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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케이블사업 둘러싼 글로벌 패권경쟁…왜?

SBS Biz 윤지혜
입력2020.02.10 13:11
수정2020.02.10 13:11

해저케이블 사업을 둘러싼 전세계 패권경쟁이 치열합니다. 

현재 남북 미주대륙과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등의 메일과 금융거래정보는 대부분 해저케이블을 이용하고 있고, 인터넷 데이터 통신의 99%는 바다에 부설된 해저 케이블을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케이블 부설 경쟁은 디지털 경쟁과도 관련이 깊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한 투자자가 해외 소재 해저케이블 회사 인수를 추진 중입니다. 인수가 성사되면 한·중·일 아시아와 미국을 동시에 연결하는 인프라를 구축하게되면서 관련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얻게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인터넷서비스 패러다임, 통신→콘텐츠 공유로 변모

최근 국제해저케이블 건설사업이 더 활발해진 것은 인터넷 서비스 사용자들 간 나타난 변화때문입니다. 인공위성도 이용되고 있지만 용량이 작아 위성을 이용한 데이터 통신은 1%에 불과합니다.

초고속정보통신 시대로 접어들면서 기존 문자, 사진을 주고받던 인터넷 서비스 패러다임이 페이스북 등 SNS를 넘어 유튜브 등 동영상 콘텐츠 공유로 옮겨갔습니다.

당연히 인터넷 서버 용량과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미국 시스코사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IP 트래픽은 2016년 1.2제타바이트(ZB)에서 2021년 3.3ZB로 약 3배, 전체 IP 트래픽 내 동영상 시청 비중은 73%에서 82%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커넥티드 홈, 스마트 자동차·운송 등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분야 성장세까지 고려하면 미래에는 양질의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질 전망입니다. 해저통신망을 지배하는 국가가 사실상 세계의 데이터 유통을 좌지우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해저케이블 건설 둘러싼 글로벌 각축전

세계에는 400여 회선의 해저케이블이 깔려있습니다. 그런데 해저케이블은 대부분 국가와 대륙을 넘나들기 때문에 여러나라 기업이 공동으로 출자해 부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몇년은 구글과 페이스북의 적극적인 투자가 두드러졌습니다. 2011~2015년 완성된 케이블 중 이들 양사가 투자한 케이블의 총 연장은 9천㎞ 였으나 2016~2020년 완성분은 15만5천㎞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같은 시기에 부설될 세계 케이블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이에 맞서 중국의 3대 통신사들도 2016~2020년에 인도양과 지중해 등에 13만8천㎞를 부설할 계획입니다. 구글과 페이스북에 버금가는 규모입니다.

◆중국 견제하는 미국과 일본…한국, 틈새 공략 성공할까

당초 화웨이가 추진하던 신규 해저케이블 부설 사업은 30여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6월 월스트리트저널은 화웨이가 보유한 해저 케이블 합작회사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업계에선 화웨이가 잘나가던 해저 케이블 사업 매각에 나선 것은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에서 1위는 미국 서브콤, 2위는 핀란드 알카텔 서브머린 네트워크, 3위는 일본 NEC가 차지하고 있는데, 여기에 20121년부터 화웨이해양이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려 업계 4위까지 올라갔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과 무역갈등을 겪던 미국은 화웨이의 해저케이블 영향력 확대에 경계심을 보이면서 화웨이를 세계 인프라 시장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다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도 최근 해저 광케이블 수출 지원 정책을 강화하면서 급부상한 중국 기업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오히려 한국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간 우리나라는 국제 해저케이블 컨소시엄에 자금을 출자하는 등 제한적으로 참여하는데 그쳤습니다. 그 때문에 우리나라는 미국에 직통으로 연결된 해저케이블 사업을 보유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 해저케이블 사업을 독점하던 국가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존 투자자들이 지분을 매각하거나 다른 파트너와 컨소시엄을 맺는 등 관련 인수합병(M&A)시장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한국이 이들 경쟁에서 직접적으로 이권 다툼에 개입할 여지가 적다는 점때문에 투자의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가 인수를 추진중인 회사는 미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케이블선을 보유한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일본을 통해 미국 서버에 접속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미국을 직통으로 연결할 뿐 아니라 한,중,일과 미국을 광범위하게 잇는 망을 보유하게되는 셈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외국의 해저케이블을 빌려 국제 전용회선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인수가 성사되면 해저케이블을 통해 전용회선 임대사업을 할 수 있고 콘텐츠를 더 빠르고 안정적이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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