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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업계 난기류] 3.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하나?

SBS Biz 장가희
입력2020.06.06 09:07
수정2020.06.06 09:07

■ 취재파일 

▶[송태희 / 앵커]


국내 1위 저비용 항공사인 제주항공의 이스타 항공 인수도 삐걱거리고 있습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 현재 상황 어떤가요?

▷[류정훈 / 기자]
계속 일정이 연기되고 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4월 29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주식취득을 끝냈어야 합니다.

하지만 하루 전날, 제주항공 역시 이스타 항공의 무기한 인수 연기를 선언했습니다.
                                    
항공업계에서는 그 배경으로 인수 계약에 6월까지가 기한인 계약 자동해제조항을 염두에 둔 것이란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즉 이번 달까지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계약이 무산될 수 있다는 겁니다. 

▶[송태희 / 앵커]
인수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이유가 제주항공 경영 상황 때문인가요?

▷[류정훈 / 기자]
맞습니다.

제주항공 역시 표면적으로는 태국과 베트남에서 기업결합심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를 대고 있는데요.

속내는 코로나19로 인한 제주항공의 경영 악화와 이스타항공 재무상 황 악화 때문에 인수를 주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분기에 657억 원의 영업적자를 낸 제주항공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1700억 원을 유상증자할 계획입니다.

당장 운영자금도 부족한데, 자본잠식 상태인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 힘들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송태희 / 앵커]
자본잠식 상태면 이스타항공의 재무 상태가 심각하군요?

▷[장가희 /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1분기 이스타항공의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 1천42억 원으로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입니다.
                       
게다가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 24일 이후 모든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최근 운항 자격까지 상실했습니다.

▶[송태희 / 앵커]
그렇다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경영상황 악화가 인수 지연의 가장 큰 이유인가요?

아니면 이면에 또 다른 이유가 있나요?

▷[장가희 / 기자]
일부에서는 제주항공이 인수 비용을 낮추려고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요.

양측은 체불임금과 구조조정 비용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 중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비용절감을 위해 이스타 항공에 구조조정을 요청했고 이 조건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이뤄져야만 인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누가 체불임금과 구조조정 비용을 부담할 것인지를 두고 서로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겁니다.
                                
▶[송태희 / 앵커]
체불 임금에 대해 제주항공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장가희 / 기자]
"제주항공은 인수전까지 이스타항공의 경영에 개입할 수 없고, 구조조정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구조조정 완료 요청과 함께 명퇴 비용 등에 대한 부담을 명시했다"며 날을 세웠는데요.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대주주의 사재출연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타항공은 구조조정과 함께 지난 2월, 급여 40%를 지급한 후 지금까지 체불 임금만 200억 원이 넘습니다.

▶[송태희 / 앵커]
제주항공의 이스타 인수 합병이 물 건너갈 경우 어떤 파장이 예상되나요?

▷[류정훈 / 기자]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이스타 항공은 청산 가능성이 있습니다.

[허희영 /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 합병을 하거나 매각을 해야 하는데 대단히 불확실합니다. 어려워진 항공사에 대해, 과연 매수자가 나올 것인가.]

국토부는 항공사가 폐업하면 그 노선을 다른 항공사에 나눠주는데요.

이스타항공이 보유한 단거리 노선들은 저비용항공사 1위인 제주항공에 돌아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주항공이 계약금을 포기하더라도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고, 노선만 취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송태희 / 앵커]
코로나19 직격탄에 다른 저비용 항공사, 생존 확률은 어떤가요?

▷[류정훈 / 기자]
몇몇은 버티지 못하고 청산 운명을 맞을 수 있다는 게 중론입니다.

올해 1분기에 저가항공사 모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앞서 봤듯이 업계 1위 제주항공 영업손실이 657억 원, 진에어, 에어부산도 모두 300억 원대 적자를 봤습니다.

지난해 11월 취항한 플라이강원도 자본금이 바닥나면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고요.

정부 지원금인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 원도 중대형 항공사를 우선 지원하기로 하면서 저비용항공사들에게 돌아가긴 어렵기 때문입니다.
                                         
[정부 관계자 : 기간산업 큰 것들이 무너지면 고용이나 이런 것이 영향이 크잖아요. 파급효과도 크고.]

▶[송태희 / 앵커]
항공업계가 생존 위기에 내몰린 직접적인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저비용항공사 모두 내부적으로 문제가 쌓여 있었습니다.

경영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은 정부 책임 부분입니다.

항공산업은 대표적인 허가, 면허 산업입니다. 그만큼 정부의 책임감독과 관리가 중요합니다.

수년째 집안 문제로 회사가 흔들린 대한항공, 모기업 부실에 만신창이가 된 아시아나항공, 결과적으로 추가 면허허가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미운 오리가 된 저비용항공사.

그동안 정부는 무엇을 했습니까?

미증유의 위기인 만큼 살려야 합니다.

국민 돈으로 살려놓고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꼭 '잘' 살려야 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지 못하면 정부는 항공업 부실의 한 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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