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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머니] 이마트, 점포 팔아 명맥 이어가는 속사정은? (feat. 2020 반기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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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0.11.02 21:57
수정2021.11.22 10:52




■ 카운트머니

돈 세는 남자 정석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유통 대표 선수에서 이제 글로벌로 뻗어 나가고 있는 유통업체. 여러분들이 다 몇 번 이상은 가서 장을 보셨을 이마트 재무제표를 양자민 회계사와 함께 반기보고서 바탕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유통부문 반기 매출 8조 8500억, 영업이익은 515억
업계 1위 이마트…실적은 '암울'


먼저 사업부문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유통업 부문인 이마트 에브리데이, 이마트24, SSG닷컴 등의 비중이 85%입니다.

사업부문의 나머지 15%는 호텔과 리조트업이 있습니다.

SSG닷컴은 온라인 몰,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슈퍼마켓, 이마트24는 편의점인데요.

트레이더스는 별도로 들어가는데 이마트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유통 부문의 이익을 살펴보면 반기 기준 매출이 8조 8500억, 영업이익은 515억입니다.

[양자민 / 회계사 : 사실 이마트의 실적을 보면 조금은 암울합니다.]

[정석문 / 아나운서 : 매출에 비해서 영업이익이…. 유통만 매출이 나는데, 이익이 500억이다?]

[양자민 / 회계사 : 맞습니다.]

[정석문 / 아나운서 : 이건 1%가 안 되잖아요?]

[양자민 / 회계사 : 네, 1%가 안 됩니다. 이마트 실적 보시면, 올해 반기 기준으로 매출은 10조를 넘었어요.]


반기 전체 매출 10조에 영업이익 10억?…영업이익률 0.01%

신세계 건설과 식음료 부문을 포함한 전체 매출은 10조입니다.

전체 10조의 매출 중에서 영업이익은 10억인데요.

[정석문 / 아나운서 : 네? 10억이요??]

[양자민 / 회계사 : 10억이요. 10억 벌었습니다.]

[정석문 / 아나운서 : 이 많은 회사가 모여서 10억을 벌었어요?]

[양자민 / 회계사 : 최근 3개월은 마이너스에요.]


영업이익이 10억이라는 건 이익이 없는거나 마찬가지인데요. 영업이익률은 0% 입니다.

[정석문 / 아나운서 : 그렇죠. 매출 대비하면 1%도 안 되는 거 아니에요. 0.1%에요?]

[양자민 / 회계사 : 0.1%도 안되죠. 0.01%입니다.]

[정석문 / 아나운서 : 업계 1위인 이마트의 영업이익률이 이 정도면, 다른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더 안 좋을 가능성이 있네요.]

[양자민 / 회계사 : 더 안 좋을 가능성이 있어서 폐점하고 있죠.]


코로나19로 외출이 힘들어지자 인터넷으로 식자재를 주문하거나 배달이 많아지면서 마켓컬리와 쿠팡은 커졌는데요.

이마트도 SSG닷컴이 있긴 하지만 이마트 전체 매출로 봤을 때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전체 매출 10조 중 SSG닷컴 매출은 6천억 대입니다.

[정석문 / 아나운서 : 얼마 안 되는군요.]

[양자민 / 회계사 : 10조 중에 6천억원이 SSG닷컴입니다.]


전쟁터 방불케 하는 온라인 시장…쿠팡·마켓컬리에 쫓기는 이마트

이마트가 사실 스타필드도 가지고 있고, 트레이더스도 지금 코스트코랑 경쟁을 하면서 국내 창고형 매장 중에서는 거의 탑인데요.

유통업계의 탑 수준을 찍고 있는데도 굉장히 이익을 내기 어려운 사업 구조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온라인 부분의 성장세를 이마트가 잘 쫓아가지 못한 측면에서인데요.

[정석문 / 아나운서 : 워낙 피를 흘리면서 덤비고 있기 때문에 대응하기가 어려울 거 같아요. 같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고. 모르긴 몰라도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양자민 / 회계사 : 사실상 적자일 것 같고요.]


[양자민 / 회계사 : 저희가 오늘 주문을 해서 다음날 새벽에 배송이 된다는 걸 상상을 못 했었거든요. 그걸 가능하게 만든 게 쿠팡이고요. 마켓컬리인 겁니다.]

[정석문 / 아나운서 : 시장을 그렇게 만들어 버렸죠. 지금 이마트도 그렇게 하고 있잖아요.]

[양자민 / 회계사 : 그렇게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기존의 워낙 잘하는 업체들이 있으니까, 결국 치킨게임으로 가고 있는 거죠.]

[정석문 / 아나운서 : 그렇죠. 비용을 써가면서 지금 거기서 돈을 남기지 못하고 있어요. 쿠팡도 마찬가지고, 아마 이마트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돈을 남기지 못하고 열심히 출혈경쟁을 해서 누가 이기나 끝까지 한번 가 보자. 그러고 있는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온라인 시장 커지자 움츠러드는 오프라인 매장

유통업계 자체가 성장률이 별로 높지 않은데요.

2017년도부터 2018년도까지 매출이 10%고 2018년에서 2019년까지 12%입니다.

2019년도 전체 매출은 19조, 반기 기준 10조인데요.


영업이익률은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온라인 매출 비중이 커지고 있고 비용이 많이 드는 건데요.

마트 사업 자체가 고정비 부담이 굉장히 큽니다.


[양자민 / 회계사 : 지금 홈플러스 같은 경우는요. 지금 PE로 넘어갔잖아요.]

[정석문 / 아나운서 : 그렇죠. 홈플러스는 사모펀드에 넘어갔고, 이마트가 대기업이라도 구조조정을 할 수는 있잖아요?]

[양자민 / 회계사 : 할 수는 있지만, 사회적으로 원망 받기 때문에 못 하는 겁니다. 그래서 더 이상 채용을 하지 않고 있고요. 기존 인원은 유지하고 있는데 비용이 계속해서 발생하니까, 어쩔 수 없이 비용 부담하는 거죠.]


Q. 롯데마트, 홈플러스 모두 점포를 정리하는 수순이잖아요. 만약 목동에 있는 홈플러스가 문을 닫는다면 목동에 있는 이마트는 매출이 느는 거 아닌가요?

→ 그렇게 해서 느는 매출보다, 온라인 매출에서 뺏기는 비중이 더 큽니다.


자본구조도 살펴볼까요?

부채가 굉장히 많습니다. 부채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데 차입금이 증가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전체 부채는 11조인데요.

작년에는 10조 8천억이었고 재작년에는 7조 9천억으로 부채비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영업부채입니다.

영업 관련된 부채, 즉 *매입채무(외상값)와 같은 것들이 증가하고 있는데, 순차입금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 용어정리 TIP

* 매입채무 : 기업의 영업 활동 과정에서, 지급하지 못한 부채를 이르는 말. 어음상의 채무인 지급 어음과, 아직 지불하지 못한 미지급금인 외상 매입금을 합한 금액으로, 기업의 대차 대조표상 부채 항목의 하나.


현재 재고자산이 13.5조인데요.

작년에는 12.8조, 재작년에는 11조였습니다.

[정석문 / 아나운서 : 어음으로 많이 사 와서 그런 건가요? 아니면 매입 규모 자체가 커지고 있기 때문에, 매입채무가 같이 커지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건가요?]

[양자민 / 회계사 : 매입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재고자산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어요.]

[정석문 / 아나운서 : 재고를 점점 늘리고 있다? 이거는 직매입이 많아지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는 건가요?]

[양자민 / 회계사 : 점점 늘리고 있습니다. 직매입이 많아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아무래도 이마트 자체가 물류센터를 확충하면서, 온라인 매출을 하기 위해서, 기존 재고를 늘리고 있다고 보셔도 될 거 같아요.]

[정석문 / 아나운서 : 유통망을 확장하면서 재고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양자민 / 회계사 : 네, 그러다 보니 영업부채가 증가한 거죠.]


언택트 시대, 격전지는 '온라인 시장'
수익 떨어지는 점포 팔아 온라인에 집중


이마트는 * 기타수익의 비중이 꽤 큰데요.

기타수익이 6천 76억입니다.

기타수익의 대부분인 5천 5백억이 자산처분이익인데요.

※ 용어정리 TIP

* 기타수익: 본원적인 영업활동에서 생긴 수익이 아니거나 금액 비중이 낮아 일괄해서 하나의 항목으로 표시하는 수익. 판매회사의 경우에 배당금이나 수입 이자의 비중이 낮을 경우에 기타수익으로 처리된다.


[양자민 / 회계사 : 즉, 점포를 팔았다는 거죠. 유형자산에 처분으로 잡혀 있는 금액이 꽤 커요.]

[정석문 / 아나운서 : 그러니까 지금 온라인이 격전지가 되고 있어서 몸무게를 줄여야지 온라인에서 제대로 붙어볼 수 있는데…. 오프라인에 가지고 있는 것들의 체급을 줄이는 거군요.]



영업 외 부분에서 이익이 나서, 흑자로 3천 590억을 신고했는데요.

지금 5천 4백억은 자산 팔아서 번 돈이기 때문에 결국 적자인 겁니다.

[정석문 / 아나운서 : 있는 거 팔아 가지고 근근히 버티고 있다?]

[양자민 / 회계사 : 지금은 그렇습니다. ‘이마트가 반기 순이익이 3천 590억이 났네?’ ‘괜찮잖아’라고 느끼실 수 있는 분들이, 영업 이익을 보면 ‘이익이 안 났네?’ ‘그 이익은 어디서 났지?’ 우리 점포 정리 했구나….]


이마트는 과거에 다들 온라인 진출한다고 했을 때, 굉장히 큰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

“온라인 진출 할 것인가, 아니면 전문점을 진출할 것인가.”

고민 끝에 결국 전문점 진출을 강행했는데요.

이 선택이 결국 사업 상 '판단 미스'였던 겁니다.


[정석문 / 아나운서 : 어떻게 그렇게 판단을 했지? 당연히 온라인으로 가야 되는 거 아니에요?]

[양자민 / 회계사 :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게, 기존 이마트 매장이 이미 깔려 있는데 온라인으로 한다고 하면 온라인에서 사지, 매장 안 갈 거 아니에요.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이라고 하는데 서로 제살 깎아 먹게 할 것 같으니까, 우리 다른 범주에서 매출을 올려 보자라고 했다가….]

[정석문 / 아나운서 : 지금 전 세계가 온라인으로 가고 있는데. 판단 미스였네요. ]


격전지 온라인 시장에서 SSG닷컴으로 승부수

이마트는, 당장 어떻게 해야 될지 고민하다 이제서야 온라인 쪽으로 집중하겠다는 방침인데요.

SSG닷컴을 더 키우려고 하고 있습니다.

SSG닷컴을 세우기 전에 물적분할로 이마트몰을 설립하고 신세계몰을 흡수해 SSG닷컴을 만든건데요.

2020년 6월, SSG페이도 SSG닷컴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향후에 SSG닷컴을 키울 생각이 있다는 건데요.

[정석문 / 아나운서 : 그러니까 신세계에서 온라인을 하고 있고, 이마트에서 온라인 각개전투를 했는데, 이제 이쪽으로 다 몰아서 이마트 쪽에서 한번, SSG닷컴으로 한 번 해 보겠다?]

[양자민 / 회계사 : 맞습니다.]


유통업이 사람들의 관심이 높고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는 분야인데다 정용진 부회장도 언론에 많이 노출되는 경영자여서인지 이마트 관련된 기사가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정석문 / 아나운서 : 그런 거에 비해서, 재무재표에서 느껴지는 움직임은 그렇게 크지 않다? 아직까지는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처럼 느껴진다?]

[양자민 / 회계사 : 그렇죠. 이미 다 만들어 놓은 시스템인 거고요. 이제 앞으로는 SSG닷컴을 어떻게 운영할 건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는 시기인데. 이게 재무제표에 안 나와있는 겁니다.]

[정석문 / 아나운서 : 이마트가 우리나라에 진짜로 ‘와 유통을 거의 다 먹었구나’ 이런 느낌이였는데. 이렇게 재무제표를 뜯어보니까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거고.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몰라요.]


# 카운트머니가 뽑은 이마트 KEY포인트

☞ 사업부문 85%는 유통업, 나머지 15% 호텔·리조트 사업
☞ 유통부문 반기 매출 8조 8500억, 영업이익 515억
☞ 반기 전체 매출 10조, 영업이익 10억…영업이익률 0.01%
☞ 오프라인 매장 매출 감소…영업이익률 하락세!
☞ 전체 부채 11조, 부채비율 3년 째 증가!
☞ 기타수익 6천 76억 중, 자산처분이익 5천 5백억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총괄: 최서우 디지털콘텐츠 팀장
진행: 정석문 아나운서
구성: 최다은 편집자
제작: SBSC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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