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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업계 난기류] 2. HDC현산, 아시아나 인수? 포기?

SBS Biz 류정훈
입력2020.06.06 09:03
수정2020.06.06 09:03

■ 취재파일

▶[송태희 / 앵커]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아시아나 인수를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인수 포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배경은 뭔지, 인수가 물거품이 될 경우 항공 업계 판도는 어떻게 달라질지 전망합니다.

현대산업 개발의 아시아나 인수단이 가동 6개월 만에 철수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는데 사실인가요?

▷[장가희 / 기자]
아닙니다.

HDC현산 내부 관계자는 "인수준비단은 철수하지 않았고, 최근 들어 인수 작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사실상 중단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HDC현산은 지난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을 맺고 본사에 인수준비단을 파견했습니다. 

▶[송태희 / 앵커]
그렇다면 HDC 현산은 인수를 연기한 겁니까, 포기한 겁니까?

▷[장가희 / 기자]
일각에서는 HDC현산이 인수 시한을 늦추고 있지만 결국 인수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포기설을 무기로 채권단으로부터 좀 더 유리한 지원을 끌어내려는 전략이란 겁니다.
                                  
[최양오 /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 항상 항공업은 이런 펜데믹(코로나19 대유행)이 일어나면 8개월, 10개월 이후에 경영이 정상화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현재, 과거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에 기초가 됐던 경영 성적을 제로 베이스화면서 유리한 조건의 엠엔에이(인수·합병)를 하려는 전술, 전략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실제로 인수 포기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예정일 하루 전인 4월 29일 인수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러시아로부터 기업결합심사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었는데요.

하지만 속내는 아시아나의 경영 상황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아시아나 영업 손실은 2천억 원을 넘어섰고 자본잠식률은 80%를 넘어섰습니다.

2분기에는 완전자본잠식이 우려되는데요.

이런 심각한 경영 상황이 인수에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송태희 / 앵커]
자본잠식 부분이 어떤 변수가 될 수 있는 거죠?

▷[장가희 / 기자]
인수 합병에서 자본잠식 등 재무 상태의 중대한 부정적 변화는 해지 사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인수합병 당시 맺은 MAC 조항 때문인데요.

HDC그룹이 '중대한 부정적인 변경조항(MAC)' 조항을 근거로 내세워 계약 해제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현실화될 경우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송태희 / 앵커]
재무 투자자로 참가한 미래에셋과도 불협화음이 있다는 관측도 있죠?

▷[류정훈 / 기자]
네, 미래에셋은 아시아나 인수대금 2조5천억 원 중 5천억 원을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미래에셋도 코로나19로 자금 사정이 안 좋습니다.

코로나19로 자산 운용이 직격탄을 맞았고, 계열사의 미국 호텔 인수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미래에셋이 아시아나 인수에 힘을 쏟을 여유가 없다', '호텔과 항공 시너지 효과가 불투명하다', 나아가 이로 인해 HDC현산과 미래에셋 간에 불협화음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송태희 / 앵커]
HDC현산이 아시아나 인수를 포기하면 이후 상황은 어떻게 되나요?

▷[장가희 / 기자]
만약 HDC현산이 아시아나 인수를 포기할 경우 다시 매각작업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합니다. 

현실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은 부채비율이 6280%가 넘는 기업입니다.

이렇게 돈 먹는 하마를 선뜻 인수할 기업을 찾기 힘든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도 새 주인 찾기에 걸림돌입니다.
                                
[허희영 /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 : 산은(산업은행)에서는 금융지원을 얹어서 주려고 하는데, 부실기업을 떠안으면 같이 망하는 거거든요.]

▶[송태희 / 앵커]
재매각이 힘들어지면 금호그룹과 아시아나 항공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류정훈 / 기자]
일단 언급되는 게 금호그룹의 와해 가능성입니다.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판 대가로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린 돈 1300억 원도 갚지 못한 상황인데요.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자금 3천200억으로 그룹 재건을 하려던 계획에도 큰 차질을 빚으면서 일부에서는 그룹 와해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송태희 / 앵커]
그럼 아시아나항공은 어떻게 되는 거죠?

▷[류정훈 / 기자]
매각에 실패하면 아시아나항공의 구조 조정은 필연적이란 전망도 나오는데요.

이때 유력하게 거론되는 게 자회사 매각입니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에어부산을 분리 매각하고 에어서울은 청산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송태희 / 앵커]
그렇다면 아시아나 매각이 무산될 경우 국내 대형항공사는 2강 체제에서 대한항공 1강 체제로 바뀔 수 있다는 건가요?

▷[류정훈 / 기자]
그렇습니다.

현실적으로 매물로 나온 에어부산을 인수할 곳은 대한항공뿐입니다.

그러니까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무산, 구조조정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쪼그라들고 대한항공은 몸집이 커질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대한항공의 경영 상황도 어려운 만큼 1강 체제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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