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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랩] “코로나19? 젊으니까 괜찮아요”…사회적 거리두기는 필요 없다?

SBS Biz 우형준
입력2020.03.09 17:48
수정2020.03.09 17:53

■ 스페셜M - 새로운 저널리즘을 고민합니다. "생생한 현장리포트"

코로나19 감염자 확진자 수가 오늘(9일) 기준 96명으로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확산세가 어느 정도 꺾이는 것 같아 정말 다행입니다. 하지만 정부, 전문가들은 아직까지는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특히 서울, 경기 지역 등을 중심으로 소폭이지만 증가 추세가 확인되고 있어 소규모 유행이 산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주말 20~30대들이 많이 찾는 홍대, 강남, 이태원 일대를 취재차 돌아다녀 봤습니다. 일부는 마스크를 끼지 않고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사람도 있었고, 코로나19 사태를 언론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홍대 클럽 코로나19 차단 위해 자진 휴업 들어갔지만… 
 
마포구는 지난 3일 홍대클럽투어협회와 대책 회의를 했습니다.

춤 허용업소 44곳 중 16곳이 6일부터 12일까지 일주일간 자율적인 휴업 운동을 펼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일부 업소들이 휴업을 하자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일부 클럽, 헌팅포차로 오히려 사람이 몰리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일부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함께 모여 이야기하거나 담배를 피우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일부 외국인들의 경우 코로나19 심각성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자스민 / 캐나다(27세) : 제 생각에는 한국 정부가 코로나19사태에 대해 책임 있게 잘하고 있어서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어리기 때문에 걸려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개학 연기 이후 노래방·PC방 청소년 이용 늘면서 뇌관 
 
경남 창녕에서는 동전 노래방에서 6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정부는 '소규모 집단감염'을 우려하는 메시지를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저희 취재진이 다녔던 홍대 인근 동전 노래방과 PC방의 모습은 달랐습니다.

저녁이 되자 많은 젊은이들이 몰렸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술에 취해 노래를 부르고 게임을 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운동은 그들에게는 다른 나라 얘기인 것 같았습니다.


홍대 클럽 문 닫자 강남으로 
 
이번엔 강남역에 찾아가 봤습니다 .

저희 취재진이 갔던 강남역 주점들은 홍대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려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헌팅 주점에는 줄이 끊이지 않은 정도로 많은 젊은이들이 서 있었고, 술에 취해 길거리에 누워있는 등 여느 주말 때와 다름없었습니다.


[김모 씨 (24세) : 근데 코로나가 제가 봤을 때는 솔직하게 대구 사람들 그거잖아요. 저희 대구 사람인데 걸릴 사람들만 걸린다는 게 확실한 게 이게 면역력이 사나이는 안 걸려요. 대구 사람들은 걸린 사람들 걸리겠지만 근데 윗지방은 운이 안 좋으면 걸려요.]

또 일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직장에 잘려 술을 마시게 됐다는 얘기도 저희 취재진에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모 씨 (24세) : 코로나19 때문에 저 직장 잘렸어요. 인천에서 손님이 없어가지고 직장 잘렸어요. 그거 때문에 인원 감축한다고 25명 중에 10명 잘렸어요. 그중에 한 명이 저예요.]

이태원은 '코로나 특수' 노려 홍보까지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이태원은 어떨까?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이태원의 한 클럽에 가봤습니다.

밀접한 장소에 우리나라 사람뿐만 아니라 외국인들 역시 삼삼오오 모여, 춤을 추고, 술은 마시는 등 코로나19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다른 나라 얘기 같았습니다.


복수의 클럽 관계자는 "코로나 19 여파로 클럽들이 휴업하는 틈을 타 문을 연 업소들도 꽤 많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에 놀러 온 외국인들도 코로나19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로라 / 자메이카 : 서울에 코로나 감염된 사람은 100명 정도밖에 안 되잖아요.]

[다나 / 바레인 : 대부분 대구에서 감염됐기 때문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사회적 거리두기 20대도 동참해야" 
 
단속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서울시는 "최근 불법 클럽 등 대규모 시설에 대한 현장 점검 시 감염 우려가 있다"며 "공무원 인력이 현재 방역 등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관련 단속 업무를 잠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밀집된 클럽이나 주점의 경우 감염 위험성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원용 / 성균관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 20대를 중심으로 경각심들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은데요. 중요한 거는 20대가 감염됐을 때 그분들이 감염돼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부모님이나 가족, 친지들을 감염시켜 가지고 그분들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사실 클럽 가는 것 자체가 혼자 지내는 것은 아니다 보니까 약간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그런 사람이 많은 밀집된 공간에 가는 것을 조금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역시 뉴햄프셔주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의심돼 의료진으로부터 자가격리를 당부받았던 남성이 클럽 파티에 참석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회사원들은 재택근무, 종교나 집회 등을 열지 않는 등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답답함을 참지 못한 젊은이들은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대부분은 비말(침방울)과 접촉에 의한 전파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클럽, 주점 등은 좁고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곳입니다. 특히 여러 명이 몰리는 곳이라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특히 높은 공간입니다.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줄고는 있어 다행입니다. 하지만 이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우리 가족,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프로듀서·기획·구성 : 우형준 / CG : 지니·은디 / 촬영·효과 : 장한빛 / 편집 : 서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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