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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이어 MS도 ‘탈 인텔’ 선언…“자체 반도체 생산”

SBS Biz 이한나
입력2020.12.21 06:40
수정2020.12.21 07:51



CPU, 즉 PC용 중앙처리장치의 왕국인 미국 인텔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른바 윈텔 동맹의 한 축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텔의 CPU를 대체할 자체 칩을 개발하기로 발표하는 등, 자체 CPU를 사용하겠다는 대형 IT업체들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유가 있는지 이한나 기자와 짚어봅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미 자체 프로세서 개발에 들어갔다고요?
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우가 깔린 컴퓨터나 노트북을 사용하시는 분들이라면 모니터에 붙어있는 인텔의 로고가 익숙하실 텐데요.

윈도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 즉 소프트웨어고, 이걸 작동하게 만드는 게 인텔의 CPU입니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이제 인텔 CPU를 쓰지 않고 직접 개발해 쓰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무엇보다 두 회사는 지난 1980년대 초반 이후 40년 동안 이른바 '윈텔 동맹'이라고 불리는 끈끈한 동반자 관계를 맺어왔다는 점에서 MS의 자체 CPU 개발 선언은 인텔에 큰 충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MS뿐만 아니라 애플이나 아마존도 이미 인텔 칩 대신 자체 칩을 개발했다고요?

네, 이미 애플은 맥 PC나 노트북 맥북에 들어가는 칩을 애플이 직접 설계한 칩으로 바꾸겠다면서 올해 처음으로 'M1' 프로세서를 선보였습니다.

아마존 역시 지난 2018년부터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용 CPU를 자체 개발해 일부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클라우드 서비스는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파일을 저장할 수 있도록 무료로 저장 공간을 일정량 제공하는 건데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이 서비스에서 1, 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형 IT 기업들이 인텔 제품을 쓰지 않고 자체 칩을 개발하는 이유는 뭔가요?
스마트폰 등장이 발단됐습니다.

인텔의 CPU 기술은 PC 전용으로 개발돼서 전력소모량이 크기 때문에 작은 배터리에 의존하는 스마트폰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여기에다 5G 보급과 동시에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자,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기업들마저 전기를 많이 쓰는 인텔 칩 대신 비슷한 성능에 전기를 덜 쓰는 자체 CPU 개발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겁니다.


이런 대기업 고객들을 잃게 되면 인텔의 타격이 매우 클 것 같은데요.
인텔은 고객사인 MS와 애플을 잃으면서 내년부터 수조 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됩니다.

동시에 반도체 업계에서 위상도 흔들리고 있는데요.

인텔은 여전히 PC와 서버용 CPU 시장 점유율 1위이지만, 후발 업체 AMD에 추격당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생산 기술도 10㎚ 공정에 멈춰 있고요.

이런 식으로 사업 전반이 흔들리면서 인텔은 최근 낸드 사업부를 SK하이닉스에 팔았고, 전원관리(PWM) 반도체 사업부 '엔피리온'도 조만간 대만 미디어텍에 매각할 계획입니다.

현지 시간으로 18일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 CPU 자체 개발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인텔 주가는 6.3% 폭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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