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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TS·HTS ‘먹통’에 증권사 올해만 72억 보상…키움증권 ‘최다’

SBS Biz 안지혜
입력2020.10.06 09:17
수정2020.10.06 10:19

국내 증권사가 주식거래시스템 전산 장애로 올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고객에게 지급한 보상금이 7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미 지난해 연간 보상액(29억)의 두 배가 넘는 수준입니다.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신규 주식 투자자를 잡기 위한 증권사간 마케팅 경쟁이 뜨거웠던 가운데, 정작 계좌를 개설해 거래에 나선 투자자들 피해는 끊이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 부터 제출받은 국내 10개 주요 증권사 전산장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모두 20건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증권사들이 보상한 금액은 71억8,300만 원, 접수된 투자자 민원 건수는 5,719건에 달합니다.

증권사별로 보면 '온라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업계 1위'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키움증권에서 가장 많은 민원이 접수됐습니다. 키움증권에서는 올들어 8건의 사고가 발생해 1,638건의 민원이 접수됐습니다. 전체 증권사 민원 건수의 30%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주요 내용별로 보면 미국 증시가 폭락했던 지난 3월에만 키움증권 MTS에서 3건의 전산장애가 접수된 것을 포함해 4월에는 국제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전산시스템이 이를 인지하지 못해 유가 해외선물옵션 거래가 멈췄습니다.

6월에는 키움증권 HTS·MTS에서 한 시간 넘게 계좌 입·출금이 일부 중단됐고, 8월 들어서도 일부 개인 투자자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이 '자동 매도'되는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1,532건)과 삼성증권(1,249건), 신한금융투자(745건), NH투자증권(534건), 하나금융투자(21건) 순으로 민원 건수가 많았습니다.

이에 따른 피해 보상은 10개 증권사를 합쳐 71억8,300만 원에 달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규모(28억6,900만 원)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지지난해(14억 원) 보다는 이미 5배 이상 많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민원을 제기한 모든 투자자가 보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전산 장애에 따른 피해 보상은 주문이 지연돼 매매 주문을 체결하지 못해 손해가 발생한 것을 투자자가 입증하면 증권사가 그 차액을 지급하는 등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즉, 매매가 지연되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투자자가 해당 시점의 주문 기록을 화면 캡처본 등으로 남기지 못했거나, 고객센터에 유선연결을 시도하는 등 전산 장애로 인한 피해 복구 노력을 적극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보상 여부나 규모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올해 접수된 민원의 피해 보상 현황을 보면 하나금융투자가 접수된 21건에 대해 100% 보상했습니다.

이밖엔 신한금융투자 89%(745건 중 664건), 한국투자증권 76%(1,532건 중 1,161건), 키움증권 67%(1,638건 중 1,104건), 삼성증권 55%(1,249건 중 682건), NH투자증권 38%(534건 중 201건) 등 순으로 피해 보상률이 높았습니다.

홍성국 의원은 "최근 시스템 장애로 하루종일 거래가 셧다운된 도쿄증권거래소 사태에서 또 한 번 확인했듯이 국내에서도 한국거래소는 물론이고 개별 증권사의 전산 시스템 관리는 엄중한 문제"라면서, "증권사들은 전산 사고가 터질 때마다 건건이 보상하고 넘어가는 미봉책이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시스템 개선과 인력 확충에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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