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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머니] 셀트리온 합병이 해결 못하는 문제 [2020 반기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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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0.10.22 07:30
수정2020.10.22 09:10



■ 카운트머니

돈 세는 남자 정석문입니다. 2020년 동학개미운동이 있었다면, 그 이전에 전조를 알리는 동학개미운동의 원조, 2018년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운동이 있었습니다. 셀트리온이 동학개미들에겐 신앙과 같은 기업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오늘 양자민 회계사와 함께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을 한꺼번에 분석해보겠습니다. 


셀트리온 삼형제, 한지붕으로 모이는 이유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을 한꺼번에 설명드리는 이유는 세 회사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인데요.

일단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를 제조, 생산하는 회사고요.

이렇게 생산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해외로 판매하는 회사가 셀트리온헬스케어입니다.

국내 판매하는 대행사가 셀트리온제약이라고 보면 됩니다.

물론 셀트리온제약은 케미컬도 연구개발을 하고 있지만 매출은 사실상 미미합니다.


※ 셀트리온 그룹 지배구조 정리!

- 셀트리온 : 바이오시밀러 제조·생산
- 셀트리온제약 : 셀트리온에서 생산된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국내 판매 대행
- 셀트리온헬스케어 : 셀트리온에서 생산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해외에 판매



셀트리온은 기존에도 핫한 회사였지만, 앞으로 더 핫해질 이유가 있습니다.

셀트리온의 공시 자료에 의하면 현재는 세 회사로 나눠져 있지만 “합병을 하겠다” 라는 이슈가 생겼기 때문인데요.

기업 구조를 살펴보면, 셀트리온홀딩스가 셀트리온을 소유하고 있고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는 직접적으로 셀트리온과는 지분 관계가 없는데요.

다만 셀트리온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대주주로, 동일한 최대주주를 가진 법인입니다.

[양자민 / 회계사 : 그런데 이 세 회사를 합쳐봐야 어차피 다 서정진 회장이 가지고 있는 것이긴 합니다만….]

[정석문 / 아나운서 : 한 지붕으로 들어오겠다. 그렇게 발표를 한 상황이어서 더욱 핫해지고 있습니다.]


셀트리온 매출 90%는 바이오 의약품
고질적인 ‘일감 몰아주기’ 문제


셀트리온 매출엔 셀트리온제약의 매출도 포함되어 있는데요.

본격적으로 매출구조 살펴볼까요?

전체 매출 중 *바이오 의약품이 약 90%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 10%가 케미컬 의약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정석문 / 아나운서 : 셀트리온 밑에 셀트리온제약이 있으니까, 셀트리온의 연결 재무제표에는 셀트리온제약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들어와 있지 않죠?]

[양자민 / 회계사 : 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 재무제표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주된 매출은 *바이오 시밀러에서 나오는데요.

하지만, 최근엔 케미컬 의약품 (합성 의약품) 파이프라인을 좀 더 확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정석문 / 아나운서 : 그러니까 바이오 시밀러에서 시작해서 케미컬으로도 넘어가겠다는 건가요?]

[양자민 / 회계사 : 합병의 배경으로 보셔도 될 것 같은데요. 바이오 시밀러가 물론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나쁜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제약사는 새로운 신약을 개발해서 이익률을 더 올리는 쪽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데요. 특허권 같은 경우 나라에 따라 10년, 20년 정도로 다르게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케미컬 의약품으로 제약사의 규모를 늘리려고 하는 상황입니다.]

[정석문 / 아나운서 : 셀트리온이 바이오 시밀러에서 굉장히 큰 한 획을 그었지만, 점점 영역을 케미컬 쪽으로 넓혀가고 있다? 그러면 제약이 앞으로 더 중요하겠네요?]

[양자민 / 회계사 : 네, 제약이 점점 비중이 커지겠죠.]


※제약 용어 TIP

* 바이오 의약품 : 새로운 생물공학방식으로 사람이나 다른 생물체에서 유래된 것(단백질)을 원료 또는 재료로 해 제조한 의약품. 생물학적 제제, 유전자 재조합 의약품, 세포 배양 의약품, 세포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기타 식약청장이 인정하는 제제를 뜻한다. 

* 바이오 시밀러 : 동등생물의약품이라고도 불리며,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복제약'만을 칭한다. 생물학적인 과정이 일어나는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만들어진 천연 생물학적 기질을 모방한 약품.



셀트리온의 매출은 8천 16억인데요. 이 중 7천 7억 원이 셀트리온헬스케어로 매출이 넘어갑니다.

외부 판매는 거의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이뤄지고 있는 건데요.

비중으로 보면 90%에 가깝습니다.

[양자민 / 회계사 : 근데 셀트리온 측에서는 넘길 때 완제품 형태로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넘기진 않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정석문 / 아나운서 : 셀트리온헬스케어 쪽에서도 뭔가를 하나요?]


단순 가공을 통해서 완제품이 될 수 있는 제품을 반제품이라고 하는데요.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반제품을 넘기고 있습니다.

[양자민 / 회계사 : 가공을 하는데, 이게 이슈가 되는 거죠. 반제품 형태로 넘긴다고 이야기 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저희가 파리바게트를 하는데, 파리바게트를 하는 사람들이 전부 다 제빵사를 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아침마다 빵을 받아요. 반 정도 익혀서 오는 빵을 매장에서 굽기만 하는 겁니다. ]


[정석문 / 아나운서 : 그런데 포장 다 해서 그냥 팔게 넘겨주는 건 아니죠?]

[양자민 / 회계사 : 그렇죠. 단순하지만 어느 정도의 가공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근데 이 가공을 누가 하냐면 셀트리온이 합니다.]

[정석문 / 아나운서 : 가공 안된 걸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넘긴다면서요?]

[양자민 / 회계사 : 가공은 위탁수수료를 받고 셀트리온이 해요.]


셀트리온-셀트리온 헬스케어, 얽히고 설킨 이익구조

셀트리온은 반제품 상태로 가지고 있다가 가공할 때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셀트리온아 니가 좀 해줘’라고 하면 또 다시 가공해서 주는 구조입니다.

결국 회사 간 재고 소유권이 이전이 되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정석문 / 아나운서 : 셀트리온이 공격받는 건 알았는데, 정확한 이슈는 제가 이해를 못 했었거든요. 너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몰아주는 거 아니야? 라고만 이해했었는데, 이게 외부 리포트에서도 굉장히 안 좋게 평가하고 셀트리온이 과대평가 됐다라는 리포트들이 많이 나왔었잖아요. 그런 것들이 이런 이슈와 관련된 거군요.]


[양자민 / 회계사 : 논란의 이유는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로 넘길 때 이익을 55%씩 붙였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셀트리온이 100만원짜리 물건을 가지고 있었으면, 셀트리온헬스케어로 넘길 때는 155만원에 넘깁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그걸 다시 셀트리온에 가공을 맡겨요. 셀트리온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로 다시 주면, 그걸 가지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이익률을 또 한 20% 붙여서 파는 거죠 외부에.]

[정석문 / 아나운서 : 신기한 구조네요. 이런 예가, 단순히 제약 바이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다른 회사들이 이런 관계가 있나요?]

[양자민 / 회계사 : 아직까지 제가 알기론 없습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자산절반 '재고'
동매출 타제약사의 4배 수준…사실상 제품 창고행?
현금 유동성 우려 키우는 1조 매출채권까지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자산이 있습니다.

바로 과다한 *재고자산입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총자산은 3.3조에 달하는데, 재고자산이 현재 1.8조가량 됩니다.

[정석문/아나운서 : 자산의 절반 이상이 재고네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통사잖아요. 재고를 많이 가지고 있는 게 맞는 것 아닌가요?]

[양자민/회계사 : 자산의 절반 이상이 재고면 엄청난 겁니다. 이 재고는 '유통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거에요. 다른 거대 제약사랑 비교해봤을 때도 약 4배 수준이에요. 동일 매출로 봤을 때요.]


※ 재고자산 : 기업의 유동자산 중 상품이나 제품 등 '판매'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 재고자산은 필요 이상으로 보유하게 되면 관리나 유지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반대로 부족하게 되면 시장 수요에 대응이 어려워져 문제가 된다.


[양자민/회계사 :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매입하는 바이오 제품 전량이 모두 셀트리온에서 나옵니다. 그러니 이 1.8조의 재고자산 안에는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판 제품이 있잖아요. 즉,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으로부터 50% 이상의 비싼 마진을 주고 재고자산을 사왔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리고 이 재고자산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고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조의 *매출채권 관계로도 엮여있습니다. 이 매출채권은 거의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로부터 받아야 할 매출채권입니다. 


※ 매출채권 : 재화나 용역을 판매하는 등 기업 간 거래 시 발생하는 신용채권. 매출에서 생긴 채권이라 매출채권이라고 한다. 매출채권이 늘어나면 통상 현금이 아닌 '어음'이 늘어난다는 의미이므로 현금 유동성이 악화될 수 있다.  


[정석문/아나운서 :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에 어음을 발행해 1조를 주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8조짜리 재고자산을 받아서 쌓아놓은 거네요. 그중에서 0.8조는 돈으로 준 거고, 남은 1조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안 주고 그냥 가지고 있는 거고.]

[양자민/회계사 : 맞습니다. 셀트리온이든 헬스케어든 많이 쌓아놓은 상태죠.]
 
 
합병해도 사라지지 않는 1.8조 '재고자산'
판가 떨어지면 셀트리온은 '개발비' 손상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재고자산' 손상


이런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자산 이슈는 합병을 해도 사라지는 이슈가 아닙니다. 즉, 어느 장부에 있는 1.8조는 남아 있어요. 


[양자민/회계사 : 결국은 셀트리온헬스케어가 가지고 있는 재고자산 단가가 떨어지면 셀트리온에 요구하겠죠. '판가를 낮춰라', '이익률을 낮춰라', 그럼 셀트리온은 당연히 판가를 낮추겠죠? 시장 논리니까요. 그럼 셀트리온 입장에서는 개발비를 1조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판가가 떨어지면 당사가 가진 개발비의 '자산성'이 떨어지잖아요.]

결국 판가를 낮추면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는 재고자산 감액 해야 되고요. 셀트리온에서는 개발비를 감액해야 되는 겁니다. 즉, '손상'이 생기는 겁니다. 

[정석문/아나운서 : 양쪽에서 자산이 깎일 수 있겠네요. 합병이 있다고 해서 없어지는 이슈도 아니고.]
 
 
헬스케어, 16~18년도 현금흐름 '마이너스'
올해 반기엔 640억 '현금회수' 전환
합병하면 재무제표 예뻐진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합병과 관련해 공격받는 이슈 중 하나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좋지 않다'는 겁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올해 반기 영업현금흐름은 640억이었는데요. 다시 말해 헬스케어가 실제로 매출을 해서 현금으로 회수한게 640억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16년부터 18년까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매년 마이너스였고요. 

[양자민/회계사 : 16년부터 18년도까지 마이너스 현금흐름이 1천9백억, 1천8백억, 1천6백억이었거든요. 그런데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는 게 매출이 마이너스라는 뜻이 아니에요. 이익은 꾸준히 냈어요. 19년도 6%, 18년도 2%. 18년도는 적었지만 17년도엔 17% 정도 순이익이 났거든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물건을 팔아서 이익은 냈지만, 판 금액이 회수가 잘 안 된다는 뜻이고요. 들어오는 금액은 다시 셀트리온의 제품을 사느라 현금으로 준다는 뜻입니다. 

그래도 우려가 크진 않습니다. 


[양자민/회계사 : 헬스케어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다, 적자다. 재고자산 들고 있으면서 적자를 숨기는 거라는 말들이 있는데, 그 이슈는 해결이 가능합니다.]

[양자민/회계사 : 셀트리온헬스케어가 16년도에 유상증자를 했거든요. 1조가 들어왔어요. 이 1조는 단기 금융상품 같은 걸 사서 쌓아놓은 형태입니다. 여기에 셀트리온은 현금흐름이 좋고요.]


[양자민/회계사 :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합병하게 되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1천790억(반기 기준), 2019년도 전체로 보면 3천1백억이 나오거든요. 현금흐름이 꾸준히 나면서 좋은 회사가 되는 겁니다.]


[정석문/아나운서: 셀트리온헬스케어 자체도 현금흐름이 안 좋긴 하지만 보유한 현금으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했는데, 합병하게 되면 현금흐름 상황이 더 좋아진다?]

[양자민/회계사 : 그렇죠. 재무제표가 예뻐지는 겁니다.]

[정석문/아나운서 : 장기적으로 봤을 땐 합병하는 게 나쁘지는 않겠네요.]


[양자민/회계사 : 그렇죠.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였던 것 같고. 합병 때가 되지 않았나. 그러나 합병 '비율'에 대한 이슈는 살아있잖아요. 서정진 회장이 얘기한 바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 한 최소한의 방법을 강구하겠다'였거든요. 결국 시장이 '주가평균' 하겠다는 얘기인데요. 셀트리온헬스케어랑 셀트리온이 합병할 때 기준일을 정해서 넉 달 동안 가중평균 주가를 가지고 합병한다는 거에요. 그럼 아무 문제 없는 겁니다.]
 

# 카운트머니가 뽑은 셀트리온 삼형제 키포인트

☞ 셀트리온 매출 90% 바이오 의약품, 10% 케미컬 의약품
☞ 셀트리온, 최근 케미컬 의약품 파이프라인 확대하는 추세
☞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일감 몰아주기…판매 단가 상승, 논란↑
☞ 셀트리온헬스케어, 자산 3.3조 중 재고자산이 1.8조로 절반 차지
☞ 재고자산 이슈는 합병해도 장부에 그대로 남는 게 문제
☞ 셀트리온헬스케어, 올해 반기 현금흐름 '회수' 전환
☞ 합병 시 현금흐름 상황은 좋아질 가능성 보여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총괄: 최서우 디지털콘텐츠 팀장
진행: 정석문 아나운서
구성: 최다은, 강혜라 편집자
제작: SBSC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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