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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에 고객돈 넣은 ‘옵티머스 펀드’…400억 환매중단

SBS Biz 박규준
입력2020.06.19 06:45
수정2020.06.19 09:12

[앵커]

한 자산운용사가 최근 400억 원에 이르는 고객 투자금에 대한 환매 중단을 선언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계약상 원래 투자하기로 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부실기업 채권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당국은 오늘(19일) 당장 이 자산운용사를 상대로 현장 검사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박규준 기자, 라임사태가 터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 운용사 환매 중단이 벌어졌네요?

[기자]



네, 대체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옵티머스 자산운용'이라는 곳인데요.

이 운용사가 고객 투자금 약 400억 원을 만기인 어제 못 돌려주겠다고 이 옵티머스 펀드를 판매한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에 통보했습니다.

이 펀드는 안전자산인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되는 데다 수익률도 연 3% 안팎으로 괜찮아 지난해 하반기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상품입니다.

문제는 환매 중단액이 지금은 400억 원 규모이지만, 추후 만기 도래액까지 합하면 최대 5천억 원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중 NH투자증권이 4천억 원 규모로 가장 큰 판매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공공기관 매출채권이면 안전자산에 투자된 건데, 왜 이 운용사는 투자금을 못 돌려주겠다고 한 건가요?

[기자]

업계에 따르면 고객 투자금이 애초 운용 계획과는 달리, 엉뚱한 부실기업 채권에 투자됐기 때문입니다.

운용 계획대로라면 펀드 자금은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 공사를 따낸 건설사들의 매출채권에 투자돼야 하는데, 황당하게 비상장 기업의 부실채권에 들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옵티머스운용이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된 것처럼 펀드 명세서와 계약서를 위조했다는 판매사 측 증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판매사는 "애초 운용사가 제공한 펀드 명세서상 자산과 다른 자산이, 실제 자산으로 편입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투자자들로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는데, 당국이 오늘 당장 실태 파악에 나서기로 했죠?

[기자]

네, 금융감독원은 오늘 옵티머스자산운용을 상대로 검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은 환매 중단 이유와 펀드 명세서 등 서류 조작 여부 등도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은 사전에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자금 흐름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파악했지만 코로나19로 검사 착수 시점을 저울질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추가 환매 중단 규모와 당국의 검사 결과에 따라 초유의 펀드사기인 '제2 라임사태'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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