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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압박에 中 환율전쟁 조짐…무역갈등 속 국내 영향은

SBS Biz 류정훈
입력2020.05.26 06:51
수정2020.05.26 10:42


 
연일 전쟁터를 옮겨 갈등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환율 전쟁을 다시 시작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어제(25일) 중국 인민은행이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환율을 12년 만에 최고치로 고시했습니다. 덩달아 원화 가치도 급락해, 원·달러환율이 두 달 만에 1,240원대를 돌파했는데요. 미중 환율전쟁이 재현될 경우 국내 영향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중국이 환율전쟁 신호탄을 쐈다고요?
그렇습니다.

어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달러 대비 위안화 고시환율을 12년 만에 최고치로 제시했습니다.

위안화는 전 거래일 대비 0.38% 오른 달러당 7.1209위안을 기록했는데요.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2월 28일 이후 12년 3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올랐다는 건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음을 의미하는데요.

위안화 가치 절하폭은 올해 4월 16일 이후 최대입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조된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중국 지도부가 가장 휘발성이 강한 환율 카드를 내세웠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가장 예민한 문제인데, 미국과 중국이 다시 전면전을 벌이는 것 아닌가 우려가 커요.
미국 입장에서는 위안화 평가절하를 중국 당국의 의도된 환율시장 개입으로 볼 가능성이 큽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인위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했고, 이로 인해 불공정 무역으로 미국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해왔는데요.


지난해 8월에도 중국의 위안화 환율이 급등하면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는 '포치'가 이뤄지면서 미국이 같은 이유로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나마 1단계 무역 합의가 올해 1월에 타결되면서 위안화가 다시 7위안 아래로 내려온 건데, 다시 한번 '포치'가 재현된 겁니다.

1차 무역 합의로 꺼지는 듯했던 양국 무역전쟁의 불길이 환율 이슈로 재점화할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전반적인 흐름으로 볼 때 위안화 가치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요?
네, 미중 갈등 고조되면 달러 수요가 늘어나 환율이 오르는 측면이 있고요.

또 중국 입장에선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6.8%로 추락하면서 대응 방안이 필요했는데요.

경기 후퇴를 겪다 보니 위안화 약세를 통해서 수출을 확대할 필요도 있었고, 게다가 1,000조 원대의 경기부양책도 예고된 터라 통화량 증가라든지, 재정적자 확대로 인한 위안화 가치 하락이 어느 정도 예고가 된 상황이었습니다.
 
 
원화는 위안화 가치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보니 우리로서도 민감한 이슈인데, 국내 영향은 어떻습니까?
일단 이번 환율 전쟁이 주변 신흥국 금융시장으로 번지면 신흥국 통화 가치도 연쇄적으로 하락할 수 있습니다.

어제 우리 원·달러 환율도 위안화 약세 고시에 연동되면서 두 달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통상 위안화 약세는 원화 동반 약세를 불러오는데, 원화 약세만 두고 봤을 땐 증시 80%를 차지하는 수출에는 호재입니다만, 중국 경기가 둔화하는 국면에서 중국의 구매력까지 약화하는 상황에선, 한국의 대중국 수출 둔화로 이어질 수 있어 반가운 일은 아닙니다.

게다가 원화 약세가 가파르게 일어나면 환차손 우려 때문에 외국인 자본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고요.

당분간 금융시장 불안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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