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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까’페] 1천만원 넘는 ‘에르메스’백을 불 태운다고?

SBS Biz 엄하은
입력2020.05.14 15:46
수정2020.05.15 16:32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곳, 면세점을 빼놓을 수 없죠. 여행객이 줄면서 판매는커녕 쌓여있는 재고는 처치 곤란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영종도 롯데 면세점 물류 창고에 면세품 재고가 쌓여있다. / 출처 : 롯데면세점]

이에 따라 관세청은 지난달 29일 면세점의 재고 물량을 한시적으로 국내에서 판매할 수 있게 했습니다.

면세점은 3조원에 달하는 재고를 털 수 있고, 소비자는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면세점 물건을 살 수 있습니다. 물론 면세점이 아닌 시중 백화점 등을 통해 판매되니 관세와 부가세 등이 붙습니다. 그래도 재고품이니 다른 시중 제품보단 저렴한 가격에 팔릴 것이라는 게 업계 의견입니다.
 
 
면세 재고 풀린다더니…에르메스는 못 산다고?
[한화 약 3800만 원에 팔리고 있는 에르메스의 핸드백. / 출처 : 에르메스 공식홈페이지]

최근 '샤넬 레이스'란 말이 나올 정도로 명품을 원하는 국내 수요가 많습니다. 면세품 재고 중에는 에르메스 등 초고가 명품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제품은 시중에서 사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값싸게 팔리면 명품 이미지가 훼손된다"는 게 이유입니다.

에르메스 측은 면세점 재고 국내 판매에 대해 "진행하지 않는다"라고 답했습니다. 샤넬과 입생로랑 등 다른 명품 브랜드는 "아직 논의된 것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에르메스와 같은 행보를 보일 가능성은 큽니다.

사실 명품 브랜드는 재고가 팔리지 않아도 금전적인 타격을 받진 않습니다. 국내 면세점이 해외 명품에 미리 돈을 주고 사오는 '사입 구조'로 판매되기 때문입니다.

또 면세품을 국내에서 판매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인데요. 이 때문에 이번 국내 판매 시 명품을 어디서, 얼마에 팔지 브랜드 본사와 면세유통 업체가 협의 후 결정합니다.

애초에 "면세품으로 판매하겠다"라는 계약을 하고 국내 면세점이 사들인 것이기 때문에 명품 브랜드 본사가 원하지 않으면 국내에서 팔 수조차 없죠.
 
 
반송하거나 태우는 게 원칙…에르메스, 불 태워지나
그렇다면, 명품 재고는 어떻게 처리할까요?

대부분 브랜드 사로 반송합니다. 물론 반송할 경우 면세점이 일부 금액을 돌려받기도 하지만 이마저도 브랜드 사 별로 다릅니다. 심지어 멸각, 즉 불에 태우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명품의 희소성을 위해서 이런 결정을 내린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고가의 에르메스백도 반송되거나 아니면 불에 타 사라지게 될 수 있습니다.

결국 해외 명품 재고 부담은 고스란히 국내 면세업계의 몫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유통기한이 거의 다가오는 화장품도 국내 판매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번 국내 판매를 통해 면세 재고를 시원하게 털어내긴 어려워 보입니다.

SBSCNBC 엄하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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