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코로나발 항공 빅뱅…누가 울고 누가 웃나? ] 복병은 남매 다툼?

SBS Biz 윤지혜
입력2020.11.21 08:57
수정2020.11.21 09:16

■ 취재파일

통합 배경과 풀어야할 과제를 짚어보겠습니다.

통합에 대한 한진그룹, 그리고 조원태 회장의 입장과 비전은 뭔가요? 

▷[임종윤 / 기자]
조원태 회장은 지난 16일 입장문 등을 통해 "'수송으로 국가에 기여한다'는 한진그룹의 창업이념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명분 외에 코로나19로 대한항공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많은 고민과 부담이 있었다는 속내도 밝혔습니다.

[조원태 / 한진그룹 회장 (지난 1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입장문) :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키고, 공적자금 투입 최소화로 국민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송태희 / 앵커]
두 회사 직원들 상당히 불안할 텐데요.

조 회장이 인력구조조정에 대한 입장도 밝혔죠?

▷[임종윤 / 기자]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 제일 먼저 양사 임직원들의 소중한 일터부터 지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조원태 / 한진그룹 회장 (지난 1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입장문) : 양사 임직원들이 모든 처우와 복지를 차별 없이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서로 다른 곳에서 출발했지만 모두 대한민국의 하늘을 책임진다는 사명 아래 한 가족임을 기억하며 포용하고 화합하겠습니다. 그 어떤 부분도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제가 앞장서서 세심하게 챙기겠습니다.]

조 회장은 또 윤리경영, 책임경영, 투명경영을 원칙으로 고객과 주주의 가치를 제고하고, 소비자 편익도 높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송태희 / 앵커]
윤지혜 기자, 조원태 회장이 그동안 있었던 가족들의 일탈 등에 대해서도 사과를 했다고요?

▷[윤지혜 / 기자]
네, 조원태 회장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 등 그간 한진그룹 오너가의 갑질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조원태 / 한진그룹 회장 (지난 16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입장문) : 그간 불미스러운 일들로 인해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저희 가족을 대표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번 통합작업과 코로나19 위기극복에 최선을 다해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송태희 / 앵커]
사과를 한 배경은 뭘까요?

▷[윤지혜 / 기자]
표면적으로는 공적 자금이 투입 되는 만큼 과거사에 대해 다시 사과하고 경영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진가 특혜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으론 남매간 경영권 다툼을 의식한 포석으로도 해석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땅콩회항 당사자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일탈을 상기시켜 반대 전선인 ‘KCGI-조현아-반도건설’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송태희 / 앵커]
통합에 대한 누나 조현아 씨 측 입장 나온 게 있나요?

▷[윤지혜 / 기자]
조현아 전 부사장은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요.

다만, KCGI-조현아-반도건설, 3자 연합을 대표하는 KCGI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KCGI는 지난 17일 입장문을 통해 “아시아나 인수는 국민 혈세를 활용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본질”이라며 날을 세웠고요.

또 “한진칼의 6% 주주인 조 회장이 국민의 혈세로 10% 우호 지분(산업은행)을 추가 확보하는 결과만 낳을 뿐 다수의 주주를 희생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송태희 / 앵커]
KCGI는 이번 통합이 조원태 회장 측의 경영권 방어로 이용되고 있다는 입장이군요.

임종윤 기자, 현재 한진칼 지분 구조는 어떻게 돼 있나요?

▷[임종윤 / 기자]
지난 17일 기준으로 조 회장 측 지분은 41.1%, KCGI 등 3자 연합은 46.7%로 3자연합이 지분 경쟁에서 5%p 이상 앞서 있습니다.

하지만 증자가 이뤄지면 산업은행은 한진칼의 지분을 10% 넘게 확보하게 돼 단일주주로는 KCGI, 반도그룹, 델타항공에 이은 4대 주주가 됩니다.

또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이 산은 지분을 포함해 48.4%로 급증하는 반면, 3자 연합 지분율은 41%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 회장 측이 한진칼 지분경쟁에서 승기를 잡는 셈입니다.

▶[송태희 / 앵커]
그래서 KCGI 측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군요.

윤지혜 기자, 3자 연합 그러니까 KCGI-조현아-반도건설 연합 측이 구체적으로 행동에 나섰다고요?

▷[윤지혜 / 기자]
네, 예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지난 18일 KCGI는 법원에 한진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관련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습니다.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를 위해 다른 주주들의 신주 인수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KCGI는 향후 투자자들을 대리해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등의 추가 대응 움직임도 예상됩니다.

법적 다툼의 주요 쟁점은 이사회 결의만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이 합법적이었느냐, 아니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송태희 / 앵커]
KCGI 측이 논거로 삼는 법리 쟁점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윤지혜 / 기자]
KCGI 측은 한진칼의 정관을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KCGI의 입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과 같은 기업 인수·합병(M&A)을 위한 유상증자는 이사회 의결만으로 제3자 배정을 결정할 수 없다는 겁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기존 투자자들이 증자 참여 의사를 여러 번 밝혔는데도, 갑자기 졸속으로 (인수·합병 절차가) 처리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한진칼이나 산업은행 측은 정관에 적힌 '긴급 자금조달을 위하여 국내외 금융기관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라는 조항을 근거로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송태희 / 앵커]
또 한 번 남매간 대결이 벌어지겠군요.

법조계에서는 어느 쪽에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나요?

▷[윤지혜 / 기자]
법조계에서는 가처분 소송 결과에 대해 예단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송태희 / 앵커]
그럼 정부와 산은의 통합 추진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겠군요?

▷[윤지혜 /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법원에서는 경영권 분쟁상황에 다른 회사 인수를 위해 제3자 배정에 대해 엄격하게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처분 결과는 보통 1~2주 안에 나오는데요.

유상증자 납입 시한인 12월 전에 결과가 나오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와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송태희 / 앵커]
산은과 정부 쪽 상황 짚어볼까요?

정부의 통합 추진이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유지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데, 어찌 됐든 모양새가 정부가 민간기업 경영권 다툼에 나선 것이 됐어요? 

▷[윤지혜 /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비판을 의식한 듯 산은은 인수합병을 발표하면서 '실적이 미흡하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을 퇴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혜 지적에 대해 선을 그은 건데요. 하지만 이건 원론적인 얘기입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수로 조원태 회장과 KCGI, 조현아, 반도건설 3자 연합간 경영권 분쟁은 조 회장 쪽으로 기울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양지환 / 대신증권 연구원 :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시행함에 따라서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을 약 10.7%정도 확보하게 됩니다. (조 회장 측 지분과 3자 연합 지분이) 이 정도 격차라면 뒤집기 어렵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영권 분쟁이 거의 사실상 끝났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윤지혜다른기사
전기차 방전에 잘 나가던 車·배터리 멈췄다
현대차 1분기 영업이익 3조5천억원…지난해 대비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