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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내환외환…신종 코로나에 남매 싸움에] 3. 국민연금, 소액주주 표심을 잡아라!

SBS Biz 장가희
입력2020.02.08 09:17
수정2020.02.12 17:54

■ 취재파일

▶[송태희 / 앵커]
이렇게 집안싸움의 구도가 급변하면서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표심이 중요해졌습니다.
 
한진가 오너 가의 대결이 역설적으로 소액주주, 국민연금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 부분 집중 분석합니다.

앞서 살펴 본 것처럼 양측 확보 지분이 엇비슷합니다.

그렇다면 소액주주, 국민연금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먼저, 국민연금부터 살펴볼까요?

오 기자, 국민연금이 확보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은 어느 정도이고, 지분 전쟁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요?

▷[오수영 / 기자]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총 당시, 한진칼 지분 7.34%를 갖고 있어 3대 주주였습니다.

이후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3.45%까지 지분을 줄여왔는데요.

하지만 이번 주총 대결 상황이 박빙인 만큼 국민연금이 캐스팅 보트로 떠올랐습니다.
                         
▶[송태희 / 앵커]
상황 상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 둘 중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 일 텐데요.

어떻게 전망됩니까?

▷[오수영 / 기자]
일단 국민연금은 다음 달, 한진칼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찬성이나 반대 또는 중립 등 단순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누구 손을 들어 줄지, 변수 중에 하나는 이번 달에 구성될 2기 수탁자전문책임위원회입니다.

수탁위는 국민연금이 보유한 상장주식에 대한 주주권과 의결권 행사를 비롯해 책임투자 관련 주요 사안을 검토하고 결정하는데요.

이 수탁위 위원이 어떤 성향인지,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국민연금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수탁위는 상근전문위원 3명, 외부전문가 6명으로 구성되는데 특히 외부 전문가가 어떤 성향인지가 국민연금의 표심을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송태희 / 앵커]
소액주주들 가운데 국민연금 다음으로 많은 지분을 가진 쪽이 자산운용인데 이들의 움직임은 어떤가요?

▷[장가희 / 기자]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현재 한진칼 지분을 약 2% 내외로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는 강성부 KCGI 대표와 서울대 투자연구회 동기로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때문에 KCGI의 움직임을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지만 타임 측은 좋은 조건을 내거는 쪽을 선택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관계자 : 저희는 운용사기 때문에 저희는 사실 주주가치가 제일 1번이거든요. 어느 편이 경영권을 잡더라도 저희 주주가치에 가장 우선이 되는, 가장 도움이 되는 그 쪽으로 저희는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라서.]

현재 상황에서는 1%의 지분도 경영권 분쟁의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들에게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송태희 / 앵커]
전자투표 도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자 투표제가 실시되면 소액주주 영향력 커지는 것 아닌가요?

▷[장가희 / 기자]
KCGI는 지난해에 이어 지난 5일에도 한진칼 주총에서 전자투표제 도입을 요구했습니다.

양 측의 지분율 차이가 극히 적은 상황에서 소액주주들의 참여와 표심이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인데요.

한진그룹도 도입을 검토해왔습니다.

그런데 전자투표제가 양측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다음 달, 주총 표 대결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송태희 / 앵커]
소액주주와 기관투자가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한진칼이 이사회를 열고 주주 친화정책을 내놓았습니다.

어떤 내용이 담겼을지 알아보겠습니다.

# 리포트 시작

한진칼의 경영쇄신안은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로 정리됩니다.
              
우선 칼호텔네트워크 소유의 제주파라다이스 호텔 부지도 팔기로 했습니다.

대한항공도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을 결정했습니다.

한진그룹은 "비핵심, 그리고 저수익 사업을 정리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상 수익이 나지 않는 호텔사업을 접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호텔과 레저 부문은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애착을 가졌던 사업입니다.

조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를 원천 봉쇄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신 한진칼은 택배와 물류, 항공운수 사업은 집중 육성하기로 했습니다.

[ 양준석 /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 : 그런(저수익) 사업을 버리고 항공업에 집중하겠다고 하면 외국 투자자들 그리고, 국민연금이나 NGO한테도 좀 긍정적인 반응을 받겠죠. ]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기로 해 경영투명성도 강화했습니다.

이사회 의장은 조원태 회장의 현 임기가 끝나는 다음 달 주총 이후 이사회에서 선출할 예정입니다.

사외이사추천위원회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독립성을 높이기로 했습니다.

조원태 회장의 경영 장악이라는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연합의 비판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와 함께 최근 KCGI 연합이 요구했던 전자투표제 도입은 이번 한진칼 이사회에서는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SBS CNBC 최나리입니다.

# 리포트 끝

▶[송태희 / 앵커]
한진 오너가, 조현아 측 누가  승자가 되더라도 후폭풍 만만치 않을 듯 싶은데요?

한진그룹 경영,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오수영 / 기자]
어느 쪽이 승기를 잡게 되든 후폭풍이 크겠지만요.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들 입장에선 조현아 전 부사장 쪽이 경영권을 쥘 경우 더 큰 폭풍을 겪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현재 인사가 다 조원태 회장 측 사람들로 돼 있기 때문인데요.

또 누가 경영권을 쥐든 주주들의 표를 얻기 위해 공약사항들을 지켜야 합니다.

그래서 경영 쇄신안을 내놓고, 또 그것을 지켜나가는 과정에서 한동안 격랑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박주근 / CEO스코어 대표 :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을 잡는다면 조직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대외적인 지배구조 투명화나 여러 가지 경영 개선에 대한 안을 내놔야 될 것이고, 반대로 조현아 전 부사장 쪽에서 경영권을 잡는다면 일단 조직을 다 흔들겠죠. 자기 사람을 앉혀야 되니까요. 그리고 조원태 회장보다는 더 강력한 지배구조 투명화 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

▶[송태희 / 앵커]
조원태 회장 측, 누나 조현아 전 부사장 측 모두 소액주주를 잡기 위해 비상입니다.

서로 주주친화정책, 전문경영인제를 내세우며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 안쓰럽고 씁쓰름합니다.

소액주주의 목소리를 외면할 때는 언제고 급하니까 지지를 호소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내우외환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진은 내환외환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신종 코로나로 항공업계가 비상인데… 우리 대표항공사 대한항공은 남매간, 그리고 모녀간 지분 싸움에 날 새는 줄 모르고 있습니다.

1만8천여 대한항공 직원 등 한진 직원은 이 집안싸움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용객들과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번 주 취재파일은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시청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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