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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화웨이 존폐 기로…삼성, SK 위기? 기회?] 화웨이 퇴출, 무엇이 문제인가?

SBS Biz 김동우
입력2020.09.19 09:01
수정2020.09.19 09:01

■ 취재파일

미국의 제재 내용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중국 화웨이가 세계시장에서 반도체를 살 수 없게 됐다고요?

▷[김동우 / 기자]
네, 중국의 최대 통신장비, 스마트폰 제조업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가 지난 15일부터 시작됐습니다.

미국의 기술을 조금이라도 사용해서 만든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려면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으라는 건데요.

현재 미국 기술을 사용하지 않고는 반도체를 만들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뿐만 아니라 심지어 중국 내 기업도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기 어렵습니다.

▶[송태희 / 앵커]
미국이 중국 화웨이를 제재하는 명분은 무엇입니까?

▷[김동우 / 기자]
화웨이의 통신 장비가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미국 안보를 위협하는 기업'이 만든 통신장비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정보통신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중국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넘어서 무역전쟁 수위를 높인 겁니다.

하지만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면서 미국산 반도체 공급을 막아도 화웨이가 승승장구하자 이번엔 3단계로 반도체 수급 자체를 막았습니다.

▶[송태희 / 앵커]
사실상 미국이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의 도전을 막겠다는 거네요.

그래서 중국의 대표 IT 기업 화웨이를 타깃으로 한 것이라는 말이죠?

▷[김동우 / 기자]
맞습니다.

중국 산업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단순히 규모 때문만은 아닙니다.

화웨이는 중국 내수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정상의 자리를 차지한 최초의 중국 첨단기술 기업입니다.

스마트폰과 통신장비뿐만 아니라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등 차세대 산업에서 필수적인 5G 기술 선도 기업으로도 평가받고 있습니다.

▶[송태희 / 앵커]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도 세계적인 규모의 IT 기업 아닌가요?

화웨이와는 어떻게 다른 건가요?

▷[김동우 / 기자]
물론, 이미 중국에는 알리바바와 텐센트처럼 기업가치가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기술 기업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은 자국 내에서 혜택을 통해 성장한 기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물건 살 때 알리바바를 쓰진 않거든요.

하지만 화웨이는 지난해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26.18%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올해 2분기에는 스마트폰 점유율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송태희 / 앵커]
이번 조치로 화웨이는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받는 것이죠?

▷[김동우 / 기자]
미국의 승인을 받으면 반도체 공급을 허용하겠다는 것인데 미국 정부 분위기를 보면 이게 허용해 줄 분위기가 아닙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이 미국 상무부에 거래 승인을 요청해 놓았는데요. 아직까지 별다른 소식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웨이는 이번 제재를 앞두고 최소 6개월 치 반도체 재고를 확보해놓은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 재고가 바닥이 나면 더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생산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양팽 /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 미국 상무부에서 화웨이 제재를 지금 세 번째 한 거잖습니까? 단계적으로 철저하게 막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외국기업들, 심지어는 중국 기업도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기 어렵게 될 (전망입니다.)]

▶[송태희 / 앵커]
중국 화웨이가 실제로 세계시장 점유율은 어느 정도 되는지 분석해 볼까요?

▷[오수영 / 기자]
화웨이는 올 상반기 우리 돈으로 77조 6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전체 매출의 90% 가까이가 스마트폰과 통신장비에서 나온 겁니다.

화웨이의 올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보다 1.9%포인트 줄어든 15.1%로 예상됩니다.

내년 점유율은 이번 제재로 4.3% 수준으로 폭락할 것으로 예측됐는데, 1년 만에 10%포인트 이상 떨어지게 되는 겁니다.

전체 통신장비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늘려온 화웨이의 올해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31%였습니다.
  
5G 장비만 보면 지난 1분기 35%로 점유율이 더 높았습니다.

▶[송태희 / 앵커]
미국의 제재에 대해 화웨이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오수영 / 기자]
화웨이의 거의 모든 주요 제품에는 반도체가 꼭 들어갑니다.

지난 15일부터는 구매 자체가 불가능한 만큼 부품 추가조달을 할 수 없다는 걸 전제로 사업을 해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화웨이 위청둥 소비자 부문 CEO는 지난 10일 해외 반도체 기업 도움 없이 자력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화웨이는 지난 8월 미국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공급처를 확보하는 ‘난니완’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하이실리콘, SMIC, 창신메모리, 양쯔메모리 등을 모아 반도체 자립을 이루겠다는 겁니다.

▶[송태희 / 앵커]
화웨이의 ‘난니완’ 프로젝트가 무엇인지 좀 더 설명해 주시죠?

▷[오수영 / 기자]
중국에선 '난니완 정신'이란 말을 자주 씁니다.

난니완은 중국 산시성의 작은 지역인데요.

중일 전쟁 때 중국 팔로군이 이곳에 고립된 상태에서도 자급자족했던 정신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미국 정부의 제재로 자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외세의 침공에 비유한 것입니다.

또 화웨이가 굴복하지 않고 자급자족을 통해 결국 승리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송태희 / 앵커]
전시 상황에 비유할 만큼 화웨이의 사정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이야기도 될 텐데요.

화웨이가 비축한 물량은 어느 정도로 추산되고 있나요?

▷[오수영 / 기자]
업계에선 화웨이가 미국 제재에 대응해 6~8개월 어치 반도체 재고와 2년 어치 핵심 반도체 부품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화웨이는 강화된 이번 제재가 발효되기 전까지 협력업체들에 주문량을 급격히 늘렸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초부터 일부 부품의 재고가 바닥나면서 화웨이가 새 제품을 더 생산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일부 부품 재고가 동날 때까지도 미중 관계가 개선되지 못하면 화웨이는 스마트폰, PC, TV, 서버, 네트워크 장비 등을 생산하지 못해 글로벌 시장에서 강제 퇴출당할 수도 있습니다.

[박재근 /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 : 중국에 있는 SMIC를 통해서 AP(스마트폰의 중앙처리장치 역할)를 만든다 하더라도 SMIC 공정 자체가 고가폰의 AP를 생산할 수 없고 아직은 수준 높은 메모리 반도체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결국은 중저가폰 만드는 것도 굉장히 힘들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

▶[송태희 / 앵커]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를 사가는 대표적인 구매 업체인데, 우리 업체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김동우 /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은 추가 제재가 적용된 지난 15일부터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미국 상무부에는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도록 승인을 요청해놓았는데요.

미국 정부의 승인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화웨이에 패널을 공급해왔는데요. 패널에 반도체의 일종인 구동칩이 들어가면서 이들 기업도 지난 15일부터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이주완 / 포스코경영연구원 위원 :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스마트폰보다는 기업용 서버라든지 데이터센터, 전장용 등 다양한 다른 쪽 수요를 확대해서 전체 매출 비중을 조정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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