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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펀드 60%가 개방형…‘무리수’ 운영이 화 불렀다

SBS Biz 오정인
입력2020.01.19 13:05
수정2020.01.19 16:18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사모펀드 자금의 60% 이상이 만기 전이라도 투자금을 찾아갈 수 있는 '개방형'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사모펀드 자금의 개방형 비중이 40%인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상당히 큰 수준입니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가 주로 사모채권 등 장기투자상품에 투자하는데도 개방형 비중이 높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오늘(19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라임의 사모펀드 설정액 4조3,516억 원 중 개방형으로 운영되는 자금은 63.1%인 2조7,459억 원입니다.

나머지 1조6,057억 원(36.9%)은 만기 이후 돈을 찾을 수 있는 폐쇄형입니다.

전체 사모펀드 설정액 412조4,090억 원 중 43.3%만 개방형인 것과 비교하면 약 20%p 더 높은 겁니다.

특히 라임의 주력인 혼합자산펀드는 개방형이 64.6%로 더 높았습니다.

전체 사모펀드 중 혼합자산펀드의 개방형 비중은 40.6%로 라임보다 24%p 더 낮습니다.

라임의 혼합자산펀드에는 지난해 10월 환매가 중단된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TF 1호' 등의 3개 모(母)펀드가 포함돼 있습니다.

또 이 펀드들에 1,200억 원을 투자해 환매 중단 우려가 제기된 '크레딧 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도 있습니다.

라임과 달리 다른 사모펀드 전문 자산운용사들은 혼합자산펀드를 주로 폐쇄형으로 운영합니다.

투자하는 자산이 부동산, 선박, 항공기, 지식재산권 등 실물자산이 많아 유동적이 적은 탓에 장기투자가 적합하다는 판단에섭니다.

통상적으로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 등 전통적 자산에 투자하면 개방형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부동산 등 대체투자펀드는 폐쇄형이 주를 이룹니다.

하지만 라임은 이런 통상적인 방식과 달리 대체투자펀드를 주로 운영하면서도 개방형 비율을 높게 잡아 '미스매칭'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결국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투자자 수요에 맞춰 무리한 상품 구조를 짠 것이 지금의 사태를 불러온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폐쇄형은 자산 매각까지 돈이 묶여 있어 투자자들도 환급성이 좋은 개방형을 선호합니다.

개방형은 은행 상품으로 비유하면 '예금', 폐쇄형은 '적금'인 셈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체투자펀드는 장기 투자물인데 만기가 길고 무거운 것을 개방형으로 담아놓으면 미스매칭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그동안 돈이 쉽게 들어오니 중간에 나가겠다는 사람도 챙겨줄 수 있어 개방형 형태로 돈을 계속 끌어모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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