천억 원이면 적지 않은 돈인데, 여기서 마이너스로 갈 정도면 뭐가 나간 거예요?]

[양자민 / 회계사 : 금융 원가의 비중이 굉장히 높은데요. 파생상품평가손실이 크게 났다. 지난해 11월 13일에 파생상품거래 손실 발생이라고 공시한 금액이 1154억 원이에요. 무시무시하죠?]
파생상품평가손실이 발생한 이유는 바로 영구전환사채* 때문인데요.

[정석문 / 아나운서 : 돈이 필요해서 당길 때 이자 조금 덜 주려고 전환 조건을 붙였더니, 거기서 손실이 엄청나게 왔다?]

[양자민 / 회계사 :우리가 전환권을 발행했는데, 너무 주가가 올라버리니까 손실이 나는 거예요.]

△ 잠깐! 배경지식
기업의 자본 조달 방식 중 하나인 영구전환사채는 만기가 사실상 없는 영구채를 의미하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을 뜻합니다. 기업이 돈을 빌릴 때 주식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텐데요. 이러한 자본조달 방식은 부채가 자본으로 인식 돼 돈을 빌리는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향후 전환권을 행사할 때 문제가 되기도 하는데요. 주당 5000원에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주가가 과거보다 급등해 1만3000원까지 올랐다면 누군가는 이익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손해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실제 이러한 손해는 회계상 파생상품평가손실로 잡히게 됩니다.


[정석문 / 아나운서 : 이거 투자한 사람들은 완전 땡잡았겠네요. 전환권이 붙어있다는 게 이렇게 발목을 잡는군요.]

[양자민 / 회계사 : 기관이 투자한 거죠. 발목까지는 아닌 게 실질적으로 돈이 나간 건 아니니까, 아쉬운 거죠.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비싸게 팔걸….]

유동비율 0.73%…빚 많은 기업의 애환
[정석문 / 아나운서 : 이 회사 빚이 많나요?]

[양자민 / 회계사 : 유동비율*이 비교해보시면 0.73% 정도 됩니다. 1%보다 낮으면 위험한 거 에요. 1년 안에 나갈 돈이 훨씬 많은 거니까.]

[정석문 / 아나운서 : 2천400억 원을 다른 곳에서 빌려서 기존 빚 2천411억 원을 갚겠다? 그 돈 가지고 갚겠다. 이거 돌려막기 아니야?]
[양자민 / 회계사 : 이자 비용으로 내고 있는 게, 9개월 동안 3천117억 원. 분기당 1천억 원씩 내고 있어요.]

[정석문 / 아나운서 : 지금 빚이 7조가 넘는데?]

※ 용어설명 TIP!
유동비율이란 기업의 지급과 신용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눠 계산할 수 있으며, 이 비율이 1%를 밑돈다는 것은 단기간에 갚아야 할 부채가 가지고 있는 자산보다 더 많다는 의미가 됩니다.


영업이익? 당기순이익?…뭘 보고 투자할까?
HMM의 재무제표에서 가장 눈여겨 볼 항목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입니다.

영업이익이 증가할수록 당기순손실이 확대되는 실적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양자민 / 회계사 : 영업이익이 상승하게 된다면 사람들이 투자를 더 할 것 아니겠어요? 그럼 주가도 올라가고, 파생상품 손실이 발생하겠죠? 그래서 여기는 영업이익이 난다고 해서, 당기순이익이 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봐야 합니다.]

다만, 파생상품평가손실 같은 경우 회계상에서의 손실로 현금이 유출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양자민 / 회계사 : 재무제표를 보시는 분들이 있다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같이 보셔야 할 것 같아요.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라고 해서 영업이익에 손실이 온 건 아니니까.]

[정석문 / 아나운서 : 어쩌라는 거야. 이런 주식 살 거예요? 주가 오르면 오를수록 주가가 희석되고, 파생상품 때문에 손실나고….]

[양자민 / 회계사 : 고민해보겠습니다.]

# 카운트머니가 뽑은 HMM 키포인트

☞ 역대급 운임에 누적 매출 4조4천억 원…전년比 6% ↑
☞ 영업익 확대에도 당기순손실 못벗어나…주가가 복병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총괄: 최서우 뉴미디어부장
진행: 정석문 아나운서
구성: 박유진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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