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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신증권, 라임펀드 위험 사전인지…2017년부터 판매 중단

SBS Biz 장지현
입력2020.01.20 20:31
수정2020.01.21 13:41

[앵커]

지난주 대신증권이 고객들에게 라임펀드를 불완전판매했다는 의혹을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대신증권이 이미 3년 전 라임운용의 펀드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본사 차원에서 판매 금지를 권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 점포에서만 수천억 원이 넘는 규모의 라임펀드가 집중적으로 판매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장지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대신증권은 지난 2017년 라임자산운용이 만든 펀드가 위험하니 팔지 말라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대신증권 본사 관계자 : 회사 정책이 2017년 여름부터 아예 레버리지 상품은 팔지 말아라. 저희는 전부 반대했었어요. 리스크 쪽(에서)도 팔지 말아라 하고.]

하지만 이상하게도 반포지점에서만큼은 예외적으로 판매가 이뤄졌습니다.

[대신증권 본사 관계자 : 반포만 제한적으로 고객들에게 계속 팔았던 상품이고, 고객들은 (위험도를)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반포만 제한적으로 열어주는 게 어떠냐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당시 반포지점도 이런 사실을 펀드 판매에 이용했습니다.

[대신증권 당시 반포센터장 (지난해 7월) : 반포 WM 센터 고객분들, 거기서 근무했던 동료들 고객들의 돈만 들어가는 펀드다 보니까 다른 지점장들은 굉장히 시기 많이 하거든요.]

당시 라임펀드 전체 판매 설정잔액은 5조7000억 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대신증권이 무려 1조1700억 원을 차지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은 2017년 위험을 인지한 상품은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와 M360펀드로 이미 판매 중단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테티스와 플루토 펀드의 경우 리스크가 높다는 것을 파악해 마케팅을 자제했으며, 펀드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봐 판매를 막지는 않았지만 반포센터에서 주로 판매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내부에서 반대한 펀드를 한 점포에서만 집중적으로 판다는 게 일반적으로 가능한 건가요?

[기자]

네, 업계 종사자들에게 물어보니 이런 경우는 드물다고 하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증권업계 관계자 : 대부분이 그렇게 판매하지는 않고요. 일반적이지는 않죠. 회사 정책을 따라야 하는 게 PB나 직원들의 입장이니까요.]

펀드는 대부분 원금보장이 안 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잘 설명한다면 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가 지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논란이 되는 건, 불완전판매 의혹과 내부적으로 리스크가 크다며 반대한 펀드를 왜 반포지점에서만 이렇게 판매했는지 두 가지입니다.

[앵커]

반포센터에서만 이렇게 큰 규모의 펀드 판매가 됐던 이유가 궁금하네요?

[기자]

무엇보다도 이 지점 센터장과 라임자산운용 원종준 대표, 이종필 전 부사장과 친분이 두터웠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PB로서는 이례적으로 운용사와 같이 해외 펀드자산 실사를 다녀오기도 하고, 운용에 대한 의견도 주고받았다고 하는데요.

당시 반포센터장이 고객에게 한 말을 들어보시면 라임에 적극적으로 수익률 관리도 요구할 정도의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증권 당시 반포센터장 : 라임자산운용의 배임, 횡령 빼고는 무조건 고객 수익 되는 거는 다 해라, 이거에요.]

[앵커]

대신증권 본사도 펀드에 리스크가 크다고는 봤지만, 결국 판매에 제동을 안 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워 보이네요? 

[기자]

네, 때문에 당시 반포센터장도 본사 반대에도 불구하고 판매를 강행했다는 지적에 대해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대신증권 전 반포센터장 (20일) : 반포 WM 센터 고객만으로 소화가 안 됐기 때문에 라임에서도 (고객을) 더 받을 수가 없으니까 그래서 반포센터만 (판매) 한 것이었지, 위험하니까 반포만 허용했다. 이건 말도 안 되는 거죠.]

또 투자자들에게 원금이 보장된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면서도, 환매가 안 될 수 있다는 점은 본인도 예상치 못한 부분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앵커]

장지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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