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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 사업에서 대기업까지…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별세

SBS Biz 최나리
입력2020.01.20 06:41
수정2020.01.2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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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어제(19일) 노환으로 별세했습니다. 올해로 99세입니다. 신 명예회장은 일본에서 껌 사업으로 시작한 롯데를 국내 재계 5위의 기업으로 키웠지만, 말년에는 경영비리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최나리 기자와 신 명예회장의 발자취를 짚어보겠습니다. 소식이 들려온 게 어제 오후였죠?



네, 신격호 명예회장이 어제 오후 4시 29분쯤 서울 아산병원에서 향년 99세로 눈을 감았습니다.

고령의 신 명예회장은 2018년 이후부터 입원과 퇴원 등을 반복해왔는데요.

지난 18일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며 서울 아산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가 차남인 신동빈 회장 등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습니다.

일본 출장 중이던 신 회장은 이날 급히 귀국해서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가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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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신격호 명예회장, 어떤 인물이었습니까?



고인은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가로 꼽힙니다.

그야말로 맨손으로 시작해서 한국과 일본 양국에 걸쳐 식품부터 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 대기업을 일구는 데 성공했습니다.

신 명예회장은 1921년 경남 울산에서 5남 5녀의 첫째로 태어났는데요.

일제강점기인 1941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과 우유 배달 등으로 고학 생활을 했습니다.

1944년 선반(절삭공구)용 기름을 제조하는 공장을 세우면서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비누와 화장품, 껌 사업에 뛰어들어 1948년 ㈜롯데를 설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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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껌사업으로 시작해 재계순위 5위의 기업을 키웠군요?



그렇습니다.

롯데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 건 1967년입니다.

한·일 수교 이후 한국 투자 길이 열리면서 1967년에 롯데제과를 처음 설립했습니다.

이후 관광과 유통, 화학 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롯데를 국내 5위 기업에 올려 놓았습니다.

특히 고 신 명예회장은 '기업보국', 기업을 통해 국가에 기여한다는 가치를 따랐고요.

관광산업에 대한 신념이 강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 입국을 이뤄야 한다"는 신념으로 롯데호텔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 등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습니다.

훗날 관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고인은 1995년 관광산업 분야에서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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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말년에는 경영권 분쟁 등 좋지 않은 일도 많았죠?



그렇습니다.

2015년 롯데는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터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한 편에 선 신 명예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물러났고요.

국내 계열사 이사직에서도 퇴임하면서 형식상으로도 완전히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됐습니다.

비자금 의혹,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검찰 수사도 이어졌습니다.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지고요.

발인은 22일 오전 6시입니다.

발인 후 오전 7시 서울 롯데월드몰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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