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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대출 첫날’…보증에 막히고, 신용등급에 울고

SBS Biz 조슬기
입력2020.04.02 06:36
수정2020.04.02 10:29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연 1%대 초저금리 대출이 시행 첫날부터 삐걱대는 모습입니다. 기존 금융기관의 보증이 남아 있어서, 신용등급이 기준이 달라서 등 이런저런 이유로 대출을 거절당하는 경우가 속출했습니다. 신용등급이 낮은 소상공인들이 찾는 소상공인진흥센터는 새벽부터 신청자가 몰리며 신청을 못 하고 발길을 돌리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조슬기 기자, 소상공인 대출받기가 쉽지 않다고요?
일단, 보증에 가로막힌 사례가 많았습니다.

저마다 필요한 서류를 챙겨 소상공인 대출 심사대 앞에 어렵사리 앉았지만, 기존 보증이 있다는 이유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았습니다.
 
 
기존 보증이라면요?

통상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은행에서 자기신용만으로 대출받기 쉽지 않아 보증부 대출을 많이 받는데요.

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금융지원 대책도 이러한 보증부 대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금융회사와 정책기관을 총동원해 이뤄지는 파격적인 금융 지원책이지만, 기존 보증에 가로막혀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사각지대가 발생한 것입니다.
 
 
어제(1일)부터 여러 시중 은행에서도 초저금리 대출이 시작됐잖아요? 대출 분산 효과는 좀 있었나요?
고신용자들만 갈 수 있는 시중은행들은 생각보다 한산했습니다.

아시겠지만 상당수의 소상공인은 신용등급 1~3등급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중하 등급에 속하는 소상공인들이 소진공 지역센터로 몰리면서 현장 예약은 오전 8시 전후로 마감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자신의 신용등급을 모른 채 무작정 은행을 찾았다가 등급을 확인한 뒤 발걸음을 돌리는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가시기 전에 신용등급과 구비서류 철저하게 준비해서 가셔야 두세 번 걸음하지 않으십니다.
 
 
대출 서류, 정부에서도 최대한 간소화했다고 하던데, 현장 체감 반응은 어땠나요?
정부에서는 대폭 줄였다고 하지만 준비해야 할 서류만 개인은 8개, 법인은 15개에 달합니다.


한 사람당 대출 신청 접수 시간이 1시간 반 정도 걸렸습니다.

필요한 전체 서류가 전혀 줄지 않은 탓에 대출자들은 창구에서 일일이 새로 뽑아야 했는데요.

이렇다 보니 소진공 센터당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대출이 50~60건 정도였는데요.

현장 예약이 새벽에 마감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돈 빌리기 어려운 건 기업들도 마찬가지죠?
그렇습니다. 단기자금 시장이 정부의 대규모 금융지원 방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안한 모습입니다.


어제 기준 신용등급 최상위(A1)인 CP 91일 물 금리는 0.02%포인트 오른 연 2.21%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 다음 날인 지난달 17일 연 1.36%까지 내려온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올랐는데요.

CP 금리의 불안한 움직임을 반영하듯 회사채 금리도 잇따라 오르는 등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기업들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타진하고 있는데요.

롯데푸드는 오는 6일 7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기아자동차(3,000억 원), 호텔신라(2,500억 원), 롯데칠성(2,000억 원) 등도 이달 발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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