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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유년기·은둔의 경영자’…이건희 굴곡진 가족사

SBS Biz 박연신
입력2020.10.25 12:24
수정2020.10.25 14:32

[앵커]

고 이건희 회장은 대한민국 기업을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시킨 대표적 총수입니다.



장자상속이라는 원칙을 깨고 능력으로 후계자 자리를 거머쥐었고, 이후 삼성그룹을 세계적 반열에 올려놨습니다.

하지만 개인사로 봐선 굴곡도 있었습니다.

박연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고 이건희 회장은 1942년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전 회장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위로 형과 누나가 6명이나 있었던 탓에 젖먹이 시절 아버지 고향으로 보내졌습니다.

네 살까지 친할머니를 엄마로 알고 자랐습니다.

유년 시절은 늘 외로웠습니다.

6·25전쟁에, 부친 사업 등으로  초등학교를 여섯 군데나 옮겨 다녔고, 중학교 시절엔 3년 동안 일본에서 유학했습니다.

홀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말수가 적고 나서기 싫어했다고 주변인들은 전합니다.

하지만 고독은 통찰력을 키웠고, 경청 경영 스타일을 확립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회장은 일본 와세다대와 미국 조지워싱턴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1968년 동양방송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합니다.

이즈음 부모님 소개로 홍라희 여사를 만나 결혼합니다.

삼남으로서 경영권을 물려받기까지 이맹희, 이창희 두 형과 치열한 후계경쟁을 벌여야 했습니다.

다시 10년간 혹독한 경영수업 끝에 1987년, 46세의 젊은 나이에 삼성그룹을 이끄는 총수로 취임했습니다.

선대인 이병철 회장이 별세한 지 20일 만입니다.

[故 이건희 (1987년 12월 1일 회장 취임식) :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90년대까지는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입니다.]

가족사는 불행했습니다.

슬하 1남 3녀를 뒀는데, 막내딸을 앞세우는 비운을 겪었습니다.

말년에는 고 이맹희 씨와 상속재산을 둘러싸고 법정 다툼을 벌이면서 복잡한 가정사가 드러났습니다.

당시 이 회장은 이례적으로 격한 발언을 쏟아내며 깊은 감정 골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故 이건희 : 우리 집에서는 퇴출당한 양반이에요. 나를 포함해서 누구도 장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고, 이맹희 씨가 감히 나보고 건희, 건희 할 상대가 아니에요.]

대한민국 최대·최강 기업집단을 이끌던 이 회장은 건강이 복병이었습니다.

지난 1999년 폐 림프암으로 수술을 받았고, 호흡기가 좋지 않아 겨울에는 하와이 등 날씨가 따뜻한 지역에서 지냈습니다.

철저히 건강관리를 했지만, 지난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석에 누워 다신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SBSCNBC 박연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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