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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머니] 대한항공 ‘깜짝 실적’ 뒤에 숨은 ‘끔찍한 숫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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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0.08.24 12:01
수정2021.11.22 10:41

■ 카운트머니

카운트머니 돈 세는 남자 정석문입니다. 오늘은 양자민 회계사와 함께 대한항공을 씹어먹어 보겠습니다.
대한항공 2분기 실적을 놓고 어려운 시기에 깜짝실적을 냈다는 분석이 많은데, 대한항공의 깜짝실적 어느 정도 의미가 있는 건지, 올해 1분기 재무제표를 중심으로 알아봤습니다.
(해당 영상은 반기보고서 발표 이전에 제작됐습니다)    

추락하는 대한항공 매출과 영업 이익

대한항공은 브랜드 가치가 큰 회사죠. 그런데 생각보다 규모가 작아 깜짝 놀라실 겁니다. 

시가총액 3조 4581억원, 코스피 73위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재무구조는 복잡합니다.

20년도 1분기 보고서만 해도 254페이지에 달해요. 반면 운영 사업은 간단한 게 특징이기도 합니다. 

우주항공산업 등을 포함하긴 하지만 결국 여객과 화물을 실어나르는 '운송업'에서 매출과 이익이 발생하는 구조거든요. 

1분기 재무제표 포괄적으로 살펴봅니다. 


포괄손익계산서를 보면 1분기 매출액은 2조 3523억입니다. 전분기 대비 20.7% 감소했어요. 

영업이익에서는 566억원의 적자가 발생했고요. 

[정석문/아나운서 : 매출이 2조가 났는데 영업이익은 손해다?]

[양자민/회계사 : 네, 여기에 당기 순이익은 아마 훨씬 적자가 클 겁니다.]

시총 3조대 회사가 차입금이 15조?

대한항공은 특히 포괄손익계산서의 하단을 주시해야 하는데요. 

손익계산서 구조를 보면 상단에 매출, 매출원가, 판관비, 영업이익까지 나와 있고요. 하단에는 영업 외 수익, 영업 외 비용, 기타수익, 기타비용과 같은 것들이 나와 있는데요.  

[정석문/아나운서 : 본업인 항공 운송업에서 들어오고 나가는 돈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밖에 것들이 중요하다는 건가요?]

[양자민/회계사 : 그밖의 것들이 중요합니다. 대한항공은 일단 차입금이 15조원이거든요. 자산이 26조원인데, 여기에 차입금이 절반이 넘는 15조이고, 부채는 더 많습니다.]

차입금과 부채는 다른 개념인데요. 외부에서 구매한 것은 '매입채무', 단순히 돈만 빌린다면 '차입금'으로 분류합니다.

☞ 차입금은 빌린 돈! 외부에서 발생한 구매인 매입 채무는 부채 중 하나! 


그러니까 자산 26조 중에 빌린 돈(차입금)이 15조, 플러스 알파로 부채는 24조 8000억원이 있는 겁니다. 

[정석문/아나운서 : 항공사들은 원래 이렇게 부채가 많나요?]

[양자민/회계사 : 대한항공이 부채 자체가 많은 겁니다. 당장 운영자금이 필요하다 보니 현재 자산을 담보로 부채를 냈고, 앞으로 나타날 매출에 대해서도 근질권*을 설정해 빌린 겁니다.]

※ 근질권 : 앞으로 발생할 매출에 대해서 저당잡는 것

[정석문/아나운서 : 그럼 이번 달 월급을 가불해서 쓴 게 아니라 다음 달 월급을 가불해서 쓴 거네요. 엉망인 거 아니에요?]

[양자민/회계사 : 엉망은 아니고, 재무제표가 부실하다.]

[정석문/아나운서 : 이익이나 매출 이런 것 상관없이 빚이 너무 많다는 얘기잖아요.]

[양자민/회계사 : 그러니 이런 회사일수록 재무제표 분석을 잘해야 하겠죠. 추후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 파악하려면요.]


화물 독식으로 깜짝흑자봤지만…'언발에 오줌누기'
대한항공은 빚이 너무 많은 게 문제입니다. 차입금이 15조이니 이지만 해도 2%, 계산하면 3천억에 달하는데요. 

[정석문/아나운서 : 대한항공인데. 이자가 2%가 넘어요?]

[양자민/회계사 : 만약 담보를 제대로 잡았으면 이자를 2%만 받겠지만요. 현재 있는 자산이 아닌 '없는 자산'으로 담보를 잡은 거니 2% 넘게 이자를 줘야 하겠죠.]


즉 이자비용만 천문학적으로 나가는 게 현재 상황입니다. 여기에 1분기 영업이익도 적자인 거 고요. 

[양자민/회계사 : 여기에 영업이익이 흑자여도 이자 비용 감당이 쉽지는 않습니다.]

부채가 갑자기 생긴 건 아닌데요. 원래 있었던 약 14조원의 부채에서 코로나의 영향으로 부채가 1조원이 더 늘어났습니다. 

[정석문/아나운서 : 이렇게 되면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2분기에는 부채가 더 느는 거 아니에요?]


[양자민/회계사 : 그렇지는 않습니다. 1분기엔 적자지만 2분기에는 깜짝흑자를 보였는데요. 여객산업은 확실히 줄었지만 대신 해외 항공기도 국내에 안 들어오기 시작했잖아요? 그러면서 해외에서 들어오는 화물을 대한항공이 독식하기 시작 한 거죠. 그러면서 이익이 일부 났습니다.]


외부변수에 취약한데…산은에서 땡긴 '가불' 갚을 여력 있나

대한항공은 약 20개의 자회사를 갖고 있습니다. 그 중 유동화 회사가 열 개 정도 되는데요. 

이 유동화 회사가 전부 차입하는 회사입니다. 대신 완전한 자회사는 아니고 미미한 수준으로 직원들 지분을 넣고요. 대한항공은 담보를 제공하고 외부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립니다.

즉 미래에 발생할 '매출'을 담보로 산업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거죠. 

[정석문/아나운서 : 비유하자면 내년에 사람을 태워다 주고, 화물 날라다 주면 돈 받아서 갚을 거니까 산은에 가불 받은 거네요?]

[양자민/회계사 : 맞아요. 가불과 같은 거죠.]

게다가 대한항공은 외환에 취약한 구조입니다.


항공기 리스, 부채 등은 해외에서 빌려오는 개념이거든요. 기름도 외국에서 사 오고요.

이렇게 해외에 의존하다 보니 외환에 의해 유가 안정성도 낮고, 이자율에도 취약합니다.

[정석문/아나운서 : 그런데 나쁘게 말하면 구조가 취약하지만 반대로 외환 때문에 대박 날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양자민/회계사 : 그런 적이 있었죠. 2016년에 외환 차액으로만 1조원의 수익을 낸 적이 있었거든요. 환율 변동에 따라서요. 반대로 1조를 손해 볼 수도 있는 거고요. 아무리 영업이익을 잘 내도 환율이 올라가면 손해를 보고, 영업이익을 잘 못 내도 환율이 떨어지면 이익을 볼 수도 있는 거고요. 회계사가 보기 좋아하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재무제표입니다.]

따라서 사업을 보고 투자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고, 환율·유가·이자율 3박자의 영향에 코로나 바이러스 변수까지 겹쳐 외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적자행진 속 유보한 '법인세'…부메랑되나?

2019년을 기점으로 과거를 돌아보면요. 법인세 비용을 차감하기 전 순이익, 즉 세금을 차감하기 전 순이익이 2014년도부터 2019년까지 쭉 적자입니다. 2017년을 제외하고요. 6년 중에 1년 빼고는 적자에요. 

그런데 법인세 비용을 보면 마이너스가 붙어있습니다. 마이너스에 마이너스를 곱하면 플러스잖아요. 

즉 법인세를 안 내고 돌려줬다는 느낌인 거에요. 

[정석문/아나운서 : 그럼 법인세를 국세청에서 돌려받은 거에요?]

[양자민/회계사 : 주는 건 아니죠. 향후에 국세청에서 환급을 받을 수 있으니 '자산'으로 분류한 겁니다. 나중에 대한한공이 이익이 났을 때 법인세를 깎아주겠다, 이런 개념인 거죠.]

즉 올해 100억 손실이 났고, 내년에 100억 이익을 보면 이걸 합산했을 때 손실과 이익이 모두 안 난 것과 마찬가지가 되는 거죠.

[정석문/아나운서 : 그럼 세금을 안 내는 것과 비슷한 거네요?]

[양자민/회계사 : 그렇죠. 그걸 '이월 결손금'이라고 하고요. 이걸 자산이라고 보고 미리 재무제표에 잡아놓는 겁니다.]

통장에 자산이 마이너스가 되면 일일이 찍히는 것처럼 재무제표에 이런 손해를 기록해 놓는 겁니다. 

재무제표상 법인세 처리 전 순이익이 17년도를 제외하고 6년간 적자였으니, 가상으로 보면 마이너스 법인세가 쌓여있는 모습입니다. 


[양자민/회계사 : 이런 마이너스 법인세가 10년을 경과하면 자산성이 상실됩니다. 즉 결손금 공제가 안 돼요.]

[정석문/아나운서 : 그럼 국세청에서 10년 동안 이익 안나면 이연 법인세 안 돌려주겠다, 이거네요?]

[양자민/회계사 : 그렇죠. 이연법인세*라고 쌓아놓은 금액이 자산성이 없다, 앞으로도 계속 적자 날거다 이렇게 보면 한 번에 이 자산을 비용으로 털어버려야 되는데요. 그런데 이 이연법인자산이 1조가 넘고, 적자가 누적되면 '비용'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정석문/아나운서 : 그나마 이 이연법인세라는 항목으로 회계상 플러스로 잡혀 있는데, 어느 한순간 마이너스가 될 수 있는 거네요?]

[양자민/회계사 : 맞습니다. 써먹지 못하면 자산이 아닌 거나 다름없잖아요. 한 번에 손실 처리하지는 않겠지만 순차적으로 손실처리 될 수 있는 거죠.]

※ 이연법인세 : 이월하여 연기한 법인세


알짜사업 매각으로 연명? '산소호흡기' 단 대한항공

최근 대한항공에서 면세사업부와 기내식 사업부 매각 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모두 돈을 버는 알짜사업인데요. 

이러한 사업부를 팔면 당장 판 금액을 들어오겠지만 그만큼의 영업이익은 또 떨어 수 있고요.

[정석문/아나운서 : 저 대한항공 마일리지 많이 쌓여있는데 어떻게 해요?]

[양자민/회계사 : 마일리지는 유효기간이 10년이 지나면 소멸될 텐데요. 이것도 부채입니다.]

[정석문/아나운서 : 그럼 저도 채권자네요.]

[양자민/회계사 : 대한항공에 투자하시려면요. 회계지식이 지식이 충분한 분들, 즉 재무제표를 볼 줄 아시는 분들이 투자하는 게 맞다고 봐요. 고려할 사항이 많고, 숫자도 종합해서 봐야 하거든요. 한 마디로 복잡한 회사, 산소 호흡기를 달고 있는 회사로 볼 수 있습니다.]

# 카운트머니가 뽑은 대한항공 키포인트

☞ 손익계산서 하단 예의주시! 기타비용과 수익 따져봐야!
☞ 20년도 1분기 기준 부채 약 24조! 순차입금 약 15조로 재무구조 부실 상태!
☞ 차입금 이자만 2%로 잡아도 매년 3천억원! 빚을 담보로 잡았으니 이자는 그 이상!
☞ 환율에 따라 항공기 리스, 기름값,이자율 등 외부요인에 민감!
☞ 투자하려면 외환·이자·유가까지 경제지표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카운트머니, 양자민 회계사와 함께 대한항공 분석해봤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총괄: 최서우 디지털콘텐츠 팀장
진행: 정석문 아나운서
구성: 강혜라 편집자
제작: SBSC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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