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짓기만 하고…LH, 작년 임대주택 임대료 손실액 160억
SBS Biz 김정연
입력2020.09.21 18:54
수정2020.09.21 19:56
무주택 서민들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이 매년 늘고 있는데요. 덩달아 한국토지주택공사 LH의 임대료 손실액도 늘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에만 16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는데, 빈집 때문이었습니다. 김정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장기간 빈집으로 남겨진 공공임대주택의 임대료와 관리비, 투자 손실은 모두 공공기관이 떠안아야 합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관리하는 공공임대주택 가운데 1년 이상 빈 채로 방치된 임대주택 공가 수는 총 5800여 호.
이로 인한 임대주택 임대료 손실액이 지난해 160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비어있는 임대주택 공가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해 2만 호를 넘어섰고, 이에 따라 LH가 떠안아야 하는 임대료 손실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LH가 임대주택 짓기에만 급급하고 사후관리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LH 주거복지기획처 관계자 : 임대주택 공실 증가는 주택 노후화,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 등 복합적인 요인에 따른 결과입니다. 지속적인 공가 해소 노력으로 주거 지원이 필요한 대상에게 임대주택이 적기에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부는 2022년까지 공공임대주택 70만호를 더 늘릴 계획인데, 공실과 투자손실을 최소화하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매년 정부는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몇만 호를 짓겠다는 식의 대책 발표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공실이 많고 관리가 부실하니 임대주택 사업의 내실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공공임대주택 공실이 얼마나 되는 거죠?
현재 수도권에만 1만 가구 가까이가 빈집인 상태인데요.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임대주택 7100여 가구, 서울토지주택공사 SH 임대주택 2500여 가구가 각각 공실입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정부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꾀하고 있죠.
최근 도심 내 유휴 오피스 건물과 상가를 공공임대주택으로 바꾸기 위한 '공공주택특별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했고요.
임대주택 공급 비율을 높이는 공공재건축과 공공재개발도 적극 추진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도심 내 공공임대주택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공공임대주택 수가 부족하다고 해서 계속 공급을 늘리는 건데, 안을 들여다보면 공실은 늘고 있는 모순적인 상황이군요. 공실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뭘까요?
수요가 부족하거나, 수요가 많아도 입주가 되고 있지 않거나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먼저 수요가 부족한 이유는 공공임대주택의 품질이 일반 주택에 비해 떨어지거나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 입지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인데요.
공공임대주택의 분양 전환가격이나 임대보증금 등은 법으로 정한 '표준건축비' 이하로만 산정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준이 평당 300만원 정도로 일반분양주택 기본형건축비에 비해 턱없이 낮고, 지난 10년 동안 5차례 인상에 그쳤습니다.
수익이 낮다 보니 시공업체는 큰 적자를 피하기 위해 공사비를 적게 투입하고, 주택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최근 3년간 LH 임대주택에서 발생한 하자가 2만 4117건에 달했는데요.
질 낮은 주택을 공급할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을 반영하는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관리부실 사례도 있나요?
앞선 사례와는 반대로 서울 지역 내 수요가 높은 지역에 위치해도 공공기관의 부실 운영으로 즉각 입주가 이뤄지지 않는 곳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가 LH 공공임대주택 운영실태를 점검했었는데 당시 600건의 부적정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장기 공가 해소를 위한 시스템을 정비하고, 입주 자격 완화, 다각적인 수요 발굴 방안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50억은 어림도 없네"…한국서 통장에 얼마 있어야 찐부자?
- 2.일하면 189만원, 쉬어도 204만원…실업급여 '땜질'
- 3."실손 있으시죠?"…수백만원 물리치료 밥 먹듯 '결국'
- 4."1인당 30만원 드려요"…소득 상관없이 돈 뿌리는 곳 어디?
- 5."에어컨에 70만원 순금이?"…LG에어컨의 기막힌 반전
- 6.삼성전자·SK하이닉스 제쳤다…취업하고 싶은 기업 1위는?
- 7."화장실로 착각 안 통한다"…벌금 없이 바로 징역형
- 8.[단독] ISA 비과세 혜택, 국내 투자에 더 준다
- 9.몰라서 매년 토해냈다…연말정산 세금 이렇게 아낀다
- 10."2억은 쓰셔야 됩니다"…높아지는 VIP 문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