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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랩] ‘소셜벤처’→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착한 스마트워치’로 사회적 가치 찾다

SBS Biz 우형준
입력2020.06.22 17:16
수정2020.06.22 17:16

■ 특집 [사회적 가치 머니?] - 기업은 왜? 사회적 가치를 탐(貪)하는가

'사회적 가치'에 대해 알아보는 마지막 시간입니다.

마지막 편으로는 소외계층을 생각하는 착한 스타트업 '소셜벤처' 회사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이번 보도물은 총 15편으로 제작됐으며, [머니랩] 네이버TV와 유튜브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사회적 가치 기업'이란? 
 

어릴 때부터 앓던 망막색소변성증 때문에 양주혜 씨는 한해 한해 눈이 안 보이는 상황을 익혀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거의 시력을 잃었습니다.

그래도 요즘 젊은이답게 IT 기기에 관심도 많고 그만큼 잘 다룬다는 주혜 씨.

하지만 외출했을 때만큼은 스마트폰의 편리한 음성지원 기능도 무용지물이 되기 일쑤입니다.


[양주혜 : 일단 시각장애인 같은 경우는 소리로 웬만한 걸 다 파악하기 때문에 당연히 주변 위험 요소를 청각 정보로밖에 인지할 수 없어요. 이어폰을 끼는 건 어떻게 보면 사고 확률이 높아지는 그런 상황이 될 수 있어서 웬만하면 잘 안 끼려고 해요.]

그녀의 오늘 외출은 단짝 친구와의 약속 때문인데요.

약속 장소는 분위기 좋은 카페 또래다운 수다가 이어집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으로 문자 메시지가 오자 시계로 손이 갑니다.

올록볼록 움직이는 점자 어떻게 작동되는 걸까요?

"저녁 뭐 먹을....까용"

“좀 전엔 이모티콘 때문에 제대로 못 읽었는데 저녁 뭐 먹을지 물어보는 내용이었어요."


[양주혜 : 보통 (스마트폰은) 보이스 프로그램 켜놓기 때문에 전화가 온 동시에 누구한테 왔는지 음성으로 안내가 나오거든요. 내가 크게 소리를 틀어놓거나 작게 듣더라도 옆 사람이 좀 신경 쓰이는 상황 그런 환경일 때 바로 점자로 확인할 수 있어요.]

소셜벤처 '닷 워치' 
 
세계 최초 시각장애인 스마트워치는 국내 소셜 벤처가 개발한 제품입니다.


덕분에 굵직한 대회에서 상도 많이 받았는데요.

[성기광 / 닷워치 대표 : 저희가 2016년에 클리오 광고제 당시 가장 많은 분야에서 수상한 기업이 됐고 올해의 기업으로 뽑혀서 이 상을 받았었어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닷워치를 주목하는 건 바로 기술력과 혁신성 때문입니다.

소셜 벤처 창업 6년 차 성기광 대표는 기존 점자 단말기의 불편함을 우연히 목격한 후 닷워치를 만들게 됐습니다.


[성기광 / 닷워치 대표 : 한 권의 일반 책을 변환시키면 점자책 22권이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점자를 자동화할 디바이스가 없냐 물어보니까 그런 것들은 너무 비싸대요.]

창업 당시 스물다섯이었지만 세 번째 창업이었는데요.

하지만 첫 번째, 두 번째와 달리 주변의 만류가 심했다고 합니다.

[성기광 / 닷워치 대표 : 시각장애인 시장보다는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아이템들이 스타트업 초기 생존에 많은 이점이 있지 않겠느냐.]


닷워치의 핵심 기술은 손톱 크기의 작은 촉각 셀을 통해 실시간 정보를 받아오는 '촉각 ICT'입니다.

무엇보다 기존 점자단말기 대비 크기와 가격 모두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새로 개발해야 했습니다.

[성기광 / 닷워치 대표 : 기존의 점자 기술과 비교했을 때 작고 저렴한 기술이 나올 수 있었고요. 일본과 독일에서 나오는 기술은 기존의 비싼 제품에 들어가 있어요.]

지금 왜 소셜벤처? 
 

창업초기부터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한 닷워치, 눈을 돌리면 잠재 소비자는 3천600만 명으로 껑충 뜁니다.

이처럼 소셜벤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기업은 성장할 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인데요.

회사가 유지되지 못하면 사회문제 해결도 무용지물 때문에 적정기술 개발이 요구됩니다.

소셜벤처 주 소비자들에겐 최첨단 기술보단 비용이 중요하기 때문인데요.


[배종태 /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 : 취약 계층에 있는 분들을 구호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시장으로 인식을 하고 그분들이 살 수 있는 정도의 낮은 가격에 문제 해결 솔루션을 찾아내죠. 소셜 벤처를 통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없다면 다른 대안은 무엇이 있겠습니까? 정부가 세금으로 해서 모두 구제하는 겁니다. 특히 우리 사회에 임팩트를 주는 측면에서 소셜벤처가 중요한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기술과 혁신’ 
 

지난 11월, 한국과 프랑스 두 나라의 스타트업이 교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이 행사의 주제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기술과 혁신’이었는데요.

이미 미국, 유럽 연합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청년들이 소셜벤처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 대부분은 자신의 직면한 사회문제, 그리고 경험을 바탕으로 소셜벤처 창업에 도전합니다.

"여기서 당신만이 슈퍼 히어로를 만들 있습니다."

이 제품 역시 마찬가지 이유로 탄생한 건데요.


[스테판 도코트 / Team8 대표 : 어릴 때부터 뚱뚱했었는데 2003년 80kg을 감량했습니다. 이후 어떻게 아이들이 살을 빼고 건강을 관리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게임을 통해 아이들이 운동하는 방법에 생각이 닿았습니다.]


[요안 / Dathappy 대표 : 개인적으로 소셜벤처 비즈니스 모델을 믿고 있습니다. 저는 언젠가 이 모델이 모든 기업을 대체하길 바랍니다. 왜냐면 모든가 사회적 목적을 갖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소셜벤처는 이제 시작 단계가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소셜벤처의 성장을 위해 지금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한쪽에선 열띤 토론이 진행됐는데요.


[김정빈 / 수퍼빈 대표 : 한국에서 소셜벤처 생태계는 협력에 대한 정의 이익에 대한 정의에 대해 충분한 논의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제현주 / 옐로우독 대표 : 소셜벤처 생태계 안에 있는 모든 이가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때문에 협력의 결과를 얻기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려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된 소셜벤처!

많은 이들이 우리 소셜벤처의 내일을 좌우하는 건 생태계 조성이 될 것이라 말하는데요.

이를 위한 작지만 강한 움직임 소셜벤처의 메카, 서울 성동구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국내 소셜벤처의 시작 '헤이그라운드' 
 
이곳 헤이그라운드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겠다는 꿈을 가진 이들이 모인 곳인데요.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NGO 단체 등 사회 문제를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이들이 이 공간을 함께 하고 쓰는 것입니다.


[허재형 / 루트임팩트 대표 : 비슷한 뜻을 가지고 있고 또 초기 회사를 만들어 시작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공통된 어려움들을 우리가 함께 모여서 일한다면 훨씬 더 생산적으로 풀어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처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윤지 대표 역시 이곳 헤이그라운드에서 3년 전, 새로운 일에 도전장을 던졌는데요.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던 그녀 주변엔 이젠 육아용품이 가득합니다.

"유아용 힙시트는 한두 분이 주신 게 아니에요"

윤지 씨는 이렇게 모인 육아용품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개발 중인데요.


경제적인 여건이 어려운 부모들을 위한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김윤지 / 모바일 플랫폼 ‘품’ 대표 : 어렵게 아기를 키우기로 결정을 했고 긴급구조 신청을 나라에 해서 분유를 받았는데 두 달 걸려 두 통을 받게 됐다고 해요.]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윤지 씨가 앱을 개발하기로 결심한 건 ‘왜 사회 문제는 기업처럼 체계적으로 풀어내지 못 하는 걸까?’ 바로 이 의문 때문이었는데요.


무엇보다 아이를 버리는 부모들의 문제를 접한 계기였습니다.

경제적인 여건으로 베이비 박스를 찾는 부모가 많았기 때문이죠.

[김윤지 / 모바일 플랫폼 ‘품’ 대표 : (아이를 버리는) 부모들이 처한 면면의 상황을 보니 무책임하다고 치부하기엔 너무나 큰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놓인 ‘부모가 된 청년 빈곤층’이었던 거예요. 당장 기저귀 분유는 어떻게든 연결할 수 있지 않을까 흩어져있는 사회자원을 잘 연결해서 어려운 상황에 있는 부모들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잘 전달을 해주자 라는 취지에서 지금 모바일 플랫폼을 먼저 개발하고 있어요.]

IT기술이나 경영엔 문외한이었던 김윤지 대표.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헤이그라운드 사람들의 경험과 지식이 보태진 덕분이라고 말합니다.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할 때는 혼자 맨몸으로 왔고요. 그다음에 올해 이제 한빈 님이 합류했고"

그런데 어찌 된 일일까요?

노트북까지 챙겨 들고 다른 회사 사무실을 찾아왔습니다.

심각한 이야기가 오가는가 싶은데요.


"대표님 지금 우리가 하는 게 뭐냐면 5월 말 기준으로 통장 잔액과 장부 잔액을 맞추는 걸 하고 있거든요."

알고 보니, 초기와 달리 몇 배는 더 복잡해진 관리와 운영을 같은 층 회계사무실과의 협업으로 풀어내는 것.

[김윤지 / 모바일 플랫폼 ‘품’ 대표 : 굉장히 작은 조직에서 협업 관계를 잘 활용해서 직원 인건비는 낮추면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구조인 거 같아요.]


공간 공유는 기본 회사 운영에 필요한 전문 서비스는 물론 한 단계 성장을 위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까지 8층 건물 안에서 서로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하나의 커다란 소셜벤처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었는데요.


헤이그라운드 입주사 직원들에겐 또 하나의 혜택이 있습니다.

미래 소셜벤처의 재원이 될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셰어하우스인데요.

착한 비용과 달리 어떤 목표가 있는지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무려 3차 관문을 거쳐 디웰하우스에 들어올 수 있었다는 인턴 사윈 정원식 씨.


"저희 1호점 디웰하우스에는 12명이 사는데 가을 방엔 여성분 3분이 살고 있고 여기는 저까지 남자 3명이 살아요."

덕분에 든든한 동지가 생겼습니다.

아담하지만 쾌적한 침실 그리고 언제든 모여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거실까지 여럿의 생각이 더해져 원식 씨의 꿈도 구체화되어가고 있습니다.


[정원식 / 헤이그라운드 셰어하우스 입주민 : 이 커뮤니티의 장점 하나가 안전지대가 형성된다는 거 두 번째가 다양한 정보들이 공유된다는 것도 있고 세 번째가 시너지가 생겨서 ‘이걸 같이 해보자’가 될 수 있어요.]


[허재영 / 루트임팩트 대표 : 특히 사회 문제, 환경 문제는 개별 주체나 조직이 푸는 건 되게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를 우리가 깊이 있게 풀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가 연결되는 생태계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나눔→책임→가치 
 

[로버트 스트랜트 / 버클리대 MBA 교수 : 우리는 이 행성에서 함께 엄청난 도전 과제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는 명백한 것 중 하나죠. 하지만 이는 기업이 진정한 리더가 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업과 함께 일하는 우리 모두 혹은 기업가들 모두 진정한 목표를 가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래리핑크 / 블랙록 CEO : 기업은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우리는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나눔에서 책임으로 책임에서 다시 가치로.

이제 기업은 우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이번 보도물은 총 15편으로 제작됐으며, [머니랩] 네이버TV와 유튜브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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