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직고용 일파만파…진실은?] 인국공 논란, 해법은?
SBS Biz 정광윤
입력2020.07.04 09:03
수정2020.07.04 09:05
■ 취재파일
문제가 복잡하군요.
대안은 없는지,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할지 짚어보겠습니다.
이한나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사정이 비슷할 것 같은데 국내선과 근거리 노선를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는 보안요원 처우 문제 어떻게 풀었나요?
▷[이한나 / 기자]
네, 한국공항공사는 자회사의 정규직 채용으로 고용문제를 풀었는데요.
지난 2018년 생명과 안전이 직결되는 소방과 폭발물처리반, 두 개 분야만 공사가 직접 고용하고요.
보안검색 요원을 포함한 나머지 협력업체 직원 4천여 명은 자회사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보안검색요원과 경비보안요원 약 1700명은 한국공항공사의 자회사인 ‘항공보안 파트너스’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됐습니다.
▶[송태희 / 앵커]
그러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왜 자회사 정규직으로 하지 않고 본사 정규직으로 채용을 결정했나요?
▷[이한나 / 기자]
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2017년 대통령 방문 후 공사와 노조는 직고용이냐 자회사 정규직화냐를 놓고 대립해 왔는데요.
이 과정에서 합의와 번복이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대통령이 약속한 것을 3년째 이행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고요.
그런데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자 공사가 직고용으로 밀어붙였다는 것입니다.
[신세돈 /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 그런데 여태껏 공공부문의 정규직은 대부분이 자회사 설립 형식으로 갔었어요. 이번에만 특별히 직고용체제로 가는 거예요. (대통령 취임 후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제일 먼저 갔거든요. 되게 상징성이 크단 말이에요. 이게 빨리 해결이 안 되면 체면이 뭐냐. 그런 차원에서 청와대나 이쪽에서 서둘렀던 것 같고(요.)]
▶[송태희 / 앵커]
인천공항 정규직 노조가 반발하는 이유가 있었군요?
▷[이한나 / 기자]
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는 자회사 정규직화로 최종 합의까지 했는데 뒤집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공사가 비정규직 양대 노조, 그리고 정규직 노조와 함께 보안요원 등을 자회사에 편제하기로 최종 합의를 봤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갑자기 인천공항공사가 6월 21일 일요일 밤 10시에 언론을 통해 졸속으로 청원경찰 형태로, 게다가 직고용을 발표해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정규직 노조 측 이야기 들어보시죠.
[장기호 /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위원장 : 우리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대찬성을 합니다. 그 이유는 뭐냐 하면 2년 반 동안 모든 갈등과 반목을 겪으면서 서로 간의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과 결과가 공정해야 한다, 그 부분에 있어서 우리 임직원들은 요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송태희 / 앵커]
앞서 논란이 있었던 한국도로공사의 경우는 정규직화 어떤 방식으로 했나요?
▷[정광윤 / 기자]
한국도로공사도 지난 2017년부터 톨게이트 수납원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갈등을 빚었는데요.
자회사 고용 방식에 반발한 수납원들이 해고당하면서 법원 소송까지 갔습니다.
6500여 명의 수납원 가운데 법원 판결이 난 1400명은 직접 고용됐고 나머지는 자회사 고용 상태인데요.
도공 측이 정규직 전환된 수납원들에게 환경미화 등 다른 업무를 맡기면서 여전히 잡음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송태희 / 앵커]
이번 논란, 결국 청년 일자리 부족 때문에 벌어진 것 아닌가요?
▷[정광윤 / 기자]
코로나19 때문에 고용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데요.
지난 5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39만 명 이상 줄면서 석 달 연속 감소했습니다.
실업자 수와 실업률 모두 지난 199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인데요.
특히, 20대 청년 실업률은 무려 10.3%로 전체 실업률(4.5%)의 두 배가 넘는 상황입니다.
이렇다보니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는데요.
뚜렷한 이유 없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다’고 답한 20대가 1년 전보다 무려 32.8% 늘면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늘었습니다.
▶[송태희 / 앵커]
결국 취업은 어렵고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하다보니 이런 갈등이 반복되는 것이죠?
▷[정광윤 / 기자]
네, 그렇습니다.
가장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공기업 준비생들이 이번 사태에 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 때문인데요.
공공기관의 총인건비 상승률은 기재부에서 제한하고 있습니다.
정규직 전환이 늘어 총인건비가 올라가면 신규채용자리가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인천공항공사의 경우에도 자회사에 고용된 보안요원들 임금은 위탁사업비로 따로 잡히지만, 앞으로 직고용되는 인원들은 공항공사의 인건비로 잡히게 됩니다.
직고용 대상 1900명이 연봉 3500만원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인건비가 6백억 원 가량 늘어나게 되는 겁니다.
▶[송태희 / 앵커]
실제 청년들이 원하는 대기업 정규직은 전체의 10% 밖에 안 되는 상황이죠?
▷[정광윤 /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17년 기준, 전체 근로자 가운데 대기업 정규직은 10명 중 1명꼴인데요.
나머지 90% 비정규직·중소기업 근로자보다 임금은 1.8배나 높고, 근속연수는 2.3배 더 길었습니다.
그만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각하다는 건데요.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될 수 있는 문도 좁습니다.
임시직이 3년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비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22%로 OECD 조사 대상 열여섯개국 가운데 꼴찌였습니다. OECD 평균인 54%을 크게 밑도는 건데요.
비정규직으로 시작한 노동자 10명중 8명은 3년이 지나도 계속 비정규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역설적으로 인국공 사태로 불거진 우리나라 정규직화 문제가 그만큼 풀기 어려운 문제라는 점도 분명해 보입니다.
▶[송태희 / 앵커]
비정규직이 본격적으로 늘어난 것은 IMF 사태 이후입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효율성과 성장의 그늘에는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모두 정규직화하자”, ”그러면 다 함께 망하자는 거냐” 이런 식의 전면적인 해결이나 무조건적인 반발은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가장 필요한 것은 사회적 공감대입니다.
그리고 해결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준과 절차가 있어야 합니다.
이번 인국공 사태가 갈등과 반목의 결과가 아니라 해법을 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취재파일 여기까지 입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문제가 복잡하군요.
대안은 없는지,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할지 짚어보겠습니다.
이한나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사정이 비슷할 것 같은데 국내선과 근거리 노선를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는 보안요원 처우 문제 어떻게 풀었나요?
▷[이한나 / 기자]
네, 한국공항공사는 자회사의 정규직 채용으로 고용문제를 풀었는데요.
지난 2018년 생명과 안전이 직결되는 소방과 폭발물처리반, 두 개 분야만 공사가 직접 고용하고요.
보안검색 요원을 포함한 나머지 협력업체 직원 4천여 명은 자회사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보안검색요원과 경비보안요원 약 1700명은 한국공항공사의 자회사인 ‘항공보안 파트너스’ 소속 정규직으로 전환됐습니다.
▶[송태희 / 앵커]
그러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왜 자회사 정규직으로 하지 않고 본사 정규직으로 채용을 결정했나요?
▷[이한나 / 기자]
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2017년 대통령 방문 후 공사와 노조는 직고용이냐 자회사 정규직화냐를 놓고 대립해 왔는데요.
이 과정에서 합의와 번복이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대통령이 약속한 것을 3년째 이행하지 못하는 상황을 맞았고요.
그런데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자 공사가 직고용으로 밀어붙였다는 것입니다.
[신세돈 /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 그런데 여태껏 공공부문의 정규직은 대부분이 자회사 설립 형식으로 갔었어요. 이번에만 특별히 직고용체제로 가는 거예요. (대통령 취임 후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제일 먼저 갔거든요. 되게 상징성이 크단 말이에요. 이게 빨리 해결이 안 되면 체면이 뭐냐. 그런 차원에서 청와대나 이쪽에서 서둘렀던 것 같고(요.)]
▶[송태희 / 앵커]
인천공항 정규직 노조가 반발하는 이유가 있었군요?
▷[이한나 / 기자]
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는 자회사 정규직화로 최종 합의까지 했는데 뒤집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공사가 비정규직 양대 노조, 그리고 정규직 노조와 함께 보안요원 등을 자회사에 편제하기로 최종 합의를 봤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갑자기 인천공항공사가 6월 21일 일요일 밤 10시에 언론을 통해 졸속으로 청원경찰 형태로, 게다가 직고용을 발표해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정규직 노조 측 이야기 들어보시죠.
[장기호 /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위원장 : 우리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대찬성을 합니다. 그 이유는 뭐냐 하면 2년 반 동안 모든 갈등과 반목을 겪으면서 서로 간의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과 결과가 공정해야 한다, 그 부분에 있어서 우리 임직원들은 요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송태희 / 앵커]
앞서 논란이 있었던 한국도로공사의 경우는 정규직화 어떤 방식으로 했나요?
▷[정광윤 / 기자]
한국도로공사도 지난 2017년부터 톨게이트 수납원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갈등을 빚었는데요.
자회사 고용 방식에 반발한 수납원들이 해고당하면서 법원 소송까지 갔습니다.
6500여 명의 수납원 가운데 법원 판결이 난 1400명은 직접 고용됐고 나머지는 자회사 고용 상태인데요.
도공 측이 정규직 전환된 수납원들에게 환경미화 등 다른 업무를 맡기면서 여전히 잡음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송태희 / 앵커]
이번 논란, 결국 청년 일자리 부족 때문에 벌어진 것 아닌가요?
▷[정광윤 / 기자]
코로나19 때문에 고용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데요.
지난 5월 취업자는 1년 전보다 39만 명 이상 줄면서 석 달 연속 감소했습니다.
실업자 수와 실업률 모두 지난 199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인데요.
특히, 20대 청년 실업률은 무려 10.3%로 전체 실업률(4.5%)의 두 배가 넘는 상황입니다.
이렇다보니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는데요.
뚜렷한 이유 없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다’고 답한 20대가 1년 전보다 무려 32.8% 늘면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늘었습니다.
▶[송태희 / 앵커]
결국 취업은 어렵고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하다보니 이런 갈등이 반복되는 것이죠?
▷[정광윤 / 기자]
네, 그렇습니다.
가장 좋은 일자리로 꼽히는 공기업 준비생들이 이번 사태에 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 때문인데요.
공공기관의 총인건비 상승률은 기재부에서 제한하고 있습니다.
정규직 전환이 늘어 총인건비가 올라가면 신규채용자리가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요.
인천공항공사의 경우에도 자회사에 고용된 보안요원들 임금은 위탁사업비로 따로 잡히지만, 앞으로 직고용되는 인원들은 공항공사의 인건비로 잡히게 됩니다.
직고용 대상 1900명이 연봉 3500만원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인건비가 6백억 원 가량 늘어나게 되는 겁니다.
▶[송태희 / 앵커]
실제 청년들이 원하는 대기업 정규직은 전체의 10% 밖에 안 되는 상황이죠?
▷[정광윤 /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17년 기준, 전체 근로자 가운데 대기업 정규직은 10명 중 1명꼴인데요.
나머지 90% 비정규직·중소기업 근로자보다 임금은 1.8배나 높고, 근속연수는 2.3배 더 길었습니다.
그만큼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각하다는 건데요.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될 수 있는 문도 좁습니다.
임시직이 3년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비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22%로 OECD 조사 대상 열여섯개국 가운데 꼴찌였습니다. OECD 평균인 54%을 크게 밑도는 건데요.
비정규직으로 시작한 노동자 10명중 8명은 3년이 지나도 계속 비정규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역설적으로 인국공 사태로 불거진 우리나라 정규직화 문제가 그만큼 풀기 어려운 문제라는 점도 분명해 보입니다.
▶[송태희 / 앵커]
비정규직이 본격적으로 늘어난 것은 IMF 사태 이후입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효율성과 성장의 그늘에는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모두 정규직화하자”, ”그러면 다 함께 망하자는 거냐” 이런 식의 전면적인 해결이나 무조건적인 반발은 해법이 될 수 없습니다.
가장 필요한 것은 사회적 공감대입니다.
그리고 해결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준과 절차가 있어야 합니다.
이번 인국공 사태가 갈등과 반목의 결과가 아니라 해법을 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취재파일 여기까지 입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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