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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게임시장 40조원 달해…서비스허가 받아도 장밋빛 아냐”

SBS Biz
입력2020.07.29 21:28
수정2020.07.29 21:28

중국 게임 산업이 최근 비약적으로 성장한 탓에 국내 게임사들이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받더라도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콘텐츠미래융합포럼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이상헌 의원실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중국 게임 판호 전망과 방안 모색'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중국 게임 시장이 크게 성장한 만큼 정부 차원의 노력으로 판호 발급을 재개해야 하지만, 판호 발급이 재개돼도 한국 게임사에 장밋빛 전망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날 김상현 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비즈니스센터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한 중국 게임 시장에 관한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했다.

김 센터장이 중국음상및디지털출판협회 게임공작위원회(GPC)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2019년 2천308억위안(약 39조3천억원)에 달했다.

2016년보다 1.4배 성장한 수치다.

특히 중국 역시 모바일게임 비중이 급증한 점이 주목됐다.

중국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의 점유 비율은 2016년 49.5%였는데 2019년에는 68.5%로 집계됐다.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중국 게임 시장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게임 총 매출 규모는 지난해 4분기에 584억위안(9조9천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 1분기에 732억위안(12조5천억원) 수준으로 25% 증가율을 보였다.

중국 게임사가 자체 개발한 게임의 매출 증가율은 약 30%로 나타났다.

김 센터장은 "중국 게임 산업의 경쟁력이 제고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판호를 내주는 총량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중국 당국은 '아동·청소년 근시 방지 조치', '미성년자 온라인게임 과몰입 방지 조치' 등의 일환으로 외자뿐 아니라 내자 판호까지 제한하며 게임 규제를 강화한 상태다.

판호 총량은 2017년 9천368건에 달했는데 2018년 2천64건, 2019년 1천570건, 올해 상반기 609건으로 급감했다.

이 중 외산 게임 판호 건수는 2017년 467건에서 2018년 55건, 2019년 185건, 올해 상반기 27건으로 줄어들었다.

한국 게임사 판호 획득 건수는 최근 3년 동안 0건이다.

한국 게임사는 2017년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경제 보복 이후로 4년째 판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중국 게임 시장 트렌드를 보면 이미 PC게임 등으로 성공한 기존 IP(지적재산)를 모바일로 리메이크한 게임이 선전하고 있으며, 게임 유저 간에 커뮤니케이션은 당국이 정치적 이유로 관리·통제하려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내 게임사가 판호를 받으려면 중국에 기존 게임이나 웹툰, 예능 '런닝맨' 등 IP를 활용한 2차 게임 개발이 필요해보인다"면서 "캐주얼 모바일게임 위주로 개발 방향을 설정하고, 중국 전래 서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가 판호를 중요 이슈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반길 일"이라며 "시진핑 주석 방한이 올해 이뤄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대응할지, 판호가 열린다면 대기업과 중소개발사 중 어느 쪽을 우선해야 할지 등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촉구했다.

토론에서 중국 전문가인 우수근 중국 화동사범대학 특별초빙교수는 "청와대가 중국과 외교에 더 신경 쓰지 않으면 판호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설령 한중 관계가 좋아져도 가뭄에 콩 나듯 한두 개씩만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선학 중원게임즈 대표는 "이제 중국 게임사 개발 능력이 한국을 뛰어넘기 때문에, 판호가 풀린다고 해서 성공이 보증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어떤 퍼블리싱(유통·서비스) 파트너를 만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결국 중요한 것은 IP다.

일본 게임사처럼 훌륭한 IP를 계속 만들어서 중국 게임사가 IP 비용을 내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 외에 동남아 등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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